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에 말을 걸고 싶은

2013. 9. 17. 11:37◆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4부 관계

 

 

 

강아지풀에 말을 걸고 싶은

 

 

끈질기게도 피었어라

낡은 집 담벼락

시멘트 길바닥에서

그늘조차 없건만

강아지풀은

억척같이 뿌리내린 채

살고 있구나

왜 눈길이 갔을까

우리 어릴 적

메뚜기를 잡아 꿴

추억의 풀인 걸

달인 물은

눈 건강에도

해열에도 좋다지

내겐 어쩌면

사각지대에 버려진

가난한 사람들

얼굴 같아

마음이 끌렸을까

작은 바람결에

춤추듯 하늘거리는

저 강아지풀

말을 걸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