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저 까치집이 부러운 날에

2016. 3. 26. 19:53제5부· 내 마음의 봄날까지




때로 저 까치집이 부러운 날에



꽃보러 야외로 나갈 주말

겨울에도 그 자리이던

자그만 까치집을

내 카메라에 담는다

거리의 가로수에는

봄빛이 파릇하지 않았건만


올봄엔 세든 방을 비워주고

또 어딘가로

떠나야 할 처지가 된

시인의 거처는

절벽 위 또는 절벽 아래

어느 아슬한 터일까


난 호젓한 오두막집이

꼭 맘에 들더니만

몸에 배여버린 도시살이를

아직도 접지 못하여라

빈집을 통째 빌려서라도

좀더 버텨야지


은행나무 가로수에 잎들이

필 때쯤이면

텃밭을 일굴 공간 있는

허름한 어느 집에서

새벽까치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잠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