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죽음(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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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이란
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이란 생의 한가운데 서서 우리의 삶이란 이 가을날 단풍잎처럼 아름다운가 묻자 노동의 땀방울을 흘리며 살아가는 뭇 생명 생존의 긴 대열에서 사라져 간 사람들 우린 지켜주지 못했다 슬픈 소식들이 오늘도 뉴스에 뜨고 살풍경한 도시들 범죄가 끊이지를 않는다 일하다 죽어가는 노동자들 그 얼마인가 억울한 죽음들은 또 다시 계속되는가 사람사는 세상을 목놓아 외쳐 부르건만 시대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다 눈부시고 장엄한 풍경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굽은 세상을 바로 펴는 투쟁의 한길 아니랴 작아도 못나도 최선을 다해 피어나라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내 생의 흔적이 우리가 갈 길이어라
2023.10.13 -
그들은 분단병의 희생양이었다
그들은 분단병의 희생양이었다 이 또한 억울한 죽음 아니랴 실미도 영화처럼 그들은 범죄자들이 아니었다 돈벌려고 입대했다 청와대로 행하던 71년 그해 자폭 이후 살아남은 4명 부대원 군의 월남전 파병 회유로 대법원 상고 포기 사형 판결로 집행된 지 51년 세월이 흘러 고 임성빈씨 여동생이 나서 대법원 상소권 회복 신청을 하였다는 소식에 오빠의 한이 풀어질까 그날 묻혔던 진실이 이제 만천하에 드러날까 그 재판을 주목한다 진실화해위가 찾지도 못한 아픈 흔적들 얼마나 많고 많은가 정전 70년 오늘까지도 우린 분단병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채 꽃피지 못한 젊은이들 실미도 북파부대원 영전에 꽃 한송이 바치노라
2023.09.09 -
또 다시 죽음을 막지 못했다
또 다시 죽음을 막지 못했다 우린 얼마나 더 울어야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세상이 찾아올까 또 다시 한 사람을 앗아간 미친 바람이 멈출까 방학 중 학교가던 길에 관악산 둘레길에서 초등 한 여교사가 그만 변을 당했다는 비보 우린 얼마나 더 외쳐야 범죄도시가 사라질까 우린 얼마나 더 슬퍼해야 평안할 날 볼 수 있나 도시재생 여성친화도시 여성안심귀갓길 이제껏 허울뿐이었나 우린 얼마나 더 아파야 억울한 죽음 앞에서 쏟아지는 눈물을 거둘까 성난 다짐도 없이 안녕을 말할 수 있나 지켜주지 못한 오늘에
2023.08.20 -
해병대 채상병의 죽음 앞에서
해병대 채상병의 죽음 앞에서 예천군 내성천 폭우 실종자 수색 중 인간 띠를 한 20대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 가슴이 철렁했다 구명조끼도 없이 하천 한복판에 갔다니 그게 홍보에 좋다며 깡으로 밀어붙인 사령관의 지시는 옳았는가 진상규명 하랬더니 수사단장을 해임했다 국방부 대통령실 외압 의혹이 터져나온다 눈물의 영결식을 치른 지 얼마나 됐다고 한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진실을 밝히기는 커녕 은폐를 하려 드는가 어찌 수사단장의 항명인가 박대령의 양심선언이다 지켜보는 내 마음도 다 같은 부모 심정이다 채수근 상병의 희생 앞에서 군인은 그래도 되는 존재인지 아프게 물어봐야 할 때이다
2023.08.13 -
묻지마 오늘 당신은 안전한가
묻지마 오늘 당신은 안전한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갈등공화국이 돼 버린 슬픈 나라에 희망은 있나 묻지마 살인범죄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웬 장갑차 소총 권총까지 등장한 주요 도시 거리 절망범죄라고 분석도 하고 조현병 탓이라 하고 현실불만 탓이라 하지만 삶을 가르치지 못한 입시지옥 탓이 크지 않나 꿈이 없는 교과서 대신 인권 생명 평화를 지향하는 배움 기회가 없어 각자도생 생존경쟁만 우리를 지배하지 않았나 사람이 곧 하늘이지 않은가 남 탓만 하기 전에 발딛고 사는 노동의 대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라 또 다른 불안이 덮치기 전에 억울한 죽음이 없는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땅 더불어삶 세상 함께 만들자
2023.08.05 -
사람사는 세상은 어디에 있을까
사람사는 세상은 어디에 있을까 장마철 뉴스 보기가 겁난다 지옥의 아수라장이다 극한생존을 걱정해야 하는가 각자도생도 지쳐간다 괴담 탓하는 한심한 정부 무정부상태가 맞다 이게 나라냐 탄식이 절로 터져 나온다 억울한 죽음들이 이 땅에 차고 넘친다 폭우 속의 재난뿐이 아니다 노동자도 초등교사도 군인도 애꿎은 시민도 죽어간다 참사가 끝나지 않는 이 야만의 시대를 어찌 하랴 가난한 이들에게 더 혹독한 세상살이에 분노가 끓어오른다 추락하기 시작한 민생이란 좀체 살아날 줄 모르고 곳곳이 아우성이다 우린 공황상태에 빠져 버렸다 어제도 오늘도 검은 깃을 달고 사는 슬픈 날들이 두렵기만 하다
2023.07.21 -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 그는 돌아오지 못했다 20층 아파트 건설 아찔한 작업장에서 지하 2층으로 추락해 목숨을 앗겼다 왜 아무도 몰랐을까 왜 아무도 찾지 않았나 그 시각 공장에선 철판에 깔려 한 노동자가 숨졌다 안전장비는 어디 갔나 중대재해처벌법 무용지물인가 어제도 오늘도 들려오는 슬픈 소식들이여 산재공화국이란 오명을 언제쯤 벗을까 돈보다 생명이거늘 일하다 다치고 죽는 전쟁같은 노동판 목숨 걸고 일해야 했던 어느 건설노동자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절 올린다
2023.06.04 -
전세사기 억울한 죽음 앞에서
전세사기 억울한 죽음 앞에서 가난이 표적이 됐단다 20대 30대 청년 사회초년생 세 사람 한창나이 목숨을 끊었다니 충격이 휘몰아친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랴 사기꾼은 돈잔치 피해자는 빚잔치 서민살인이 아니고 무어랴 빌라 아파트에 이어 오피스텔까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전세사기가 판치는 범죄사회 어찌 개인의 탓이겠는가 피해자들에게 정부는 과연 책임이 없는가 부동산공화국의 민낯인가 어디 3000가구 뿐이랴 집집마다 피눈물을 흘리는 사회적 재난을 멈춰라 생색내기 대책 그만 함께 살 길을 열어 주라
2023.04.20 -
세월호 기억의 벽 앞에서
세월호 기억의 벽 앞에서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그리움이 있다 그날 팽목항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꽃넋이라도 훨훨 날아 단 한번만이라도 부모님 품에 안겼으면 금요일엔 돌아오렴 4.16 세월호 유족들 가슴에 피눈물로 아로새겨진 그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맺힌 한이 풀릴까 진실은 인양되지 않았다 이대로 묻어두기엔 억울한 죽음을 어이하랴 통곡하는 바다여 부끄러운 내 나라여 잊지 않을께 다짐하였던 수천수만의 촛불이여 참사를 지우려는 야만의 무리들을 단죄하라 꿈 속에서라도 보고 싶다며 눈물짓는 어머니를 꼭 안아주어라 노란 리본 달린 팽목항은 순례길이다
2023.04.15 -
도시빈민을 더이상 죽이지 말라
도시빈민을 더이상 죽이지 말라 도시의 그늘 비극은 계속된다 오늘은 서울 신촌에서 허울뿐인 복지 사각지대 발굴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쌀 2인분 믹스커피가 전부였던 원룸에선 세금고지서만 쌓여 우리를 울리는구나 뒷북치는 위기가구 대책마저 소용없이 죽어간 어머니와 딸의 비보를 접하고 국가의 존재이유를 묻는다 도시빈민 가난한 사람들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 억울한 죽음은 되풀이된다 송파 세 모녀랑 수원 세 모녀랑 슬픈 소식이 엊그제인데 또다시 뉴스 자막에 흐르는 서대문구 모녀의 죽음 내일은 어디에서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날 일가족이 생길지 몰라 생계마저 단속받는 노점상들 빚내서 버티는 소상공인들 병들고 돌봐줄 이 없는 노인들 돌봄도 버림받는 장애인들 일자리잃은 청년들 노동자들 벼랑 끝에 선 삶들을 더이상 방치하..
2022.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