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가도 생의 흔적은 남는 것

2016. 3. 3. 23:20제5부· 내 마음의 봄날까지

 

 

 

세월은 가도 생의 흔적은는 것

 

 

새천년이다 해서 들떠있을 때

울어머니 돌아가시고

시인은 성당 문을 두드렸네

교리반을 다니다 관두길

몇 차례 반복하다

2년 전 영세를 받았지

IMF보다 더 쓰라린

회한을 품은 채

봉화산 자락 작은 작업실에서

지금까지 13권 시집을

펴내며 버텨왔어라

상남성당 레지오 활동이

흔들리는 나의 신앙을

붙잡아 준 것처럼

시인에겐 한 편의 시가

힘이고 구원이었네

긴급조치 9호 재심도

진행중이고 명자꽃 아내도

만나 알콩달콩 살면서

좋은 세상을 기다리는가

악법같은 어둠이 빛을 넘봐도

내일 동트는 새벽을

막지 못하는 법이거늘

내게 주어진 길을

쉼없이 함께 가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