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2024. 9. 18. 02:15<사람 사이에도 꽃이 핀다>

 

저렇게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바닷가에 비라도 내리면
이 비가 너였으면
금요일엔 돌아오렴
간절히 기다리던
세월호 유민아빠가 간직한
추석 한때 사진 한장
 
저렇게 행복한 그 시절이
무척 그립겠지요
괭이바다 위령제에서 뵜던
그날의 목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려오는 듯
한가위엔 더 많이
유난히 보고 싶을텐데
 
강산이 한차례 바뀌었어도
진실은 인양되지 않았고
또 한번의 명절을
맞는 유가족의 차례는
별들의 집에서
추석 상차림을 하셨군요
 
저 사진 한장만 보아도
절로 행복해진다는
고향집 옛 추억의 풍경
별이 된 꽃넋들의
즐겁고 아름다운 기억처럼
밤하늘에 반짝입니다
 
가장 슬픈 날일 수도 있는
명절에 슬픔을 딛고
가족과 함께 행복한 한가위
되시라 인사 전하는
유민아빠의 마음이여
건강 잘 챙기시고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