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10)
-
힘들었을 삶 내려 놓으시고
힘들었을 삶 내려 놓으시고 아무도 찾지 않았다한 고시원에서홀로 아픈 몸으로 지내다꽃도 십자가도 없이쓸쓸히 생을마감한 60대 김씨해와 달도 지나쳐 가고풀벌레도 울지 않는비극을 어찌 하랴고시원 책상 위에는현금 10만원과'청소를 잘 부탁한다'는메모가 놓여 있었다그 많은 교회 성당 있어도누구도 찾지 않았다예수여 가난한 자에게복이 있나요왜 죽음이 차례졌을까요생명의 나무에서가지 하나 잘려 나간비정한 도시영전에 술 한잔 부으며김씨의 명복을 빈다
2024.07.30 -
도시빈민을 더이상 죽이지 말라
도시빈민을 더이상 죽이지 말라 도시의 그늘 비극은 계속된다 오늘은 서울 신촌에서 허울뿐인 복지 사각지대 발굴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쌀 2인분 믹스커피가 전부였던 원룸에선 세금고지서만 쌓여 우리를 울리는구나 뒷북치는 위기가구 대책마저 소용없이 죽어간 어머니와 딸의 비보를 접하고 국가의 존재이유를 묻는다 도시빈민 가난한 사람들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 억울한 죽음은 되풀이된다 송파 세 모녀랑 수원 세 모녀랑 슬픈 소식이 엊그제인데 또다시 뉴스 자막에 흐르는 서대문구 모녀의 죽음 내일은 어디에서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날 일가족이 생길지 몰라 생계마저 단속받는 노점상들 빚내서 버티는 소상공인들 병들고 돌봐줄 이 없는 노인들 돌봄도 버림받는 장애인들 일자리잃은 청년들 노동자들 벼랑 끝에 선 삶들을 더이상 방치하..
2022.11.25 -
장맛비 내리는 빈집 위에
장맛비 내리는 빈집 위에 끈질기게도 피었구나 빈집 대문 위에 홀로 장맛비를 맞고 있는 저 강아지풀 하나 봉화산 자락 회원초등 메뚜기 잡던 시절 옛 추억을 부르는가 교원동 집을 나서서 학교가는 길에 물결치던 황금빛 벼들이 눈에 어른거리건만 세월이 흐르고 아파트로 변해 버린 회원골의 재개발 지금 그곳으로 가노라면 땅값 집값 투기광풍에 등골이 휠 지경 창원시 오래 된 빈집들 정비한다길래 없이 사는 이들에게 거처라도 마련해 주라 강아지풀 하나도 저렇게 부대끼며 살거늘 지상의 방 한칸 땅 한뼘 차지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발편잠이라도 이루게끔 마을공동체를 가꾸라
2022.07.21 -
종교에 매이지 않는 크리스찬
종교에 매이지 않는 크리스찬 인터넷 인구 천만을 넘는 한국 종교 괜찮은가 가톨릭도 오백만인데 코로나 팬데믹에 신자수가 줄어들고 있다지 온라인 미사라도 챙기면 나은 편인데 왜 냉담을 하는 것일까 한국전쟁 후 번영신학이 판친 개신교 천주교의 뿌리란 서구 제국이 뿌려놓은 물질위주 기복신앙이건대 십자가의 길은 두고 가난한 사람들은 외면하는 개인주의 교회 성당 재난시기를 맞아 찾아올 것이 온 것일까 군사독재에 저항한 70년대, 80년대 종교인들이 그땐 희망이었댔지 십일조를 매기고 건물만 크게 짓다 보니 영성은 사그라들고 크리스찬 초심은 간데가 없이 종교에 매여버린 신자들 절도 교회도 성당도 하나 없을지라도 말뿐인 종교에 매이지 않는 크리스찬의 신앙고백 공동선 실천의 현장으로 달려가는 작은 예수가 간절한 지금 여기..
2021.08.29 -
빈집을 없이 사는 이들에게
빈집을 없이 사는 이들에게 도시 골목길의 빈집 위에 달빛만 환하구나 산촌에도 농촌에도 어느날 주민들이 떠나고 쓸쓸히 남은 거처들 헤아려 보면 얼마이랴 없이 사는 이들 폐가를 손봐 몸붙이게 하라 방 한칸 없이 떠돌며 월세조차 버거운 주거빈곤층 살림들 설움이야 겪어보면 알지 ..
2020.02.04 -
우리시대 레미제라블을 위하여
우리시대 레미제라블을 위하여 장애인의 날에 여전히 차별철폐 시위를 펼치는 슬픈 풍경 앞에서 등급제 폐지도 이동권 보장도 실현되지 않았구나 이주노동자 수만명인데 혐오집회가 웬말인가 먹고 살려고 길바닥 장사라도 차렸던 노점상이 목숨끊는 비정한 도시살이 나날 기초수급자 ..
2019.04.23 -
저녁이 있는 삶이 없다
저녁이 있는 삶이 없다 해질무렵 새들도 무학산 너머 둥지로 날아가건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돈벌러 객지로 떠도는 이들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이들 얼마나 많은가 지상의 방 한칸마저 없이 사는 가난한 사람들 뉘 탓이랴 한데 어울려 둥지찾아 비상하는 새들이 부러운 적이 언제 ..
2019.03.17 -
가난한 사람들의 쉼터란 복지다
가난한 사람들의 쉼터란 복지다 창동거리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신문 소식란엔 불우이웃 돕기가 한창이다 김장나누기 물품지원 행사도 여러 곳에서 진행된다 내겐 해당사항이 없지만 쌀 김치마저 전달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돌아보자 봉투 하나도 아쉬운 이웃들이 사각..
2018.12.18 -
강아지풀에 말을 걸고 싶은
강아지풀에 말을 걸고 싶은 끈질기게도 피었어라 낡은 집 담벼락 시멘트 길바닥에서 그늘조차 없건만 강아지풀은 억척같이 뿌리내린 채 살고 있구나 왜 눈길이 갔을까 우리 어릴 적 메뚜기를 잡아 꿴 추억의 풀인 걸 달인 물은 눈 건강에도 해열에도 좋다지 내겐 어쩌면 사각지대에 버려..
2013.09.17 -
다시 참된 공동체를 부르며
다시 참된 공동체를 부르며 저 겨울나무는 봄이 되면 다시 푸르러지련만 가난한 사람들 살림살이는 좀체 펴일 줄 모르는가 독감에 걸려 콜록거려도 병원 가기 힘들고 약값도 제대로 없이 고통받는 이웃들 그 얼마랴 생색내기 복지는 말 뿐이고 예산은 깎여졌는데 빈 수레만 요란한 나라 희망이란 어..
2009.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