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군고구마에도 내 삶의 흔적이

2015. 12. 18. 22:21제4부·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

 

 

 

저 군고구마에도 내 삶의 흔적이  

 

 

추억의 먹거리 황토군고구마

달디 단 호박고구마를

오동동 거리에서 맛보아라

 

내 고향 옥계 산비탈에도

합천 쌍백 명자꽃네 뒷산에도

심궈져 있던 구황작물이

어쩐지 반가워 인증샷 한컷

올려보고 싶어졌네

 

짧았던 젊은 교사시절

완도 신지도 섬마을 황톳밭에서

귀하게 키운 자식처럼

다칠세라 호미 손으로 캐던

학부모 모습도 떠올라라

 

쌀뿐만 아니라 5대작물마저

위태로운 우리농업

농촌생각이 간절해지는 날

저 향그로운 군고구마가

왠지 남같지 않아라

 

밤바람 차가운 겨울거리에서

미소지으며 건네주는

황토군고구마여 고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