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이룬 꿈(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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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리꽃 핀 작은 계곡가에서
산나리꽃 핀 작은 계곡가에서 장맛비 그치고 명자꽃과 산중 텃밭에 갔더니 지리산에서 본 그 꽃 작은 계곡가에 핀 황톳빛 산나리꽃이 고와라 왠지 꽃넋들같아 아련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못잊을 얼굴들 이 산하에 스러져 간 통일전사들의 비원일랑 언제쯤 이뤄지려나 능소화 수국 여름꽃보다 내 가슴에 품어보는 저 꽃에 깃들인 숱한 사연이야 누가 알까 못다 한 조국사랑 못다 이룬 꿈이 애달파 오래 눈길주노라
2020.07.05 -
김영식 신부를 가슴에 묻으며
김영식 신부를 가슴에 묻으며 어언 30여년 전 김신부와 투쟁의 거리에서 군부독재 저지선을 뚫으며 6월항쟁 플랑카드를 앞세워 짱돌로 폭력경찰과 맞선 그날 기억이 되살아 오는구나 투옥과 고문 그리고 안기부의 감시 속에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평화가 물결치는 세상을 위하여 예..
2019.10.22 -
한 막내 시민군의 죽음 앞에서
한 막내 시민군의 죽음 앞에서 17살 시민군 부고를 접하고 그날의 빛고을 항쟁 거리에서 도청에서 산화한 꽃넋들이 되살아왔다 군용트럭에 실려 군용헬기에 실려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 전사들은 어디에 있을까 죽을 줄 알면서도 끝까지 도청사수에 나섰던 고등학교 1학년 박씨 근 40년 세..
2019.08.08 -
바보 노무현의 꿈은 계속됩니다
바보 노무현의 꿈은 계속됩니다 사람사는 세상이 그리웠던 바보 노무현 대통령 10주기는 새로웠는가 민주성지라 일컫는 여기 봉하마을 부엉이바위는 슬프더라 이제 추모를 넘어 평화로 통일로 날아오르기를 두손모으면서 이날 우리가 잊고 있었던 부시의 이라크 파병 불공평한 한미FTA ..
2019.05.24 -
세월은 저 멀리 흘러 갔어도
세월은 저 멀리 흘러 갔어도 학봉의 소나무들은 푸르고 흰 바위는 변함없거늘 44년 세월이 지나 찾은 못잊을 모교 교정은 우리를 반겨맞아 주는가 어제 한마음큰잔치가 열린 마산고에 들어서니 3학년 1반 교실 그 자리 옛 생각이 절로 나더라 희끗한 머리칼 주름살 패인 얼굴들 낯익은 31..
2018.10.21 -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요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요 무학산 산중 뙈기텃밭에 갔다 오는 길에 언뜻 눈길이 가는 서원곡 윗쪽 흰바위 그 위로 비구름 능선에 서린 사무친 풍경 왠지 내 마음 같아라 쉽사리 떨쳐 버리기가 힘든 고단한 삶이여 1인 자영업자의 빚이란 게 시인의 집뿐 아닐진대 오늘 발걸음은 무거워..
2018.08.31 -
가 버린 세월이라 탓하지 말라
가 버린 세월이라 탓하지 말라 산중에 뜬 초승달을 보며 일 마치고 들어와 문득 드는 생각 이런 밤에는 혁명을 논하기 좋지 아직 못다 이룬 꿈을 위하여 인터넷혁명이든 촛불혁명이든 나서야 할 때거늘 하룻일의 노동에 지쳐 그냥 잠들기엔 빼앗겨 버린 우리 젊은 날이 죽어간 열사들이 ..
2018.01.14 -
도원호 당원, 못다 이룬 꿈을
도원호 당원, 못다 이룬 꿈을 겨울밤 돌개바람이 불어 은행잎들 우수수 거리에 흩날리던 날 열혈당원 고 도원호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났다 저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통합진보당 거쳐 민중당까지 쉼없이 당 행사든 모임이든 휠체어를 타고 진동에서 달려오곤 했던 진보의 길 당원동지가 엊..
2017.12.01 -
홀씨 하나 내 가슴에 날라와
홀씨 하나 내 가슴에 날라와 오두막집 산길을 내려오다 민들레 홀씨 하나 내 가슴에 내려 앉는가 간밤에 비 쏟아지고 가을바람에 나뭇잎들 떨어진 회원골 무학농장길에 노란 탱자도 아니고 호두알 은행알도 아닌 웬 새하얀 홀씨가 카메라 목에 건 해당화 시인의 가슴팍에 꽃을 피우려 하..
2017.10.02 -
못다 이룬 꿈은 내 가슴에 피고
못다 이룬 꿈은 내 가슴에 피고 앗 나팔꽃인가 가을비 속에 철망을 타고 오르는 저 끈질긴 야생화를 보라 아슬한 오두막집처럼 한치 땅 속에 여린 뿌리를 내리고 억센 몸짓으로 바람과 비를 맞는구나 어쩌면 시인과 명자꽃이 산중으로 내몰려 살림을 차린 모습일지도 몰라라 언뜻 서울 ..
201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