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렬 시집 <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 후기^^

2009. 1. 24. 21:18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시집을 편집하며

 

 

 

■ 후기

 

   참된 공동체사회를 꿈꾸는 삶의 문학 한길에 서서

 

 

어려운 시절을 맞았다. 문학의 사회적 책임도 그만큼 무겁게 느껴진다. 시가 밥먹여 주냐고 외면할 일이 아니다. 참담한 경제공황과 위태한 민생민주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한 시인의 웹2.0 시대 글쓰기와 문예활동은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희망의 촛불을 켠다. 여기 실린 148편의 시들은 블로그에 올려 네티즌과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은 것들이다. 동시대의 사연에서부터 개인적인 고백까지 서정을 바탕으로 노동자 서민들의 삶을 노래하고자 했다.

 

음엔 6부로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이번 겨울을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어 7부를 추가해, 이제 한 권의 시집을 세상 속으로 내보내려 한다. 나 혼자만의 사연이나 시편들이 아니기에 지역사회 민중들과 공유해야 마땅하다. 물론 출판여건이야 어렵지만 정면돌파한다는 심정으로 <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 시집을 출간하고, 지역사회 여러 벗들과 해방술도 한잔 나눌 작정이다. 쓰러져도 다시 또다시 일어나 땀흘려 일하며 사람사는 세상을 찾아가겠다는 열망으로 시집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

 

1부 <변함없는 너를 사랑이라 하마>는 낡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찾는 힘에 대하여 고민한 흔적을 담아 보고자 했다. 의로운 삶을 살다간 이들이 남긴 뜻을 생각하며, 여전한 민중의 고통을 지역사회와 다양한 의제에서 형상화하고 상생과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제2부 <다시 희망을 찾아>는 연초부터 서민들의 허리가 휘청거리는 민생현장의 암울한 소식을 들으며, 험난한 진보의 길에 거는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안고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겨울에 피는 꽃에 비유해 끈질긴 희망을 노래하였다.

 

3부 <그날 거리의 기억을 두드리며>는 한국민의 민주화투쟁 저력을 확신하며, 새롭게 떠오른 사회현안들에 대한 각계각층 시민들의 저항이 촛불, 선거, 진보정당 등으로 나타나는 당대의 흐름을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써내려갔다.

제4부 <나두야 간다 촛불의 길로 달려간다>는 개인의 가정사와 교사시절 추억을 더듬고, 지역사회 서민들의 생존이 걸린 대형매장 반대 등 현안들에 뛰어들어 시로써 노래했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아픔, 광복 63주년을 맞는 한반도의 통일염원, 광우병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등을 문학 작품화했다.  

 

5부 <어제의 한 걸음이 오늘을 만들었을 뿐>은 프리랜서 작가로 지내는 생활을 돌아보며,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멜라민, 장애차별, 미국발 경제위기, YTN, 우리쌀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문학인의 역할과 자세를 다시금  짚어보게 되었다.

제6부 <지구별을 항해하는 블로거 되다>는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에도 열정적인 네티즌들 블로거들을 만난 기쁨을 누리고, 첫 마음으로 돌아가 전태일 정신을 스스로 되묻는 기회를 가졌다. 내 가슴에 첫눈이 내리듯 좋은 날을 꿈꾸며 작은 촛불 하나 밝히고, 평등세상을 일상 속에서 실현코자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들이다.

 

7부 <갈 길 멀어도 함께 하리라>는 국민무시 정권이 들어선 이후 노동자 서민이 겪는 참담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추가한 시편들로서, 지역사회의 여러 행사와 노동자의 생존권투쟁 현장을 촛불의 분노 촛불의 사랑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이 겨울 속에 봄이 있다고 노래하며 참된 공동체정신을 불러보았다. 미네르바, 용산참사, 굴뚝농성, 강기갑, 서민복지 등 이른바 겨울공화국 사연들을 시인의 가슴에 품고, 무거운 마음으로 블로그에 쉼없이 시를 올렸다.

 

붙여, 여기 7부까지의 시편들 가운데는 몰래산타, 독감치유, 책이야기, 해돋이, 산행길, 고향산천, 명절 , 쌀재고개, 영화감상, 야유회 등등 더불어 살아가는 깨알같은 사연들도 적지 않다. 본래 시란 개인의 서정으로부터 출발하기에 다분히 자신의 이야기가 시로 쓰여지게 되는 법이다. 그러나 개인과 사회의 관계는 연관돼 있으며, 인간답게 평등하게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추구하는 삶의 문학이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렇게 한 권의 시집이 탄생하게 된다. 누가 원고료 주는 일도 아닌데 인터넷으로 밤을 하얗게 밝히며 시를 쓰고, 내 블로그에 올린 것들이 한데 묶여 오프라인에서 책으로 펴낸다. 아직 전자책이나 블로그만으로는 소통이 원활치 못하고 직접 손에 쥐어야 시집을 읽고 두루 활용도 한다. 이번 <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 시집에는 무엇보다 내가 몸담고 사는 지역사회와 한국사회를 소재로 한 시편들이 많이 수록돼 있으며,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더불어 사는 삶의 길을 모색하는 문학혼으로 일상을 새롭게 형상화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집이 세상 속으로 나가는 순간 이미 내 손을 떠나 광범위한 독자대중의 것이 되고, 개인의 삶과 사회의 변혁에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다면 다행스럽다 할 것이다.

 

                                                                          

                                                                       2009년 1월 까치설날, 무학산 자락에서 저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