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집 <내일을 품은 오늘>(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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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바다를 포기할 수 없다
우린 바다를 포기할 수 없다 참 어이가 없는 일이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이상없다는 정부 IAEA도 일본 총리도 태평양 연안 해상 방류가 적합하다고 판정하니 우린 남은 열두 척의 배로 왜적과 싸워야 한다 제주해안 남해안 해상시위가 학익진처럼 펼쳐진다 해양범죄 테러를 저지르는 일제의 만행에 맞서 욱일기를 바다에 내던지며 거북선 함포가 불을 뿜듯 오염수 방류는 테러다 바다는 일본의 핵폐기물 쓰레기통이 아니다 제주 어민 해녀들이 외친다 안전하다면 지들 나라에 보관하면 될 것을 아시아 유럽 미국 해안까지 발암물질 핵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흘러가겠거늘 우린 불안감에 치떨린다
2023.07.08 -
물러설 곳도 되돌아갈 길도 없다
물러설 곳도 되돌아갈 길도 없다 함께 가야 할 길이라면 총파업의 깃발 아래 우린 단결 연대의 힘으로 공공의 적과 맞서 싸워 나갈 것이라네 노동자의 목숨도 국민의 안전도 위태로운 야만의 시대를 끝장내러 일어섰다 민주노총 2주간 총파업은 역사의 부름이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 국민이 이긴다 155개 경찰부대 1만명이 집회를 방해한대도 노동 민생 민주 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전국에 울려퍼지는 노동자 대투쟁의 함성을 결코 막을 수 없다 노동열사들의 뜻을 새기며 우린 전진할 것이다 같은 하늘 아래 단 하루도 살 수 없다
2023.07.06 -
3100원 수매가 마음이 쓰리다
3100원 수매가 마음이 쓰리다 이러려고 대선 투표했나 마늘농사 헛농사란 탄식이 가슴을 때리는구나 도시 소비자들은 오른 물가에 열받고 농촌 마늘생산 농민들은 반토막 경매가에 총궐기할 지경이라지 이상기후 자재값 인건비 등 그것도 죽을 맛인데 무관세 수입개방하겠다며 물가안정이랍시고 대책 내놓는 살인농정에 생산자 농민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하기만 하다지 고통받는 땅의 사람들이여 뒷짐진 무능한 정부 탓에 분통터질 노릇이구나 마늘 양파 배추 등 기초농산물 가격을 보장할 농민기본법 제정이 왜 절실한지 알겠더라 올해 3100원 마늘 수매가는 농민들을 농락하는 것 가격폭락 대책 수립하라 깃발을 단 채 차량행진하는 생산자대회 대열이 내 눈에 선해지는 오늘 아스팔트농사를 짓지 않아도 될 세상이여 그날이 올 때까지 농민가여 울..
2023.07.03 -
옛 임항선 철길을 걸으며
옛 임항선 철길을 걸으며 기적소리 울리던 옛 철길 완행열차를 타고 시골농사 지은 농산물 팔러 나오던 새벽 역전시장 통학하던 학생 직장인 추억이 되살아오는 그 임항선 철길을 걷는다 나무숲이 그늘막이라 장마철 운동삼아 산책나온 시민들이 많다 둘이 모처럼 오붓이 3,15 의거탑 공굴다리 지나 마산우체국까지 가는 길 뭉쳤던 몸이 반응한다 아파야 낫는다는 말처럼 고단한 몸살림인가 무학산 임항선 마산만으로 관광코스를 잇자는 도시재생의 현주소이다 우리동네는 우리가 가꾸자며 주말 동네 청소를 하는 의창구 분홍이봉사단처럼 생활정치가 실감난다 근심걱정 떠날 날 없는 날에 임항선 철길을 걸으며 잠시라도 마음이 가볍다
2023.07.01 -
수제비 한 그릇을 먹으며
수제비 한 그릇을 먹으며 간밤엔 천둥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졌다 올 장마가 심상찮다 비 그치니 또 폭염이다 낙동강 녹조는 발암물질 투성이라건만 왜 보 개방을 않나 이제 식수마저 위태로워라 부산경남 사람들 밥상도 안심하지 못하지 명자꽃은 아침녘에 골목길 텃밭을 살펴보고 추억의 수제비 차려서 늦은 끼니를 때운다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이 24만명이라는데 편의점 도시락 라면은 싸도 나트륨 초과라건만 젊은 몸인들 건강하려나 노숙인 무료급식도 고물가에 찬이 준다지 점심시간 밥값이 만원대니 직장인도 울상이라지 쩐의 전쟁 못지 않은 밥의 전쟁이 시작됐는가 저 수제비 한 그릇 집밥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스러운 오늘이다
2023.06.28 -
핵 오염수에 어시장도 열불난다
핵 오염수에 어시장도 열불난다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시장에 비옷 사려고 갔다가 상인회 전회장을 만나 요새 경기가 어떻습니까 물으니 말도 마란다 장삿일 다 죽을 지경이란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전인데도 심리적 위축 탓인지 불안한 감이 역력하단다 어시장이 타격받으면 창동 오동동 식당 술집들도 뭘 갖고 장사를 할까 물가고에 악재가 하나 더 덮친 최악의 여름이 되겠구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수많은 상인들의 생계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 아닌가 어찌 어시장 하나뿐이랴 아이들 학교급식도 안심하지 못할 판이라지 폐업한 점포들 노점들 마주치면 마음이 안쓰럽다 장마철 막걸리 파전 생각보다 앞으로 뭘 해서 살까 시장 나들이길이 무겁다
2023.06.25 -
참교육이 더 간절해지는 오늘에
참교육이 더 간절해지는 오늘에 학교 마치고 가정방문 갔더니 개구리 울음소리만 요란한 산골처럼 캄캄한 섬마을 산 아래 낡은 집에서 학부모가 소주 한사발을 권하길래 받아 마시고 그냥 돌아왔지 그때 난 철부지였어라 노동에 지친 몸 쉬는 중인데 웬 젊은 선생이 찾아와 무슨 상담을 한단 말인가 거진 흙수저 출신들이라 세상을 바꾸지 않으면 학벌사회 차별을 피해갈 수 없었을 터련만 독재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거부 못하는 일선 교사들 감시하는 교육관료들 그대론데 검찰공화국 들어선 정치적 편향 운운하며 행복학교 마을학교 예산도 모조리 삭감했다지 거꾸로 돌아가는 학교교육 쉬운 수능 킬러문항 특목고 자사고 부활 등 교육개악 단어들이 난무하니 무한경쟁 입시지옥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다시 참교육이 간절하여라
2023.06.23 -
능소화가 필 무렵이면
능소화가 필 무렵이면 새들도 잠든 한밤중 비는 내리는데 담벼락 위에 능소화가 그리움처럼 피었네 눈에 선한 옥계 바닷가 고향길 황톳빛이 꽃잎 속에 어렸구나 어젯날 까치가 울고 행여나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까 기다린 석전동 글감옥 시절 골목길 어귀에 능소화가 피었댔지 내겐 상처꽃이네 찢겨진 이 산하에 철망 앞에서 붉은 담장 하얀 방 창살에 갇혔던 내 젊은 날도 해직의 세월도 이제는 추억이건만 풀지 못한 한들이 되살아 오는 검찰독재 시대 저 능소화 꽃말처럼 사무친 기다림은 끝나지 않는가 버티고 이겨내어라
2023.06.21 -
상자텃밭 찬거리로 한끼 때우고
상자텃밭 찬거리로 한끼 때우고 명자꽃이 가꾼 상자텃밭에서 상추 깻잎 고추 가져다 아침 한끼 밥상을 차리고 폭염 속에 하루를 시작한다 간밤은 열대야 탓에 깻잎도 오그라들었더니 살아 있어 줘 고맙다 넉넉한 들엔 옥수수꽃이 피고 흘린 땀만큼 수확하며 땅과 말하는 농사형제들 살농의 긴 세월에 우리농산물 지켜내기도 식량자급률도 더 힘들어질 판이건만 방사능 오염수까지 저 난리니 생명의 신비가 깃든 농삿일 그 공을 뉘라서 알랴 도시의 빈 땅 놀리느니 공동체텃밭이라도 일궜으면 오죽 좋으련만 온통 투기판이 돼 버렸다 중성동 골목길 대문 담벼락에 놓여진 상자텃밭 여나믄 개 다행히 모두 살아 있다 유일한 낙이란 텃밭가꾸기에 깃들인 고향마을 향수 남새들마다 짙게 배였다 그래 끈질기게 한번 살아보자
2023.06.19 -
부산항은 평화를 원한다
부산항은 평화를 원한다 핵전쟁으로 가지 않는 방법은 없는가 이 땅이 뉘 땅인데 저 부산항에 지구 최후의 무기란 핵잠수함 미시간호가 들어왔단 말인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맞서 6년만에 방한한 미시간호 무엇을 하려는가 정전 70년 6.15선언 23주년 역사의 교훈을 잊었는가 과연 제2의 한국전쟁이 터져야 좋은가 접경지역도 서해안도 불안하기만 한데 평화의 길은 멀기만 한가 전쟁위기설이 실제상황이 되는 날 우린 어디로 피난갈까 참상들이 눈에 선하건만 또 다시 부산항에 핵잠수함이 웬말이냐 내 사랑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노라
2023.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