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가 필 무렵이면
2023. 6. 21. 21:48ㆍ소시집 <내일을 품은 오늘>
능소화가 필 무렵이면
새들도 잠든 한밤중
비는 내리는데
담벼락 위에 능소화가
그리움처럼 피었네
눈에 선한 옥계 바닷가
고향길 황톳빛이
꽃잎 속에 어렸구나
어젯날 까치가 울고
행여나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까 기다린
석전동 글감옥 시절
골목길 어귀에
능소화가 피었댔지
내겐 상처꽃이네
찢겨진 이 산하에
철망 앞에서
붉은 담장 하얀 방
창살에 갇혔던
내 젊은 날도
해직의 세월도
이제는 추억이건만
풀지 못한 한들이
되살아 오는
검찰독재 시대
저 능소화 꽃말처럼
사무친 기다림은
끝나지 않는가
버티고 이겨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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