세상을 바꾸자(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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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까지구별의 기후 재앙에산들강 바다 인간뭇 생명이 신음하는삶의 고갯마루를 넘어가면다른 봉우리가 보일까 올여름 극한기후를 겪고나서흰이슬이 맺힌다는 백로날기후정의를 외치며행진하는 수많은 깃발들기후악당을 물리치고세상을 바꾸자는 사람들 같은 마음 같은 열정 하나로기후위기 극복은윤석열 탄핵부터 구호가터져나오는 거리여우리가 오를 봉우리는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기후를 망가뜨린 기성정치를넘어 새로운 사회를꿈꾸는 이 땅 기후시민들의절박한 행진이여노동의 땀방울이 빛나는안전한 삶을 보장하라
2024.09.08 -
인생이 정말 술 한잔 사 주지 않았나
인생이 정말 술 한잔 사 주지 않았나 가수 안치환이 문화광장에서절절하게 부르던 노래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 주지 않았다그 목소리가 쟁쟁하여라왜 인생은 나를 사랑하지 못했을까떠난 이를 그리워하듯우리 지난 날들을 소환해 보자내가 나의 주인이었던 적 있었는가노예처럼 자본에 저당잡힌 세월불의에 저항하지 못한 세월세상을 바꾸지 못한 그 세월이문득 서글퍼져서였을까내 인생은 나를 위해해 준 게 뭐 있나 쓰라려서였을까그날밤 강한 분노가 일어나토하듯 썼다는 정호승의 시 한편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 주지 않았다곱씹어 볼 시노래가 되었구나왜 인생은 나를 위하여 단 한번도술 한잔 사 주지 않았을까안치환은 노래하며 대답했더라사줘도 너무 많이 사줬다희망과 사랑의 술을 조건없이
2024.07.05 -
생이란 무엇인가 누가 물으면
생이란 무엇인가 누가 물으면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김남주 시인이 번역한브레히트 시편들이 떠올라라나치 하 좌파 작가였던 그 망명시절 인간의 모든 행복은다른 사람의 행복에 달려 있다는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어라맑스주의 시인은 가고 없어도 생이 짧은들 누가 탓하랴마지막 순간에 뒤돌아볼 때웃으며 추억할 지난 날우리는 과연 간직하고 있는가 찢겨진 산하 세상을 바꾸자처절히 외친 숱한 사람들고난을 이긴 이들이 있었기에민중의 역사는 전진하는 것 세월이 멀리 흘러갈지라도훗날의 이정표가 될그들의 이름과 걸어온 한길은밤하늘 별처럼 빛나리라
2024.06.01 -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는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는 길 동트기 전 길을 나선다 숲속의 두 갈래 길 가지 않은 길이 생각난다 나만의 길을 찾아서 그로 인해 모든 것들이 달라졌을지라도 완주하였을 때 미소지을 수 있다면야 위대한 길이 아니랴 불가능한 꿈을 꾸며 여럿이 함께 걸어왔던 길 그 길 위에 고난은 길동무처럼 따라다녔다 세상을 바꾸자 외쳐 부르며 싸웠던 지난 날들도 추억이리니 나는 오늘 더디가도 가지 않을 수 없는 시대의 새벽길에 선다
2024.03.10 -
누군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누군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세월 속에 아련한 만남이 있다 저 80년 국보위 해직 이후 공립중에서 사립고로 공채를 통해 잠시 몸담았던 창신공고 국어교사 시절 그때 학생 하나가 인사를 하니 일순간 당혹스러웠지만 해직교사로 안기부 조회에서 다시 교단을 떠나야 했던 아픈 기억이 되살아왔다 그때 글쓰기를 통해 독해력을 높이려 2부 학생들이 쓴 사연들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졸업 후 실업자 될 것 같다 공고출신 장래가 막막하다 노동조합도 없던 때니 그렇듯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국어수업 작문이었다 어느덧 50대 중반씩을 넘은 나이라니 벌써 그리됐나 오동동 밤거리 국화 앞에서 추억삼아 한컷 남겼다 지리산을 타기에도 예전같지 못한 내 몸이 서글퍼도 명자꽃이 찍어준 사진 한장 먼훗날 해당화 시인의 삶의 흔적삼아 남기련..
2023.10.27 -
한해를 보내는 내 마음
한해를 보내는 내 마음 한해가 저무는 세밑 오늘도 길 위에서 또다시 새해를 맞겠구나 못 다한 일일랑 남겨둔 채 보내는 올해는 유독 예기치 않은 죽음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인생정리를 챙겨야 할 때이더라 시인이 품고 사는 세상을 바꾸자는 열망은 시대가 거꾸로 가도 변치 않는 첫마음 해넘이 해맞이 겨울 속의 봄을 부르며 함께 가는 길이어라
2022.12.30 -
능소화는 다시 피었건만
능소화는 다시 피었건만 한여름 길가에서 마주치는 꽃 기다림이 꽃말이라는 상처꽃이 아니던가 붉은 담장 너머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소식이 날아올까 설레이던 내 젊은 날 옥살이도 악법도 강제해직도 간절했던 적폐청산은 미완성인 채로 어제 오늘도 하 기다리는 세월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받았는가 시대의 과거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세상을 갈아엎자는 나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2022.06.18 -
석가의 고행을 묵상하며
석가의 고행을 묵상하며 석탄일에 길을 묻자 돈을 탐하고 권력을 좇는 불교란 무슨 소용인가 108배 오체투지 소신공양 간절한 비원을 안고 대승의 길을 찾아나선 승려들 불자들을 떠올려 보는 오늘 고행을 마치고 저 설산에서 걸어나오는 붓타 선사인 부처의 하산 고난 속에 피어난 불굴의 삶 한길이 아니랴 세상을 바꿀 민중을 구할 큰뜻의 실천이어라 아기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날은 아기 예수가 낮은 곳으로 임하신 성탄과 한가지 저마다 불성을 깨우고 연꽃 한송이 피우자
2022.05.08 -
빈곤철폐의 날에 돌아보다
빈곤철폐의 날에 돌아보다 내년 봄이면 대통령 선거 여야 정당 후보들은 바쁜 하루를 보내련만 10.17 빈곤철폐의 날에 힘을 보탤 당이라곤 진보당 김재연 후보뿐이네 코로나시대를 살아가는 더 힘겨운 사람들 불평등을 해소할 희망을 보여줄 대안이라곤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 직접정치뿐이구나 부마항쟁 42주년 세월 애초 민주항쟁의 발단은 YH 여성노동자들의 "배고파 못 살겠다"는 처절한 외침이 아니었던가 지금 이 시각에도 쪽방에서 길거리에서 삶을 이어가는 도시빈민들 또 장기농성 노동자들 차별받고 탄압받는 이들 맺힌 이야기를 들어줄 그 한 사람이 소중하다 "세상을 바꾸자"고 술잔을 부딪쳤던 기억들이 되살아오는 그날이어라
2021.10.16 -
상처 속에 진주가 빛나듯
상처 속에 진주가 빛나듯 난 젊으니까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를까 국군포로도 돌아오는데 40년 전 해직 그날 짧았던 교단으로 끝내 돌아가지 못했다 난 실력이 있으니까 무얼 해도 살겠지 산전수전 부대끼며 민중시인의 꿈은 이루어왔건만 세상을 바꾸자는 오랜 염원은 통일만큼 아직 멀고 험하다 난 젊으니까 그 말이 무척 궁금하다던 집사람 명자꽃에게 80년 광주 이후 불어 닥친 칼바람 속에 짤린 아픔을 쉽사리 얘기 못했다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 왜 교사시절이 짐 꾸리던 신지도가 문득 나를 부를까 후회는 없거늘 난 여전히 젊으니까
2020.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