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항쟁(10)
-
한송이 꽃으로 다시 살아나
한송이 꽃으로 다시 살아나 핏빛 광주항쟁 그해에도명사십리 바닷가에해당화는 피었더랬지포성 울려대는서해5도 해안가에도갯바람 받으며저 멀리 피어 있겠지 강산이 몇 차례나 바뀌고오늘은 텃밭가에나를 반겨 인사하는 듯활짝 피어났는가젊은 날 잠시 몸담은섬마을 그곳에 핀해당화는 아픔이었어라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운그날 총칼에 쓰러져 간오월 전사들이한송이 꽃으로 살아나옛 기억을 부르는가못다 부른 오월의 노래는내 가슴을 울리는구나
2024.08.02 -
무등산에 깃든 대동세상의 꿈
무등산에 깃든 대동세상의 꿈 첫 발령지 산골중학교에서 수업마치고 광양에서 광주행 버스를 타고 간 곳 분단 철조망같았던 레이더기지에 빨간 불만 반짝거리던 무등산 12.12 군사쿠데타 터지고 서울의 봄 100만 대오 기다려 보자던 회군은 뼈아픈 실책이었다 5.18 항쟁은 폭발했지만 핏빛으로 물든 빛고을 전두광의 학살에 전사들은 쓰러져 갔다 벌써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한 편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아직도 학살 배후 미국도 학살자 부역자들도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건만 대동세상의 꿈을 그리며 그날을 기억하는 이들 어떤 심정일 것인가 국보위 해직 이후 산 자들과 다시 찾아갔던 무등산은 하얀 억새가 깃발처럼 휘날리고 있었다 43년 세월이 흐르고 서울의 봄은 탄핵의 봄을 어깨걸고 외쳐부른다 백만 촛불이 다시 일어선다
2023.12.13 -
판화 한점에 깃든 추억을 부르며
판화 한점에 깃든 추억을 부르며 이철수의 나뭇잎편지를 읽으며 저 80년대 판화가 생각나 홍성담의 오월이야기 달력을 난 마산에서 보급했더랬지 빛고을 항쟁에 참여했던 젊은 날 섬마을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면서 이오덕 선생의 책 열독했던 그날처럼 판화를 무척 사랑했더랬다 창원대 강연에서 만난 신영복 선생의 서화 글씨체를 접하곤 하던 기쁜 날도 세월 속에 추억만 남았는가 오늘은 이철수 선생의 목판화가 헛헛한 내 가슴을 채워주는가 뜨거웠던 민중문화운동 탈춤 판소리 판화 민노래에 열정을 태웠던 격동기 광주항쟁의 불길 속에서 탄생한 민중의 문화예술은 빛나라 늘 고맙게 읽고 있지만 나뭇잎편지에 답장 한번 못보낸 해당화 시인이 인사드린다
2022.11.08 -
저 산을 보면 옛날이 생각나
저 산을 보면 옛날이 생각나 하루해가 저물 무렵 오동동으로 가며 바라보는 무학산 풍경 교원동 옛집에서 뒤돌아보곤 하였던 기억도 새로워라 그때로 돌아갈 수 없는 이내 마음은 애잔하기만 한데 저 산 저 하늘 아래 몸붙여 산 세월이 선연히 되살아오네 그날 강원도 군복무가 80년 광주..
2018.05.06 -
뭐 광주사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뭐 광주사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그해 항쟁이 막을 내리고 금남로를 걷다가 YWCA 건물에 갔더니 아 총탄에 뚫린 <진실을 위하여>란 책 한권 내 가슴에 품었어라 총격전을 벌였을 그날의 시민군은 지금 살아 있을까 망월동 묘역에 누워 있을까 광주항쟁의 유인물 오래 간직하다 이사..
2017.05.19 -
박통의 역사는 되풀이되는가
박통의 역사는 되풀이되는가 지금 그 당시 시는 내 손에 없지만 박통 하니까 떠오르네 섬마을 하숙방에서 절간고구마 중간상인 횡포를 시로 써 본 것이 중학교 출근한 사이 방을 수색당했지 10.26 의거로 유신의 심장이 총 맞아 쓰러지고 한창 민주화 열풍이 전국을 휩쓸 때 완도서에 연행..
2013.06.04 -
시인의 인생역정을 기록하며
시인의 인생역정을 기록하며 정작 내가 민족문학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은하수가 뜨고 눈보라 아우성치던 전방 군복무때다 창작과 비평을 애독하며 분단으로 인한 고통 통일의 길을 고민하다가 징집됐다 시 한 편 쓰기란 역량이 미숙했지만 초병근무 중 후렛쉬로 문고판도 읽고 수첩에 ..
2013.05.30 -
내 다시 목놓아 부를 오월의 노래
내 다시 목놓아 부를 오월의 노래 당시 나는 중학교 선생이었다 전라도 완도 신지에서 광주 친구들 보러 왔다가 5.18 항쟁에 뛰어들었다 전남대와 금남로 잊지 못할 민주화의 함성이 기나긴 압제를 뚫고 온 거리에 울려퍼진 그날 최루탄 곤봉도 공수부대 총검도 피끓는 젊음을 막지 못했..
2013.05.17 -
꿈은 죽을 때도 가지고 가는 것
꿈은 죽을 때도 가지고 가는 것 광주항쟁 당시 끌려갔던 내 나이또래 전사가 고문 후유증에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유공자 삶을 마감했다니 핏빛 오월 그날은 정녕 끝나지 않았어라 세월은 30년이나 흘렀건만 그해 군인들 총검에 쓰러져 간 시민들 부상자들 한을 어쩌랴 학살의 악몽에 소스라쳐 잠들 못..
2010.09.16 -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다 내 처음 전라도길은 방랑벽이었어라 시를 찾아서 떠난 무등산에 올라서 본 군 기지 빨간 불 70년대 말 풍경은 철조망 두른 벽처럼 긴급조치 서슬에 양심수 고통받았지 교실 수업도 빼먹고 그토록 고뇌스런 젊은 교사시절이여 광양 완도 광주 순천 네 곳에서 보냈던 그때 항쟁..
201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