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14)
-
한파주의보 내린 불종거리에서
한파주의보 내린 불종거리에서 겨울나무야 은행잎 다 떨구고 이제 동면에 들어갔구나 거센 바람이 불고 눈비가 내려도 까치집 머리에 얹은 채 자식들 키우는 어미 마음처럼 꿋꿋이 버텨 서 있구나 이상기후 탓에 제주 경남이 경제타격이 젤 크다는데 노동자 서민 살기가 더 팍팍해져 가는 오늘이어라 길 위에서 억척스럽게 삶을 이어가는 도시빈민들 올겨울 무사히 넘기를 너와 내가 함께 응원해 주려마 한파 속에서 바라보는 겨울나무가 꼭 내 맘 같아라
2023.12.21 -
까치집 하나에 눈길 머물고
까치집 하나에 눈길 머물고 겨울 서원곡 계곡 위에 아슬하게 놓인 까치집 하나 경이로워라 옥탑방보다 높이 나뭇가지 물어다 지은 자연 그대로의 거처 홈리스가 보기라도 한다면 어떤 심정이 들까 이런 데서 어찌 사냐고 무시하지 말아라 쓰레기시멘트 아파트보다 전세사기 빌라보다 한결 맘 편히 지내거든 눈비가 쏟아지고 칼바람 부는 날에도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는 어미까치의 모성애가 새삼 놀랍더라 아침이면 반가운 소식일랑 알리는 까치소리 남몰래 가슴을 설레었네 관해정 은행나무 지나 무학산 둘레길 들머리에서 마주친 까치집 하나 내 눈길 머문 풍경이어라
2023.11.21 -
겨울 은행나무에게 눈길주며
겨울 은행나무에게 눈길주며 겨울 산길에 가서 보라 빈 가지만 남긴 채 까치집만 덩그러니 이고 서 있는 저 은행나무 한때는 노란잎들 달고 은행알 줍는 이들 찾아오기도 하였건만 잎도 열매도 다 떨군 지금은 쓸쓸히 찬바람 속에 버티는가 차라리 저렇게 비우고 살면 어떨까 소비가 미..
2019.12.28 -
새벽비 내리는 불종거리에서
새벽비 내리는 불종거리에서 겨울비 속의 저 까치집 볼수록 놀라워라 옛 마산형무소 은행나무 위 그 자리에 폭설이 내렸을 때도 오늘같이 찬비가 둥지를 적시는 때도 한결같이 버티며 눈길을 사로잡는구나 절기상 우수이자 정월 대보름이건만 오곡밥 나물도 건너뛰게 생겼어라 이 비 그..
2019.02.19 -
더불어숲이 나를 일깨우고
더불어숲이 나를 일깨우고 겨울 산길을 걸으니 얼굴을 스치는 시린 바람조차 반가워라 따스한 햇살도 포근히 안겨오는가 갈색 나뭇잎들이 나뭇가지들이 서로 몸부비는 소리 귓가에 들려오고 저 까치집은 청한 하늘 아래 아름다워라 보도블록을 뚫고 솟은 민들레 홀씨만큼 억척스럽게 ..
2018.12.27 -
그해 겨울 까치집이 생각나서
그해 겨울 까치집이 생각나서 무학산 숲속엔 뻐꾸기가 옛 중성동 골목길 작은 방 방충망 창 너머엔 이른 아침 텃새가 울어 젊은 날 붉은 담 위 창살 속 그리움인 양 우짖던 까치 소리가 생각나네 세월은 흘렀어도 통일을 노래한 양심수는 아직 갇혀 있는가 그해 긴급조치 9호 재심도 명예..
2018.06.22 -
까치집도 시인의 이웃집이라
까치집도 시인의 이웃집이라 까치는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시인은 저 까치집 아래 오두막을 거처 삼고 올 겨울 추위를 피하련다 산중살이가 맞춤해 텃밭이랑 은행계곡이랑 둘러싼 대나무숲이랑 개구쟁이 길냥이들이랑 새들이랑 멧돼지랑 어우러져 더불어숲이 되었다 지상의 방 한칸 사..
2017.12.18 -
때로 저 까치집이 부러운 날에
때로 저 까치집이 부러운 날에 꽃보러 야외로 나갈 주말 겨울에도 그 자리이던 자그만 까치집을 내 카메라에 담는다 거리의 가로수에는 봄빛이 파릇하지 않았건만 올봄엔 세든 방을 비워주고 또 어딘가로 떠나야 할 처지가 된 시인의 거처는 절벽 위 또는 절벽 아래 어느 아슬한 터일까 ..
2016.03.26 -
성탄절 미사와 무학산 둘레길 산행^^
성탄절에는 낮미사에 참석하고 즐거움의 원천 바오로회 레지오 단원들과 무학산 둘레길 산행길에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 행사가 막을 내렸다. 성탄전야의 창동 오동동 빛의 거리와 창동예술촌은 인파로 넘쳤고 창동사거리에서는 문화공연도 펼쳐졌다. 전국의 성당과 교회..
2013.12.26 -
은행나무 까치집을 바라보며
은행나무 까치집을 바라보며 까치집이 저기에 있네 마산 불종거리 은행나무 위에 얹힌 덤불집이 튼튼해 지난 겨울 폭설 속에서도 끄떡없었던 그곳 오늘밤 달은 환하고 찬바람은 주춤한 창동 오동동 딱 중간에 자리잡은 저 까치집 대단해 한때 빌딩살이 모텔살이도 해 보았건만 제 집을 ..
2013.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