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세상(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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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이란
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이란 생의 한가운데 서서 우리의 삶이란 이 가을날 단풍잎처럼 아름다운가 묻자 노동의 땀방울을 흘리며 살아가는 뭇 생명 생존의 긴 대열에서 사라져 간 사람들 우린 지켜주지 못했다 슬픈 소식들이 오늘도 뉴스에 뜨고 살풍경한 도시들 범죄가 끊이지를 않는다 일하다 죽어가는 노동자들 그 얼마인가 억울한 죽음들은 또 다시 계속되는가 사람사는 세상을 목놓아 외쳐 부르건만 시대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다 눈부시고 장엄한 풍경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굽은 세상을 바로 펴는 투쟁의 한길 아니랴 작아도 못나도 최선을 다해 피어나라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내 생의 흔적이 우리가 갈 길이어라
2023.10.13 -
추울수록 서로 몸을 기대야 한다
추울수록 서로 몸을 기대야 한다 몰아치는 탄압이 거셀수록 두드릴수록 단단해지는 강철처럼 역사는 전진하는 것 길고 깊은 겨울이 온다 추울수록 서로 몸을 기대야 한다는 한마디가 한 야당 정치인의 메시지가 왠지 울컥해지는 해넘이 검찰공화국 오래 갈까 백만 촛불이 이길까 민생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윤석열 정부 6개월만에 민주주의는 통곡한다 이제 일본도 재무장하고 한미일 북중러 대결은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 전쟁의 화염이 솟구친다 여소야대 국회마저 국민의 명령을 외면한다면 혹독한 겨울은 고통 속에 계속될 터 시대가 얼어붙을수록 함께 분노의 촛불을 밝히며 새로운 백년 희망을 찾아서 굽은 세상 바로 펴리라
2022.12.21 -
땅 투기집단 LH 처벌하라
땅 투기집단 LH 처벌하라 LH가 도둑소굴이렷다 집도 땅도 없이 허리휘는 서민들 원성은 높건만 개발정보를 빼내 투기한 가짜농부 득실대는 토지주택공사 직원들 어찌 이대로 두랴 "땅 내놓고 감옥으로" 분노를 터뜨린 진보당 청년당원들 그 누구보다 막막한 삼포 청년세대 부르르 떨었겠지 투기세력 청산없이는 이게 나라냐 탄식이 절로 일겠다 도둑한테 맡긴 정부도 공범이 아닌가 LH 직원뿐일까 공무원 정치인 차명거래 투기로 제 뱃속만 채운 공공의 적들을 민중의 이름으로 심판할 때만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굽은 세상 바로 펴고 농지를 농민에게 오랜 꿈을 실현하리라
2021.03.10 -
한 택시기사의 분신 앞에서
한 택시기사의 분신 앞에서 지 아무리 권세를 누렸어도 죽어 오명을 남기는 이 있고 벼랑 끝 생존을 위하여 목숨을 건 투쟁 중에 꽃넋이 된 이 있네 제 한몸을 불살라 카카오 카풀 반대를 외치며 산화한 택시기사 50대 최모씨 슬픈 죽음 앞에서 우린 머리숙여 애도를 표하노라 그가 못다 ..
2018.12.11 -
도시의 버림받은 자들을 위하여
도시의 버림받은 자들을 위하여 그렇게라도 살 수 있으면 모두가 좋지 않나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처럼 거리에서 노래부르며 하루를 연명할 수 있다면 알코올 마약에 절고 멸시 천대받던 도시의 골칫덩이 삶들을 일으킬 수 있지 않나 여기 술집거리 오동동에서도 노숙자 또라이 주정뱅..
2017.05.05 -
고향엘 못 가도 내 마음은 가리라
고향엘 못 가도 내 마음은 가리라 추석전야 밤공기가 서늘하다 산 아래 동네 집들엔 불이 켜지고 차들이 많다 3천만이 대이동을 한 명절날 밥상머리 대화는 무얼까 국정원 검찰총장 민생일까 아무래도 박근혜 유신회귀가 화제에 오를 듯하다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고 갖은 탄압에도 통..
2013.09.18 -
길바닥에서 봄을 예감하며
길바닥에서 봄을 예감하며 꽃샘바람과 마주치다 절망의 세월 속에 몸부림쳐야만 했던 겨울공화국을 훌훌 떨쳐 버리고 꽃맹아리 움트는 희망의 봄을 내 가슴 가득히 불어넣는다 기다리던 꽃바람은 머잖아 불리니 까짓 꽃시샘하는 훼방꾼이야 한순간 발악일 뿐 굽은 세상을 바로 펼 새날..
2012.03.13 -
노동자의 영원한 어머니
노동자의 영원한 어머니 한 시대가 저무는가 처절했던 70년대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그날 이후 노동자의 영원한 어머니였던 이소선 여사가 이제 아들 곁으로 쉬러 떠난다 노동자가 부르면 언제나 달려간 따스했던 어머니가 동지들 곁을 떠난다 그 얼마나 모진 세월이었으랴 노동자는 하나다 정규직이..
2011.09.05 -
꿈은 죽을 때도 가지고 가는 것
꿈은 죽을 때도 가지고 가는 것 광주항쟁 당시 끌려갔던 내 나이또래 전사가 고문 후유증에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유공자 삶을 마감했다니 핏빛 오월 그날은 정녕 끝나지 않았어라 세월은 30년이나 흘렀건만 그해 군인들 총검에 쓰러져 간 시민들 부상자들 한을 어쩌랴 학살의 악몽에 소스라쳐 잠들 못..
2010.09.16 -
넉넉한 한가위는 저기 보름달같이
넉넉한 한가위는 저기 보름달같이 천주산 농바위에 서서 바라보는 한가위 보름달이여 어머니의 얼굴처럼 내 가슴에 사무쳐 환히 떠올랐는가 세월의 강은 멀리 흘러갔어도 친지들과 성묘 다녀온 황톳빛 고향길 새록새록 살아나 그 시절을 아프게 돌아보네 늘푸른 파도는 지금도 출렁거리며 헤일 수 ..
200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