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은행나무에게 눈길주며

2019. 12. 28. 22:35제1부· 첫 마음으로




겨울 은행나무에게 눈길주며



겨울 산길에 가서 보라

빈 가지만 남긴 채

까치집만 덩그러니 이고

서 있는 저 은행나무

한때는 노란잎들 달고

은행알 줍는 이들

찾아오기도 하였건만


잎도 열매도 다 떨군

지금은 쓸쓸히

찬바람 속에 버티는가

차라리 저렇게

비우고 살면 어떨까

소비가 미덕이란 세태를

거부하고 소박하게


빚 안내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할 수는 없을까

의식주도 욕심을 버리고

없는 사람들 도와

더불어삶을 일군다면

작은 마을공동체

함께 가능하지 않을까


때로 법정스님의 무소유

그 심지가 간절해

주말 회원골 산길에서

호젓이 걸어가다

마주친 저 은행나무

대지의 겨울이 깨우쳐주는

세상살이 지혜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