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흔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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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강물이 바다가 될 때까지> 서문
강물이 바다가 될 때까지 어디쯤 왔는가 잠시 멈춰 저 별에 물어볼까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내가 갈 길을 머리 속에 그려보아라 시인에겐 하얀 밤 지새우며 시를 쓸 때가 행복했네 무소유 삶으로 한 10년 내다보고 살까 첫 마음을 간직한 채로 강물처럼 흘러가야지 세상을 바꾸자 외쳐부르던 열망으로 찬바람 몰아치는 길 위에 서서 아직 못다 한 일 못다 한 사랑 이루어내야지 -------------------------------------------------- 시집 한 편의 시가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시는 나의 삶이고 삶이 나의 시다. 어느날 문득 인생정리를 할 필요가 느껴졌다. 예기치 못한 죽음이 나에게도 찾아올 수 있겠구나 싶어 유고시집처럼 또 한권의 시집을 엮으며 삶의 흔적을..
2023.04.27 -
고 유장근 사학자의 영전에
고 유장근 사학자의 영전에 그저께만 해도 페북으로 소식을 접했더랬는데 슬픈 부고가 올라왔구나 민주화교수협 1세대 유장근 경남대 사학과 교수 지역사 연구에 열정을 쏟은 마산을 사랑한 사학자 그가 우리 곁을 떠나다니 가쁜 숨 몰아쉬며 올랐던 뒷산에서 바라본 진동바다 비오는 날 생선 과일을 샀다던 신마산 번개시장 그의 발자취는 또렷하건만 세월의 흔적 배인 흰머리 미소 머금은 그 얼굴 두번 다시 찾을 길이 없는가 폭압의 정치가 미쳐 날뛰던 저 70년대 80년대를 거쳐 새천년 들어 마산YMCA 시민운동에도 활약하셨고 도시탐방대를 운영하며 지역사회 행사에서 자주 뵜던 듬직한 지역 어르신을 서럽게 이별하는 밤이어라 마산의료원 빈소에 들러 향을 피우고 한잔 술 따르고 그의 영전에 절올리다 눈물이 왈칵 솟구치더라 그와의..
2022.07.07 -
우렁각시 박원순 우리 시장님
우렁각시 박원순 우리 시장님 그의 발길 닿지 않은 곳 어디에도 없어라 서울이든 창녕이든 마산 창동이든 그의 숨결 스며 있네 오늘 그곳엔 장맛비가 슬피 내리고 우리 시장님을 애타게 부르는구나 서울시청 광장도 광화문 광장도 그가 머문 옥탑방도 하얀 꽃 한송이 놓고 작은 촛불 밝혀 가시는 길 지켜드려라 우렁각시 시장님 못다 한 일 이제 우리에게 맡기시고 편히 쉬소서 그가 남긴 삶의 흔적은 산 자들에게 굽은 세상 바로 펴는 가지 않은 외길이었네
2020.07.12 -
열다섯번째 시집 <불가능한 꿈을 위하여> 서문^^
서문/ 민중의 한 사람으로서 부대낀 삶의 흔적들이자 시련의 날들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이 미니점포 <시인의 집>은 적자운영이지만, 열다섯번째 시집 문재인정부 전후 장편시집인 <불가능한 꿈을 위하여> 한 권은 건졌다. 문학이란 삶의 팍팍한 현실에서 자신을 추스르며 희망을 ..
2018.03.18 -
오두막집에서 대동세상을 꿈꾸며
오두막집에서 대동세상을 꿈꾸며 천장도 벽마저도 다 허물어진 낡은 폐가 오두막집 예전에 암자였다는 이곳을 해당화 시인의 거처로 고쳐 쓸려고 하니 이 집 샀냐고 세들었냐고 회원골짝 약숫물을 뜨러 온 이들이 묻더라 몸 누일 방 한칸 겨우 꾸며서 세간살이 옮기고 명자꽃과 살아보..
2017.06.09 -
북마산 지구 삶의 흔적을 찾아서
북마산 지구 삶의 흔적을 찾아서 회산다리 위 옛집을 지나 하천길 따라 죽 가다 만난 수령 오백년 느티나무 설 차례지내러 회원골 앵지밭골로 올라가는 길목에 내 어린 시절 기억처럼 또렷하게 서 있구나 나뭇가지는 더러 꺾였어도 뿌리는 깊이 내린 저 당산나무를 보라 우리시대의 격동..
2016.02.09 -
저 군고구마에도 내 삶의 흔적이
저 군고구마에도 내 삶의 흔적이 추억의 먹거리 황토군고구마 달디 단 호박고구마를 오동동 거리에서 맛보아라 내 고향 옥계 산비탈에도 합천 쌍백 명자꽃네 뒷산에도 심궈져 있던 구황작물이 어쩐지 반가워 인증샷 한컷 올려보고 싶어졌네 짧았던 젊은 교사시절 완도 신지도 섬마을 황..
2015.12.18 -
나는 저 꽃을 보면 그때가 생각나
나는 저 꽃을 보면 그때가 생각나 석전동 텃밭가를 지나다 노란 배추꽃을 보았네 우리네 서민들의 얼굴처럼 삶의 흔적이 배인 꽃 주말에 봄비는 내리고 벚꽃잎은 떨어져 거리를 물들이는데 우산쓰고 거니는 내 발길은 옛 추억을 부르는가 저 격동의 80년대 초반 무크지 <마산문화> 잡..
201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