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13)
-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브레이크 없는 세상의 속도에적응하지 못하는 삶들하나둘씩 몰락해 가는 사람들을버리고 가는 비정한 사회오늘도 절벽 끝에서추락하는 수많은 이들에게무슨 장밋빛 미래며희망을 얘기한단 말인가일상의 행복이 어디 있는가다시 한번 인생길도장작불처럼 활활 타오르기를바램은 기약이 없는가우리시대의 레미제라블얼마나 많은지 참담하여라인연을 끊곤 살 수는 없으니사람 사이에 부대끼며잠시도 앉아 쉬지 못하는가난한 이웃들을 살펴 보라추석 명절 선물도 없이숨어 우는 바람소리처럼절망 속에 남몰래 앓는 세월에민생타령만 요란하구나잠들지 못하는 나날노동자 민중이 아픈 이 땅사람사는 세상은 언제쯤일까또 한 가족이 사라져 간다더불어숲이 되어 함께 지키자
2024.08.31 -
저 작은 새잎 하나가 모여
저 작은 새잎 하나가 모여 뭉텅 잘린 가지에도새잎이 돋고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지일터에서 잘려도가족들 먹여 살리는생존의 길은한시라도 멈출 수 없지뒤돌아보아도 더는물러설 곳 없어아픔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얼마나 많고 많은가초록잎을 단 네 모습이그저 고마울 뿐이다우리 더불어숲을 이루어햇빛과 바람과 새들과지난 얘기 나누며노동의 대지에 깊게 깊게뿌리내리고 살자저 작은 새잎이 모여이 강산이 푸를 때까지잘려도 끝내 살아그렇게 버텨온 세월소중했던 사랑이어라
2024.05.25 -
어린왕자 꽃에게 말을 걸다
어린왕자 꽃에게 말을 걸다 꽃에게 말을 거는 어린왕자 서로 관계를 맺고 길들이고 있는 저 풍경 오래 기다린 사랑이런가 긴 여행을 끝내고 자신의 행성으로 돌아온 행복한 시간이런가 혼자만 잘 살면 뭐가 좋아 더불어숲을 이루는 사람사는 세상이 어린왕자의 꿈이 아니던가 진보장미 한송이를 키우며 마음을 주고받는 끈질긴 심지 하나 눈보라 속에서 돌 우에서 꽃을 피우는 민중들 한결같은 염원 아니랴
2022.12.03 -
더불어숲이 그리운 여름날
더불어숲이 그리운 여름날 그마나 뒷산 숲이 있기에 바람쐬러 산책하고 고단한 심신도 챙기니 산딸기 맛보는 산길에서 뭇 생명의 숲이 소중한 줄 알겠더라 파헤쳐지고 사라지는 숲이 너무 아쉬워 도심 속의 나무 한 그루 골목길 꽃 한 송이 허투루 볼 게 아니더라 새소리 풀벌레소리 들리는 사람의 마을이 정겹게 다가오는 여름날 잠시 시름을 떨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 우리가 부대끼는 세상도 더불어숲을 이루어 서로 그늘이 되어 주고 수박 한쪽이라도 나눠 먹을 수 있다면 소소한 행복이 아니랴
2022.06.21 -
더불어숲이 왠지 그리워
더불어숲이 왠지 그리워 초록빛깔 숲속엔 뻐꾸기가 아련한 향수를 부르고 호두나무 위엔 청설모가 오랫만에 보이는구나 입하 지나고 이맘때면 만날고개에서 서원곡으로 무학산 둘레길 한바퀴 산행길 나서곤 했더랬지 회원골 산중에도 그린벨트 나무들 베고 농장 만드느라 칡꽃도 동백꽃도 보리수열매도 사라져 씁슬한 기분이더라 대나무숲 은행나무숲 우거진 작은 계곡가에도 미니골프장 들어서면 저 다람쥐도 길냥이도 다시 거처를 옮겨야 할 판 텃새도 까마귀도 딴곳으로 날아들 가겠지 오래 된 호두나문들 제 자리를 지켜낼려나 개발제한구역마저 임야를 사고팔고 투기판이 된 오늘에사 초록빛깔 숲속의 뭇 생명 소중한 줄 새삼 깨우치노라
2021.05.28 -
더불어숲이 나를 일깨우고
더불어숲이 나를 일깨우고 겨울 산길을 걸으니 얼굴을 스치는 시린 바람조차 반가워라 따스한 햇살도 포근히 안겨오는가 갈색 나뭇잎들이 나뭇가지들이 서로 몸부비는 소리 귓가에 들려오고 저 까치집은 청한 하늘 아래 아름다워라 보도블록을 뚫고 솟은 민들레 홀씨만큼 억척스럽게 ..
2018.12.27 -
냉이국 한그릇에 봄이 담겼네
냉이국 한그릇에 봄이 담겼네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 산중 뙈기텃밭에서 캔 냉이에 된장 들깨를 넣어 끓인 냉이국으로 명자꽃과 낮밥을 들며 GM먹튀 MB다스 밥상머리 대화를 나눈다 봄향기 그윽한 맛에 부추무침 백김치 계란찜을 반찬해서 겨우내 언 몸을 녹인다 어린 멧돼지도 고라..
2018.02.19 -
어쩌다 캣맘 번개모임^^
길냥이 하나도 작은 생명일진대 어쩌다 캣맘이 돼 버린 착한 동네사람들이 자연스레 더불어숲을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 키우던 개, 고양이 등이 유기되면 떠돌이 신세가 된다. 특히나 도시지역 재개발로 인해 그 동네가 헐리게 되면 길냥이들이 먹이찾기가 막막해진..
2017.02.24 -
우공이산 신영복의 삶을 기리며
우공이산 신영복의 삶을 기리며 쇠귀 신영복 선생한테 난 신세 많이 졌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숲에 이르기까지 또 서화 서예 글까지 밤새워 시를 쓸 때 자신을 돌아보라 블로그에 따오곤 했더랬는데 샛별같이 반짝거리던 시대의 지성이 지구별을 떠나다니 해..
2016.01.18 -
산은 내게 공동선을 이루라 하네
산은 내게 공동선을 이루라 하네 처서 지나니 벼가 익어간다 황금빛 들녘도 보인다 포항 천령산으로 떠난 산행길 숲속은 시원한 산림욕장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여럿이 함께 걷는다 매미소리가 교향악이다 야생초가 한 폭 그림이다 나무야 나무야 라고 말을 걸고 손을 잡는다 산..
2013.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