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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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에 곰국을 챙겨 먹고
새벽녘에 곰국을 챙겨 먹고 참 오래 전의 일이구나 낮과 밤이 뒤바뀐 글감옥 웹 작업을 할 때 학비노조 한 사람 시인이 하얀 밤 지새우며 끼니 거르는 줄 알고 곰국 찬거리를 챙겨주던 기억이 나네 오늘은 당신이 차려 준 소뼈 고아낸 곰국을 새벽녘에 먹고 컴 앞에 앉았어라 어디 밥 한끼뿐이랴 시도 거르지 않고 쓰야 내 할일을 하는 거지 외식 물가 무서운 요즘 집밥 한끼가 새삼 소중스러워져라
2024.01.06 -
때로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며
때로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며 과거의 오늘 페이스북을 여니 4년 전 빌딩 옥탑방에서 "장마비 줄곧 내리는 창동의 아침 비에 젖는 바다풍경을 내 가슴에 담는다 몸은 피곤해도 오늘 하루를 값지게 살자"는 포스팅이 애틋하구나 그러니까 명자꽃을 만나기 전 시인의 거처에서 보낸 그해 ..
2016.08.23 -
그 섬에 해당화 다시 피련만
그 섬에 해당화 다시 피련만 왠지 내 가슴이 저려오르네 신지도 섬마을 언덕에 내버려진 빈집을 보면서 30년 세월이 훌쩍 지났건만 떠나온 정을 못 잊어서 하얀 밤 지새우며 그려라 명사십리 해당화 피어 있던 그곳에서 가르친 학생들 이제는 어른이 되었을테지 황토밭 일구며 모질게 살은 부모 돌아..
2009.10.07 -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고 싶다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고 싶다 앞니 하나 기어코 빠져버렸네 뼈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속절없이 내게서 떠나갔는가 하얀 밤 지새우며 시를 쓰다가 며칠째 앓던 이빨 무심결에 툭 떨어져 나가다니 서글퍼라 팔팔한 젊은 시절 혹사시키며 제때 못 챙겼던 나의 분신을 주머니 속에 가만히 넣어두자 잇몸..
2008.09.10 -
어제의 한 걸음이 오늘을 만들었을 뿐
어제의 한 걸음이 오늘을 만들었을 뿐 처서 지나 바람 선선한데 벼들이 여물어가듯 나의 삶도 익어가는가 쭉정이는 버리고 알갱이를 챙기며 마음 다지고 새 길을 찾아 떠나볼꺼나 불안정노동이 판치는 세상 다시 첫 발을 내딛어 도전하는 셈치고 말이지 하얀 밤 지새우는 날 많은 프리랜서를 선언하..
200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