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7)
-
지리산에 눈꽃은 피었는데
지리산에 눈꽃은 피었는데 붉은 단풍잎이 지고 흰옷으로 갈아입는 산 잠 못 드는 꽃넋들이 나에게 묻는다 전쟁은 끝났는가 못 다 이뤘던 염원은 고사목처럼 남아 이 산하에 사무쳤건만 평화의 길은 멀고 대결은 첨예하여라 무기팔아 먹고 사는 미국의 수상쩍은 행보들 유사시 대비책이란 전쟁하겠다는 것 핵폭풍이 일겠구나 어디 피할 곳도 없이 이 강산 곳곳이 아수라장이 되는 날이면 생존배낭 꾸린다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지리산에 핀 눈꽃들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내 사랑을 지키자는 타는 마음이어라
2023.11.15 -
창동예술촌 골목길을 걸으며
창동예술촌 골목길을 걸으며 비내리던 창동 골목길에서 여럿이 함께 걸으며 우린 어떤 추억을 만들까 가문 대지도 해갈되고 상가도 분주해지는 오늘같은 토요일 밤에 촛불들이 모였던 이 거리 투쟁의 자취가 스민 곳 학생도 노동자도 민주시민도 구호를 외치며 백골단과 숨바꼭질하던 ..
2019.05.18 -
고운 님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더냐
고운 님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더냐 이른 아침에 봉화산 숲속길 내 사랑과 함께 걸었지 텃밭도 구경하고 개똥쑥 한줌 캐어다 넣으며 무학산 둘레길 찬찬히 가다 보니 어름 산딸기도 한눈에 들어왔어라 시골 출신이라 풀꽃이랑 약초랑 찾는 품이 산꾼 못지 않아 대견스럽구나 힘겨운 날 둘..
2014.07.10 -
저 벼랑 끝에 꽃은 피고
저 벼랑 끝에 꽃은 피고 바위벼랑에 걸린 철사다리를 오르다 만난 철쭉꽃 호젓한 산행길에서 방긋 웃으며 반겨맞는 내 사랑 신록의 푸른 숲 마다하고 왜 하필 낭떠러지인가 아찔한 삶들을 온몸으로 말해 주는 듯 우리끼리 힘모아 같이 살자 외치는 오월꽃 잊지 못해라
2011.05.17 -
내 마음의 푸른 산
내 마음의 푸른 산 간밤의 비 갠 후 서원곡에서 마주친 정든 산빛이여 못 잊을 어머니의 얼굴처럼 포근히 안겨라 늘 대하는 무학산 5월광주 직후 돌아온 나를 반겨주었지 사월 초파일날 절집도 찾아가지 못했지만 산중도량 품어 준 고향의 산 그리운 내 사랑이어라
2011.05.12 -
둥근 달에 그리움 하나
둥근 달에 그리움 하나 저만치 둥근 달 떴네 보름달처럼 환히 온누리를 밝히는데 봄날의 달에 반해서 카메라를 들이대 몇 번 찍어도 실패 그냥 내 마음에 두고 하염없이 보는 달 사무친 얼굴 떠올라 밤길을 거닐어 보며 못 다한 내 사랑 추억 속에 그려라
2011.04.17 -
노을에 비낀 쌀재에서
노을에 비낀 쌀재에서 붉은 노을 일렁이면 내 그리운 사람아 바람재 길 위에 나뭇잎들 흩날려도 웃음지며 돌아보는 추억은 오래도록 남아 고갯마루에 서서 내 사랑을 부르노라 감천골 안개 자욱해도 함께 노래를 부르고 달빛 아래 나란히 걸었던 그날이 못내 아쉬워 쌀재에 노을이 지면 내 그리운 사..
2009.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