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부· 내 마음의 봄날까지(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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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 어제는 둘이 다 아팠다 어깨통증부터 허리까지 이상이 있다길래 속에 신물이 오른 해당화 시인은 김치국밥을 끓여먹고 낫우고 일어나기 힘들어 하던 명자꽃 당신은 한참을 방에 누웠다가 목욕탕엘 갔다 겨우 차 몰고 나왔어라 운전석 앞에는 언제나 꿈꾸는 ..
2016.03.21 -
오늘에서야 고해성사를 봤다
오늘에서야 고해성사를 봤다 부활절을 앞두고 나는 상남성당에서 판공성사를 보았네 서러운 눈물처럼 봄비가 노동의 대지를 흘러내리는 오늘밤 고해성사를 하고 따뜻한 보속을 받았네 걸어가면서 주모경을 바치며 요한보스코는 눈시울이 뜨거웠네 영세 받은 지 2년 남짓 신앙공동체 지..
2016.03.18 -
나는 왜 3.15를 거꾸로 찍었나
나는 왜 3.15를 거꾸로 찍었나 부끄러워라 내 고장 마산 자유는 테러방지법에 묶이고 민주는 3당합당 이후 독식정당이 활개를 치고 정의는 아예 눈감고 그러고도 민주성지냐 차라리 거꾸로 찍고 싶은 3.15의거 발원지여 피흘린 꽃넋들이 애달파져라 7대 도시 마산 옛 영광은 들먹이면서 야..
2016.03.15 -
한반도전쟁 이후 무엇이 남을까
한반도전쟁 이후 무엇이 남을까 휴일 연합뉴스 TV를 켰더니 일촉즉발 전쟁뉴스가 핫이슈로 뜨더라 한미연합군은 평양진공작전 북한은 서울해방작전 온통 화면을 채워 내 눈에도 두려움이 파편처럼 날아와 박히네 길가의 연초록 새잎들을 보며 걷는 순간에도 하늘엔 미사일이 땅엔 탱크..
2016.03.13 -
4월 총선, 자신에게 물어보라
4월 총선, 자신에게 물어보라 불타는 금요일 밤에 조개탕을 시키고 소주 한잔 나누었건만 나로선 딱히 지지하는 정당을 입에 못올렸네 여당 야당쪽 사람들 절로 가슴뛰는 정치세력을 찾기란 쉽지 않고 그중에서 민중연합당에 좋아요를 눌러도 내 가슴은 답답해라 단결만이 살 길이요 민..
2016.03.12 -
날고 싶어도 날 수가 없는 새
날고 싶어도 날 수가 없는 새 자정도 넘은 시각 잠 못 드는 꽃 찬비 맞으며 길가에 핀 보랏빛 꽃 사순 시기 광야의 고난을 선택한 그 길을 따라 지금은 창살에 갇힌 가수 한 사람이 애달피 떠오르는 한밤중 파랑새를 절절하게 부르던 그녀는 돌 우에 핀 꽃이었네 얼굴을 본 적도 악수한 적..
2016.03.09 -
저 라이터에 새겨진 이름을 아시나요?
저 라이터에 새겨진 이름을 아시나요? 그대는 해골 위에 피어난 꽃을 본 적이 있는가 한국전쟁 무렵 끌려갔던 민간인 피학살자들 고향산천을 맴도는 한들이 반세기도 더 흘러 <레트툼> 다큐멘터리 영화 속 장면처럼 죽음을 뚫고 솟아난 그 노란 꽃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네 비내린 ..
2016.03.07 -
세월은 가도 생의 흔적은 남는 것
세월은 가도 생의 흔적은 남는 것 새천년이다 해서 들떠있을 때 울어머니 돌아가시고 시인은 성당 문을 두드렸네 교리반을 다니다 관두길 몇 차례 반복하다 2년 전 영세를 받았지 IMF보다 더 쓰라린 회한을 품은 채 봉화산 자락 작은 작업실에서 지금까지 13권 시집을 펴내며 버텨왔어라 ..
2016.03.03 -
봄을 부르는 한송이 꽃
봄을 부르는 한송이 꽃 복수초가 피었네 봄의 개화 언 땅을 뚫고 솟은 저항의 봄소식이런가 이 산 저 들 온누리에 민초들 깨어나는 소리 귓가에 들려 내 가슴은 뛰노라 끝내 이루고야 말 사랑이여 빼앗긴 봄날을 찾아가리라
2016.03.02 -
꽃샘바람에 눈보라는 휘날리고
꽃샘바람에 눈보라는 휘날리고 매화는 피었는데 눈바람 몰아치는 2월 29일 4년에 한번 돌아온다는 날 꽃샘추위가 휩쓰네 문 밖 텃밭의 길냥이는 새끼들 다 잃고 홀로 봄눈을 맞는가 당신 목욕간 사이 난 휘날리는 눈보라를 마주보며 섰지 웬지 맺힌 한처럼 쏟아지는 저 눈송이가 아득한 ..
2016.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