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속에 진주가 빛나듯

2020. 6. 27. 20:21제3부· 우리를 불안케 하는 것들

 

상처 속에 진주가 빛나듯

 

난 젊으니까 이 말이

갑자기 떠오를까

국군포로도 돌아오는데

40년 전 해직 그날

짧았던 교단으로

끝내 돌아가지 못했다

난 실력이 있으니까

무얼 해도 살겠지

산전수전 부대끼며

민중시인의 꿈은

이루어왔건만

세상을 바꾸자는

오랜 염원은 통일만큼

아직 멀고 험하다

난 젊으니까 그 말이

무척 궁금하다던

집사람 명자꽃에게

80년 광주 이후

불어 닥친 칼바람 속에

짤린 아픔을 

쉽사리 얘기 못했다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

왜 교사시절이

짐 꾸리던 신지도가

문득 나를 부를까

후회는 없거늘

난 여전히 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