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집 <내일을 품은 오늘>(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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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 6월항쟁 사진전을 보면서 그날 거리로 떨쳐나선 종교인 학생 노동자 시민들 분노의 외침이 들린다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 그리고 수많은 민주시민들 그들의 눈물과 피로 만들어진 오늘 어언 36주년 다시 민주주의를 부르며 우리는 광장에 모였다 서울 부산 광주 전국에서 동시다발 항쟁으로 독재는 민주를 이길 수 없다! 6월항쟁 정신계승! 검찰독재 타도! 촛불대행진을 펼친다 야만의 시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는 결의가 온누리에 파도친다 단결된 민중 촛불이 이긴다 6월의 함성이 시작됐다 최루탄 자욱한 거리 독재에 맞서 목숨걸고 싸웠던 민주항쟁의 역사가 제36돌 6.10 민주항쟁 기념식 오동동 문화광장에 전시된 사진 한장마다 촛불처럼 타오른다 오늘 하루 이곳 마산에서도 민주화 ..
2023.06.10 -
석달간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석달간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옆집에 사람이 죽어도 모른다 비정한 도시의 민낯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일용직을 전전하던 50대가 홀로 쓸쓸히 숨져갔지만 석달이 되도록 아무도 몰랐다 복지 사각지대 참담하다 주민자치위도 복지패밀리도 복지등기도 부질없었다 각자도생의 생존법 더불어삶의 길은 아직 멀었다 왜 아무도 몰랐을까 왜 아무도 찾지 않았을까 전기료 체납 위기가구였건만 복지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다 건물 수리공이 신고하지 않았다면 영영 잊혀진 죽음이 되었을 터 도시재생 행복마을 만들기도 위험에 처한 한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 아프고 슬픈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 불평등 사회를 사람사는 세상으로 바꾸는 그날에 가서야 고독사도 사라질까 언론 기사를 접하는 순간 내 마음 한켠이 무너져 내렸다
2023.06.09 -
공공의료를 왜 외면하나
공공의료를 왜 외면하나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 어디 한둘이랴 복지도 축소 대선공약인 간호법 처우개선도 거부 의료도 민영화하면 공공의료는 죽고 서민들은 어디로 갈까 코로나 재앙 3년 이후 지원이 끊긴 마산의료원 20억 적자라는데 공공병원 역할이나마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곳곳이 민간 위탁 민영화에 열올리는 지자체 어찌 두고볼 것인가 숱한 환자 안전 의료 사고 생명이 달렸거늘 보건의료 인력확충도 손실보전도 예산지원도 없는 적자경영은 위태로워라 전국의 의료원들이 같은 처지라건만 없는 사람들 기댈 곳이 사라질까 두렵다 10년 전 진주의료원 폐업사태 악몽이 떠올라 다시 투쟁에 돌입할까 지켜야 할 것은 환자들의 생명이고 공공병원 마산의료원이다
2023.06.05 -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 그는 돌아오지 못했다 20층 아파트 건설 아찔한 작업장에서 지하 2층으로 추락해 목숨을 앗겼다 왜 아무도 몰랐을까 왜 아무도 찾지 않았나 그 시각 공장에선 철판에 깔려 한 노동자가 숨졌다 안전장비는 어디 갔나 중대재해처벌법 무용지물인가 어제도 오늘도 들려오는 슬픈 소식들이여 산재공화국이란 오명을 언제쯤 벗을까 돈보다 생명이거늘 일하다 다치고 죽는 전쟁같은 노동판 목숨 걸고 일해야 했던 어느 건설노동자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절 올린다
2023.06.04 -
이제 아이들 김도 못 먹인다
이제 아이들 김도 못 먹인다 불안한 마음 떨칠 수 없어 가족 밥상을 책임진 주부도 학교급식 어린이도 거리로 뛰쳐 나왔어라 방사능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일본땅 호수에 버리든지 아니면 깊이 파묻든지 하면 될 것이련만 왜 태평양 바다로 쏟아붓나 해류를 타고 흘러 흘러갈 세슘 오염수 과연 안전할까 남해안 어민들 양식업자들 자갈치 어시장 상인들 벌써 한숨짓고 있다건만 후쿠시마산 수입 면죄부를 주자는가 한심한 정부여 일본 간 시찰단도 못믿을 판 생계보호 대책은 있는가 한반도 전쟁위기만 고조시킬 자위대 입항도 열불나건만 이미 선박 평형수로 이 땅에 들어온 방사능 물 원산지 둔갑한 일본산 수산물 3고시대 생업도 위태로운데 바닷가 어시장에 발길 뜸해지면 식당도 술집도 집밥도 얼마나 고통을 겪어야 할까 시내 한복판에서 시위..
2023.06.02 -
오동동 다리 옛 복개천에서
오동동 다리 옛 복개천에서 비 개인 이른 아침에 교방천을 따라 오동동 다리까지 내려가니 87년 복개천 그 자리 자유시장 아케이트 허름한 술집이 기억나지 6월항쟁 격전지 데모가 끝나면 들르던 그날의 해방술잔이 그리워 저기 오리떼 노니는 교방천은 알고 있을까 악착같이 살려고 판자조각 덧대서 꾸며놓은 포장마차도 생각나 지금은 어떻게들 지낼까 비안개 서린 무학산은 항쟁의 역사를 생생히 간직하고 있으려니 바다로 흘러가는 하천도 무심치 않으려나 생태하천 길을 걸으며 산책하는 사람들 최악의 경기 침체 속에서 연휴 끝난 출근길 내 마음도 무거워라
2023.05.31 -
내일을 품은 오늘을 노래하다
내일을 품은 오늘을 노래하다 잠 못 드는 비내리는 새벽녘 그녀의 새 음반 노래를 USB로 듣는다 노랫말 하나 곡 하나 모두 깊은 산 옹달샘처럼 해맑은 목소리가 흐른다 여리지만 질기고 낮지만 야무진 우위영 가수의 올곧은 심지가 노래 속에 배여 있다 늙으신 어머니를 돌보면서 작곡했다니 놀라워라 격동의 시대를 겪은 사람들에게 가볍게 흘려 들을 수 없는 상처꽃의 아픈 사연들은 민중의 역사이거늘 기타소리의 애절한 선율들이 그녀의 슬픈 마음들이 빗소리 울리며 산천을 적셔 주어라 나직이 시를 읊조리듯이 노래하는 민중가수 부르기 어렵다는 신청곡 굽이치는 임진강 그 노래만큼 "어린 소녀" "오월 운주사" "봄바람 불면" "이 세상 어디에도 그대" "진달래" "고향 고맙다" "영등포행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등등 이후 ..
2023.05.28 -
추락하는 것이 어디 민생뿐이랴
추락하는 것이 어디 민생뿐이랴 출산율 1%도 안되는 이 나라 70대 노인네뿐인 고향마을 석탄일 공양미 올릴 이가 없다는 절집의 한 스님 탄식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구나 취업도 가정을 꾸려 나가기도 미래도 불확실한 사회 탓이런가 체감 경기는 위기이건만 호전될 거란 공염불만 하니 각자도생이 살 길이란 말인가 중국도 러시아도 수출길 막히면 경제 위기는 더 심해지거늘 한미일 삼각동맹이요 G7 회담이요 내세우면서 전쟁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가 공장 생산량도 줄인다 하고 일자리는 점점 사라진다는데 자영업인들 장사가 될까 IMF때보다 추락하는 민생경제 어디 출산율 하나뿐이랴 허리띠를 졸라맨들 나아질까 가짜뉴스로 눈가리는 정부당국 말을 누가 믿겠나 퇴진이 평화고 살 길이란 시국촛불의 분노가 타는구나
2023.05.24 -
꽃처럼 연인처럼 아껴주리라
꽃처럼 연인처럼 아껴주리라 사월 초파일 내 생일에 맞춰서 둘도 없는 선물이 왔다 민중가수 우위영 애지중지할 음반이 해당화 시인에게로 안겼다 국회에서 자전거 타던 명랑한 그녀가 생각난다 고난의 시간 이후 더 강해져 봄바람처럼 우리 곁으로 돌아와 콘서트를 연다 희망의 파랑새를 목놓아 부르며 굽이치는 임진강을 절절히 소리쳐 부르던 노래꾼 지금 우위영 바람이 불고 있다 투쟁의 거리에서 숱하게 불려졌던 민중가요 항쟁의 봄 촛불항쟁 그 간절한 소망과 분노가 그녀의 애틋한 목소리 속에 알알이 맺혀 있다 민중이 부른다면 오늘도 사랑하는 이들에게로 달려가는 우리시대의 가수를 꽃처럼 연인처럼 아껴주리라
2023.05.23 -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 세상인가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 세상인가 감옥으로부터의 편지를 읽으며 옥중에서도 분노에 휩쌓인 민주노점상연합 최영찬 위원장 절절한 심정이 가슴을 쳐라 노점은 가난한 이들이 먹고 살기 위한 유일한 생계수단 엄연한 직업 중 하나이건만 강제철거 생존권 박탈에 항의하다가 그는 구속되었다 어떤 사람은 목숨을 끊는 사회적 타살이 자행되었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을 옥죄는 반민중의 세월 얼마던가 가난한 노점상을 쓰레기로 표현한 막말구청장도 있을 정도다 공권력의 폭력 불법행위는 두고 생존을 위해 저항한 이들에게 책임을 묻고 구속시키는 무전유죄 가혹한 현실이다 민생3법은 국회 계류중 생계보호특별법은 간데없어라 최위원장은 옥중투쟁 기간 같은 방 수용자들과 세상 돌아가는 뉴스를 나누면서 그는 민중이 가져야 할 자세 진실이 무엇인지 알리..
2023.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