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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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버린 세월이라 탓하지 말라
가 버린 세월이라 탓하지 말라 산중에 뜬 초승달을 보며 일 마치고 들어와 문득 드는 생각 이런 밤에는 혁명을 논하기 좋지 아직 못다 이룬 꿈을 위하여 인터넷혁명이든 촛불혁명이든 나서야 할 때거늘 하룻일의 노동에 지쳐 그냥 잠들기엔 빼앗겨 버린 우리 젊은 날이 죽어간 열사들이 ..
2018.01.14 -
전후방 그곳은 안녕들 하십니까?
전후방 그곳은 안녕들 하십니까? 전방은 단풍이 한창이겠지 남북이 총을 겨눈 채 굽이치는 산줄기를 바라보는 곳 저 멀리 고향땅을 그리며 오늘도 초병 서는 군대 왜 이렇게 비리가 많은 거야 군 장성들 마이 해 무따 아이가 무기브로커질까지 그러고도 자주국방 말이나 될 소린가 뭔가 ..
2015.10.20 -
가 버린 세월이 다시 온대도
가 버린 세월이 다시 온대도 이른 아침에 웬 전화가? 핏빛 광주 그날을 떠올리게 만드는 목소리 못 본 지 오래됐건만 이일승 친구한테서 까치가 울 때처럼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페이스북으로 폰 번호를 찾아 안부를 묻는다 농어촌공사를 퇴직하고 지금 서울에 산다 저 87년 6월 민주항쟁 ..
2015.09.04 -
저 푸른 바다는 내 마음 아는가
저 푸른 바다는 내 마음 아는가 낙동강을 건너 오랫만에 부산으로 넘어갔네 내겐 청년시절 추억이 아프게 맺힌 곳 어언 30년 세월이 흐르고 고교 친구들과 함께 영도다리 지나 태종대 바닷가를 거닐며 감회가 어렸네 항구도시 어떤가 그새 많이 변해 버린 풍경들 앞에서 옛 기억을 떠올려..
2014.09.30 -
이등병의 편지 젊은 날 꿈인가요
이등병의 편지 젊은 날 꿈인가요 그해 나는 전라도 섬마을로부임신고도 않은 채군 입대를 해야 되었다쓸쓸히 입영한 그날부터눈보라 몰아치던 참호 속에서철조망에 찢긴분단산하를 아파하였다한 줄 시가 그리웠다폭언 폭행 얼차려알려지지 않은 사건사고들언제든 터질 수 있는군대란 과연 사회생활의연장이었던가 되묻자윤일병이 처참하게맞아 죽었다 이뿐이겠는가이제는 자식들군대 보내기가 무섭다아직도 군의문사 많다지전쟁 대신 평화가분단 대신 통일이그 얼마나 절박한 오늘이랴젊은 날 추억이어야 할군복무가 악몽이다이런 군대라면 어느 부모가순순히 징병에 응하랴변할 때가 되었지윤일병같은 청춘들이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전후방 병영에서 초병 서는이 땅의 소중한 젊음들이상처받지 않도록민주군대로 바뀔 그날이간절해지는 슬픈 오늘이다
2014.08.05 -
돌아오지 못한 열사들을 기리며
돌아오지 못한 열사들을 기리며 간밤 언뜻 떠올랐던 오늘이 바로 유월항쟁 27주년이구나 이른 아침 텃밭을 일구다 돌아본 내 젊은 날의 열망이여 386세대도 아닌 저 유신말기 긴급조치 9호 세대로 해직교사로서 최루탄 속을 뛰었던 민주화대행진의 그날을 박종철 이한열 열사들의 이름조..
2014.06.10 -
제비산에 깃든 추억 있다면
제비산에 깃든 추억 있다면 저물무렵 육호광장에서 제비산으로 올랐다가 눈덮인 무학산을 목에 건 카메라에 담으며 옛 추억에 젖었다네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살림의 흔적은 꼬불꼬불한 산동네 골목길 낡은 슬레트집들에 한처럼 서렸구나 민중의 문학을 꿈꾸며 북마산 회산다리로 해서..
201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