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세상(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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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가을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 찬 기운을 몰고오는 가을비 이른 아침에 까치가 울고 행여 반가운 소식이 올려나 괜스레 기다려지는 마음 꿈 속에 엄마가 선물 두 개를 갖고 여기까지 찾아왔더라 지상낙원이 아니라면 사는 것이 전쟁같은 이 땅 슬픔은 강물처럼 흘러 눈물이 마를 새 없는 내 나라 이태원 참사 1주기에도 특별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제 잇속 차리기에 급급한 양당정치가 정권을 바꿈한들 어디 노동자 농민 빈민 민중의 삶이 나아지던가 일하는 사람들이 죽지 않을 안전한 일터는 멀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구나 농사지어 제값받는 농정이란 어느 세월에 이루어질까 도시의 그늘 소외된 이웃들 일가족 비극은 끝없어라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노점상 먹고 살기도 빠듯하여라 사노라면 좋..
2023.10.20 -
내 마음의 봄은 어디에
내 마음의 봄은 어디에 또 다시 봄은 왔건만 내 마음의 봄은 아직도 멀기만 한가 찾아보고 달려갈 곳들 몸은 못 따라가도 마음은 타거늘 차별없이 평등한 더불어삶의 내일을 지향하며 살자 온갖 게 위기투성이인 빼앗긴 들에도 꽃은 촛불처럼 피어나 성난 민심의 광장으로 함께 물결쳐 가리라
2023.03.03 -
먹고 살려고 노점한 거밖에 없는데
먹고 살려고 노점한 거밖에 없는데 허리가 굽을 때까지 죄라면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노점단속에 피멍이 든 서러운 세월을 뉘라서 알랴 사기친 것도 아니고 도둑질한 것도 아니고 막다른 생존의 길목에서 선택해야 했던 노점상 생계보호는 커녕 과태료 처분 강제철거 인권유린 살인단속이 되풀이되는 도시빈민의 처절한 삶이여 어디선 강제철거에 맞서 분신을 하였다지 오늘은 생존권 보장에 나섰던 민주노련 집행부가 불법행정대집행은 쏙 빼고 법정 구속 되었다지 노점 야시장 오일장이 있을 때 거리에 활기가 돌건만 세금내겠다는데 웬 벌금 어디랄 것 없이 전쟁터구나 강자독식의 세상살이에 약자 편에 선 사람들 빈민사목 뜻있는 종교인들 제정구 선생의 빈민활동 청년진보당의 빈활 가치있는 삶의 길이거니 전태일 열사가 그리도 원했던 평등세..
2023.02.11 -
흰눈쌓인 저 풍경 앞에서
흰눈쌓인 저 풍경 앞에서 이 산하에 쌓인 흰눈이여 못다 이뤘던 평등세상을 펼쳐논 오랜 민중의 꿈이런가 하얀 마음들이 점점이 아로새겨진 노동의 대지 애초에 땅이란 집이란 잠시 머물다 가는 모두의 소유가 아니던가 국가란 민이 주인되는 삶의 방식일 뿐 눈보라 뚫고 걸으며 해방세상 그날을 위하여 산화한 앞서간 이들 발자취 내 눈에 선하여라
2023.01.17 -
내겐 예술꽃 한송이가 행복이다
내겐 예술꽃 한 송이가 행복이다 내 젊은 날 감옥에 갇혔을 때 사상범 딱지를 붙였댔지만 그저 민족문학 지향 민주화 조국통일 신념이었을 뿐 딱히 사상이랄 것 없었지 씨알의 소리 창작과 비평을 읽으며 싹을 틔운 예술꽃 시대정신을 담지 못한 시가 노동의 뿌리가 얕은 꽃이 어찌 희망을 안겨줄 수 있겠는가 치열했던 70년대 80년대 문학잡지 전성시대는 갔어도 40여년을 지탱해 준 사상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 평등세상을 향한 오래 된 꿈은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은 것 신념과 열정의 예술꽃 한 송이가 돈없어도 시인에겐 행복이다
2022.10.28 -
민들레 홀씨되어 네 곁으로
민들레 홀씨되어 네 곁으로 우리 민들레 홀씨되어 산들바람 타고 그리운 얼굴들에게 훨훨 날아가 보자 낮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속으로 희망 씨앗이 되어 응어리진 가슴 토닥이며 풀어주자 한 점 불씨가 광야를 불사르듯 보수양당 정치를 넘어 진보의 목소리 이 산천을 울리도록 비상하는 새처럼 높고 멀리 날아보자 시련의 날들을 이기고 노동의 대지 위에 끈질기게 피어 다시 민중들 속으로 민들레 홀씨되어 평등세상 자주통일 그날을 위하여 우리 함께 날아가리라
2022.05.20 -
휘날려라 총파업 깃발이여
휘날려라 총파업 깃발이여 10.20 민주노총 총파업 110만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춰 거리로 나서 불평등 타파를 외쳤다 투쟁하지 않는 노동자는 자본과 권력의 족쇄를 깨뜨릴 수 없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끝없이 빈곤해지는 착취의 세상 차별을 갈아엎고 평등세상을 만들어가는 대투쟁의 시작이다 11월 전국노동자대회 12월 농민대회 민중대회 그날까지 몰아쳐가자 1년에 2천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어가고 있다 총파업 깃발을 들고 투쟁할 때만이 저 불평등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 단결하여 싸우는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이제 평등사회의 길로 다함께 달려가자 기필코 새 세상을 우리 손으로 이루자
2021.10.20 -
평등세상 그날은 언제쯤
평등세상 그날은 언제쯤 피흘린 민주화운동이 노동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는 것 이제 다함께 고민할 때가 아닐까 평등한 세상은 과연 꿈일 뿐일까 일하는 사람들 차별없는 일터는 구호에 그칠 뿐일까 산업화 민주화 계급화 저 만평 하나 내 가슴을 울리네 근로기준법조차 사각지대인 수..
2020.02.19 -
우리시대 레미제라블을 위하여
우리시대 레미제라블을 위하여 장애인의 날에 여전히 차별철폐 시위를 펼치는 슬픈 풍경 앞에서 등급제 폐지도 이동권 보장도 실현되지 않았구나 이주노동자 수만명인데 혐오집회가 웬말인가 먹고 살려고 길바닥 장사라도 차렸던 노점상이 목숨끊는 비정한 도시살이 나날 기초수급자 ..
2019.04.23 -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꼬마거미야 안녕? 언제 거기에 둥지를 틀었니 침낭 옆 잡동사니 종이컵 속 거미줄을 쳤네 새들이 집을 짓둣 혼자 힘으로 살 곳을 꾸리고 어미없이 자라는 꼬마거미도 제 집이 있건만 집 없는 사람들이 절반이라지 평등세상 아니야 무상으로 집 장만 그런 세상이 언제고 오려마
2011.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