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이 나를 일깨우고

2018. 12. 27. 10:2910부· 다시 봄을 부르며




더불어숲이 나를 일깨우고



겨울 산길을 걸으니

얼굴을 스치는

시린 바람조차 반가워라

따스한 햇살도

포근히 안겨오는가

갈색 나뭇잎들이

나뭇가지들이

서로 몸부비는 소리

귓가에 들려오고

저 까치집은

청한 하늘 아래

아름다워라

보도블록을 뚫고 솟은

민들레 홀씨만큼

억척스럽게

숲은 살아 있었구나

회원골 암자

약수터 물 한잔도

고맙게 마시네

좁은 방에서 살다가

흙길을 밟고

멧새소리 들으며

자연 속에 몸을 맡기니

감옥에 갇혔을 때

운동시간처럼

더불어숲이 소중한 줄

새삼 깨우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