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13)
-
저렇게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저렇게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바닷가에 비라도 내리면이 비가 너였으면금요일엔 돌아오렴간절히 기다리던세월호 유민아빠가 간직한추석 한때 사진 한장 저렇게 행복한 그 시절이무척 그립겠지요괭이바다 위령제에서 뵜던그날의 목소리가빗소리처럼 들려오는 듯한가위엔 더 많이유난히 보고 싶을텐데 강산이 한차례 바뀌었어도진실은 인양되지 않았고또 한번의 명절을맞는 유가족의 차례는별들의 집에서추석 상차림을 하셨군요 저 사진 한장만 보아도절로 행복해진다는고향집 옛 추억의 풍경별이 된 꽃넋들의즐겁고 아름다운 기억처럼밤하늘에 반짝입니다 가장 슬픈 날일 수도 있는명절에 슬픔을 딛고가족과 함께 행복한 한가위되시라 인사 전하는유민아빠의 마음이여건강 잘 챙기시고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2024.09.18 -
세월은 가도 사향가는 울리고
세월은 가도 사향가는 울리고 정화수 한 그릇을 떠다 놓고간절히 비는 마음이여집을 떠나 천리길 오를 때문 앞에서 눈물흘리며잘 다녀오너라하시던 말씀 귀에 들려라 바람 불고 달빛 밝은 날이면더욱 그리운 고향집어머니는 늘자식걱정에 애를 태웠네다들 어디 가고너만 돌아왔느냐 우시던그 목소리 쟁쟁하여라 꿈결에도 잊지 못할 고향아그리운 산천 다시 볼고난의 세월 몇몇 해던가오늘도 어머니는사립문에 기대어 서서저 멀리 고갯길 바라보네
2024.07.08 -
둘이서 소박한 밥상 앞에서
둘이서 소박한 밥상 앞에서 입맛없을 때 쑥국 끓여서 초벌부추 겉절이에 정구지찌짐 쪽파무침 텃밭 상추쌈을 차려 놓고 봄향기를 맡으며 둘이서 먹는 늦은 아침 고단한 몸이 한결 가뿐해라 우리 이렇게 산다오 제철 남새가 보약이지요 국밥 한 그릇 할까 하다가도 주저하는 물가고 외식 한번 못해도 명자꽃이 합천 고향집에 갔다가 캐 온 봄나물 없는 살림에 찬거리삼으니 소소한 행복이구나 생명의 봄을 맛보는 밥상이 하루를 버티는 힘이어라
2024.03.18 -
냉이쑥국에 깃든 봄 향기
냉이쑥국에 깃든 봄 향기 봄 식탁이 차려졌어라 고향집 밭에서 캔 냉이 쑥으로 국 끓이고 텃밭 봄동 겉절이에 명절 제사때 남은 고기 볶음 반찬 해서 둘이 한끼 밥 먹네 쇠귀 선생은 "봄은 들판의 이름없는 잡초에서 시작된다"고 서화에서 말하더니 민초의 생명력 놀라워라 봄 향기 안겨주는 냉이쑥국을 맛보느라니 내 몸도 봄이구나 바람부는 들판에서 온 봄 소식이 반가워라
2024.02.13 -
고향집에서 무를 보내온 날
고향집에서 무를 보내온 날 명자꽃 합천 고향집에서 무를 보내왔구나 도시살이를 하더라도 뗄래야 뗄 수 없는 농촌의 소중한 작물 시장 수급조절 하느라 어디선 무를 갈아엎는단 소식도 들려오니 서글픈 심정이건만 자식 챙기는 부모 마음 월동무에 담겼어라 겨울비 내린 오늘 저녁에는 무김치를 담가 소박한 밥상을 차렸네 자루쌀도 시래기도 양파도 된장도 챙겨다 주는 시인의 집에 쌍백 안계마을 황토밭 농사지어 거둔 그 손길이 둘도 없는 사랑이어라 사는 게 고달파도 무가 서로를 토닥거려라
2023.11.17 -
집에서 차린 밥상에 마주앉아
집에서 차린 밥상에 마주앉아 명자꽃 집밥이 보약이더라 상자텃밭에 기른 상추 고향집에서 담근 조선된장 동치미 국물 동태찌개 버섯볶음 시금치무침 해서 둘이서 함께 밥 먹으니 맛집투어 먹방 못지 않아라 어느샌가 외국음식이 점령한 한국인의 밥상이 언뜻 떠올라 서글프더마는 신토불이가 역시나 우리 입맛에 딱 맞구나 외식 물가 껑충 뛴 3고시대 밥 한끼 사먹기도 부담스러워진 오늘 소박한 집밥이 소중한 줄 새삼스럽게 느껴지더라
2023.05.02 -
장작불에 콩을 삶는 풍경 하나
장작불에 콩을 삶는 풍경 하나 오랫만에 무쇠솥 보니 반갑네 합천 고향집에 김장하러 엄마한테 간 명자꽃 페이스북에 사진 여럿 올렸구나 내 살던 옛집 부엌에도 가마솥이 걸려 있었더랬건만 장작불에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드는 풍경 하나 사라진 줄 알았더니 대나무숲 두르고 표고 키우는 그곳은 향수가 어렸어라 돌아보면 아픈 사연 많건만 화마를 딛고 지은 집 마당 한구석에서 달구어지는 저 무쇠솥이 당산나무처럼 정든 고향집을 지키고 있구나
2022.12.12 -
고향집에서 부쳐져 온 사랑
고향집에서 부쳐져 온 사랑 시인을 지탱하는 힘이란 밤새워 써내려 간 한 편의 시인 것처럼 합천군 쌍백 안계마을 고향집 어미를 지탱하는 힘은 자식이런가 가을 뒷산에서 수확한 고추 무우 가지 호박 노각에 햇밤까지 마산 중성동에서 살림사는 명자꽃에게 보내왔구나 해당화시인과 햇밤을 삶아 먹으며 싱싱한 무 조선밤 자랑 엄마와 통화하누나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인연줄이 고향이고 어미의 자식사랑이어라
2022.09.26 -
꿈엔들 잊힐 리야 고향마을
꿈엔들 잊힐 리야 고향마을 언제 찾아가고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 둘도 없는 행복이란 걸 나이들어 깨우쳐라 뽕나무에 오돌게 열리고 앞산에 뻐꾸기 울고 아카시아 향기 날리는 황토길 그곳으로 늙으신 부모 걱정돼서 동생네와 함께 합천 쌍백 안계 친정에 다녀온 일요일 고향집에서 백숙 해온 명자꽃 얼굴이 모처럼 활짝 폈어라 일찍 찾아온 더위에도 나무숲에 바람불어 여유로이 쉬기 좋은 곳 산소에 술 한잔 붓고 표고밭도 살펴보고 집안 청소 다 해 놓았건만 엄마 실명될까 애타고 오빠 건강도 염려된다며 맘 편지 않다는구나 도시살이 오동동에선 작은 텃밭 일굴 수 있으면 고향의 맛 보려니 내친김에 잘 갔다왔네
2022.05.23 -
엄마의 보따리에 깃든 마음
엄마의 보따리에 깃든 마음 텃밭 상추도 타버릴 것같은 이상기후 폭염 속 집사람 고향 합천에서 엄마가 손수 기른 남새 꾸러미를 보내왔네 고관절 두 차례 수술로 돌봐주는 이 없이 홀로 고향집을 지키는 장모님 찾아뵙지도 못한 채 늘 마음만 안쓰러운데 조선오이 노각 감자 마늘에다 파리약까지 챙겨 도시살이 자식걱정에 성치 않은 몸인데도 동생 편에 들려 전해줬구나 인증샷을 페북에 올리는 명자꽃 그래도 자식이라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부모의 사랑에 만감이 교차한다며 백신 맞으면 달려가겠다고 소감글을 올려 놓았네 예전같지 못한 고향살림에도 엄마의 정성은 변함없어라
2021.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