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강물이 바다가 될 때까지> 서문

2023. 4. 27. 01:46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시집을 편집하며

 

<서시>
 
 
강물이 바다가 될 때까지
 
 
어디쯤 왔는가
잠시 멈춰
저 별에 물어볼까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내가 갈 길을
머리 속에
그려보아라
시인에겐
하얀 밤 지새우며
시를 쓸 때가
행복했네
무소유 삶으로
한 10년
내다보고 살까
첫 마음을
간직한 채로
강물처럼 흘러가야지
세상을 바꾸자
외쳐부르던
열망으로
찬바람 몰아치는
길 위에 서서
아직 못다 한 일
못다 한 사랑
이루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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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강물이 바다가 될 때까지>

<서문>

한 편의 시가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시는 나의 삶이고 삶이 나의 시다. 어느날 문득 인생정리를 할 필요가 느껴졌다.
예기치 못한 죽음이 나에게도 찾아올 수 있겠구나 싶어 유고시집처럼 또 한권의 시집을 엮으며
삶의 흔적을 남겨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망의 봄에서 희망의 봄으로 계절이 바뀔 때까지 밤새워 시를 써내려갔다.
봄, 여름1, 여름2, 가을1, 가을2, 겨울1, 겨울2, 봄 이렇게 두툼한 8부작이 되었다.
예전같이 출판에 연연치 않고 그동안 SNS 블로그 페북에 올린 시편들이 포탈에 검색된다.
한 편의 시가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민생, 민주주의, 남북관계가 파탄난 지금 시인은 시대의 외침을 외면할 수 없다.
민중의 운명을 개척하며 민족의 내일을 여는 문예작업이 필요한 이유이다.
돌아보면 이미 세상 속으로 나의 시도 길을 떠났고 시인도 시를 무기로 싸우고 있다.
아직 못 다한 사랑, 못 다한 노래, 못 다한 투쟁이 남았기에 길은 계속 이어진다.
 
 
/ 2023년 5월초, 중성동에서 유동렬 시인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