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삶(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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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같은 겨울나무에게
내 맘같은 겨울나무에게 잎을 다 떨군 겨울나무 풍경을 바라보면 내 가슴이 짠해진다 올겨울 살아남기 위하여 뿌리로만 버티는 이 땅의 노동자 민중들 생존의 아우성같아 없이 사는 이들에게 호구지책마저 단속하고 빼앗는 가진 자들만의 공화국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어야 하리 코로나 방역도 각자도생 민생도 국가는 없었던 약육강식의 나라 내 맘같은 겨울나무 꽃피는 새봄이 오기까지 죽지 말고 버텨라 더불어삶을 노래하라
2022.12.01 -
추석 명절 제사상 장보며
추석 명절 제사상 장보며 올 추석 제사상 차리려 탑마트에 들러 과일 생선 나물 고르는 명자꽃의 장보기 올해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상까지 함께 차리겠다니 차마 말리질 못하겠구나 성당에선 위령미사를 올리는 추석미사 코로나 끝나면 갈까 가을엔 나가야지 태풍에 떨어진 배 사과 팔아주기도 좋으련만 동행세일 행사기간이라 할인가격이라네 누구는 식당에서 간략히 제사를 지낸다는데 6가지 차례상 표준 대신 큰집살림 며느리인가 없는 살림에 건너뛰지는 못하고 또 카드 긋는구나 조상신을 잘 모셔야만 자식들이 잘된다는 그 마음이야 해당화시인도 알건마는 잃어버린 고향 흩어진 일가 친척들 찾을 길 없는데 저리도 애쓰는구나 명절이 더 서러운 이들 더불어삶이 아쉬워라
2022.09.07 -
세 모녀의 죽음 막을 수 없었나
세 모녀의 죽음 막을 수 없었나 사람들이 속절없이 죽어간다 어제는 폭우로 오늘은 빚독촉 생활고에 시달려 하나뿐인 목숨이 사라져 간다 수원 세 모녀 죽음 뉴스 자막이 슬프게 흐른다 복지로도 사회복지사도 그 많은 자생단체도 한 가족의 삶을 놓쳐 버렸다 한집 건너 이웃들도 각자도생하느라 관심없다 함께 살자 더불어삶을 아무리 외쳐 봐도 공동체는 파괴되었거늘 어찌 잇따른 비극을 막을까 한 사람의 삶이 멈춘다는 것 우리는 책임이 없는가 잃어버린 공동체가 아쉬워 남몰래 가슴을 치며 영전에 꽃 한송이 바치노라
2022.08.23 -
부활절 새벽에 뜻을 새기며
부활절 새벽에 뜻을 새기며 부활절을 맞는 내 마음은 어둠 속 한줄기 빛을 찾아서 한결같이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죽음을 넘어 부활로 나아가는 신심이어라 시대의 숱한 상처꽃들을 가슴에 부둥켜 안고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두려움없이 걸으리니 노동의 땀이 빛나는 날을 그리며 싸우는 민중들 몰아치는 탄압에 굴하지 않는 사람들 남과 북이 하나듯 너와 나는 한몸인 것을 예수의 부활은 무엇이런가 낮은 곳을 향하여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더불어삶 공동선을 이루어가라는 뜻 아니랴
2022.04.17 -
사람사는 세상을 부르며
사람사는 세상을 부르며 경남의 확진자 수가 심상찮은 봄날 숲속길 오랫만에 가니 진달래도 돌탑도 반갑게 우릴 맞는가 코로나로 인심마저 팍팍해져 가는 슬픈 세상이 서러워 더불어삶을 일굴 공동체가 절실한 오늘 내가 쏟아야 할 땀 과연 어디일까 이웃이 이웃이 아니고 형제가 형제가 아닌 경쟁만이 판치는 살벌한 생존의 땅에서 끝내 포기 못할 사람의 마을을 찾아 단 하루를 살아도 대동세상을 꿈꾸리니 주저앉지 말자 숲속 오솔길에서 마주친 돌탑에 작은 돌 하나 내 소망 하나 얹자
2022.03.30 -
더불어삶을 위하여
더불어삶을 위하여 겨울나기 힘든 것은 없는 살림들뿐 아니다 저 산중 길냥이도 도시의 길냥이도 얼어죽고 굶어죽고 아파 죽지 않기 위하여 몸부림을 친다 누군가 먹이를 줘야 공존할 수 있거늘 무심한 사람들 물 한컵도 인색하다 거리를 떠도는 이들도 급식소가 없다면 코로나시대를 어찌 넘기겠는가 복지가 살피지 못하는 사각지대 여전하다 오늘 또 홈리스가 오늘 또 길냥이가 우리 곁에서 사라져도 슬퍼할 마음 하나 공동체만큼 귀해졌다 살아 남거라 손길 내미는 이웃들 캣맘들 덕분에 함께 겨울을 난다
2022.01.22 -
삶의 원칙을 생각하며
삶의 원칙을 생각하며 어느 시인의 방에 써 붙인 글귀 "생각이 밥이다"란 말 적어도 나에겐 선문답이 아니라 깨우침이네 그 시절 그랬더라면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을 걸 여럿이보다 혼자 행동하기 앞서 생각을 한번 더 했더라면 더디 가도 이루었을 걸 지금 돌아보니 조급한 마음 탓에 불나비처럼 뛰어든 지난 날들이 언뜻 스쳐가네 생각을 토론하라 "더불어삶"이란 원칙이 서면 준비하고 실천하라 젊은 날 후회는 없다만 교훈으로 새겨두자
2021.08.13 -
아름다운 동행을 되새기며
아름다운 동행을 되새기며 우리는 왜 사소한 것에 곧잘 분노하는가 공공의 적들은 두고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영세상인들에게 여성들에게 어린이들에게 개 고양이들에게 성난 얼굴을 붉히며 화풀이를 하는가 김수영 시인이 콩나물 반찬값 몇푼에 열받는 자신을 탓한 시가 생각나네 해를 넘겨 끊이지 않는 코로나 블루 탓일까 자제하지 못하는 다혈질 탓일까 걸핏하면 경찰이 오고 고소건이 남발하는 부끄러운 생활의 민낯들 더불어삶의 길 아름다운 동행이란 이토록 힘든단 말인가 깨어진 관계를 서로 이어주는 힘은 용서와 사랑이 아닌가 정작 분노할 곳에 우리 표적을 맞추자
2021.05.07 -
산중텃밭 하나 가꾸듯 문학도
산중텃밭 하나 가꾸듯 문학도 문학이란 것도 텃밭 하나 가꾸는 그 마음이더라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란 것도 노동이더라 땅을 일구고 상추 치커리 호박 고추 뙈기텃밭에 심고 물주는 저 아낙의 손길 원고지에 시를 써 내려가는 작업이더라 책상머리 강단에서 삶의 글이 나오겠는가 현..
2020.05.08 -
겨울 은행나무에게 눈길주며
겨울 은행나무에게 눈길주며 겨울 산길에 가서 보라 빈 가지만 남긴 채 까치집만 덩그러니 이고 서 있는 저 은행나무 한때는 노란잎들 달고 은행알 줍는 이들 찾아오기도 하였건만 잎도 열매도 다 떨군 지금은 쓸쓸히 찬바람 속에 버티는가 차라리 저렇게 비우고 살면 어떨까 소비가 미..
2019.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