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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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산 무학산에게
고향의 산 무학산에게 무학산아 잘 있느냐 서원곡 입구에서 너에게 안부를 전하네 전라도 객지에서 돌아왔을 때 나를 반겨맞던 산 무등산만큼 추억이 숨쉬는 정든 산 서마지기 학봉 굽이치는 능선부터 샛길 계곡까지 안 다녀본 길이 없지 생활에 쫓기느라 뜸했지만 반가워라 밤새 비 쏟아지고 날씨는 흐려도 어김없이 봄은 왔고 매화꽃이 보이네 저 산중턱 바위 틈에는 진달래도 피었겠지 봄나물도 솟고 널 찾는 이 많겠구나 석전 봉화산에서 정상까지 올랐다가 쌀재고개로 하산하는 종주산행길에 우리 다시 만나자
2021.03.02 -
막차에 관한 추억을 돌아보며
막차에 관한 추억을 돌아보며 오늘 오동동 시내에 갔다가 시내버스 막차를 타고 석전동 방으로 들어왔다 집사람이 널어놓은 옥상 빨래를 한아름 걷고 피시방에서 시를 쓴다 대학때는 부산에서 마산 가는 막차를 타고 돌아왔고 교사때는 광주항쟁 둘째날 막차를 아슬하게 타고 완도 신지..
2015.01.16 -
시인의 흔적을 남기며
시인의 흔적을 남기며 막상 정리하려니 딱 한 가지 나의 분신 시집이 맘에 걸린다 그래 몽땅 꺼내 사진을 찍고 시인의 흔적일랑 남겨 두자 내 가슴 깊숙히 간직해 둘 시집 열한 권 추억이구나 가을이 오기 전에 또 한권의 두툼한 시집을 바쳐야 한다 못다 버린 짐은 어깨에 메고 다시 시작..
2012.06.01 -
대학가에 봄은 왔는가
대학가에 봄은 왔는가 참 오랫만에 왔구나 댓거리 경남대 10.18 광장 노인정 그 자리 해마다 축제때면 또 집회때면 즐겨찾던 이곳 세월은 살같이 흘러 최루탄도 민중가요도 대자보도 없지만 월영지 한마관 그 어디든 추억은 새록새록 숨쉬네 등록금 5백만 시대 청년학생들 숨통을 조이고 88만원 세대라..
2011.03.11 -
진영에서 하룻밤 묵다
진영에서 하룻밤 묵다 골목길 여관에서 오래 목욕하고 거울에 비친 나 머리도 희끗해 몸도 말랐고 하 세월 멀리 달려왔구나 따스한 온돌방 오랫만이고 더운 물 얼마만이더냐 진영신문 막바지 작업에 사진 찍고 얘기듣다 늦은 밤 구도심 옛길 숙소에서 잠 못 이루며 추억에 젖는가 보성녹차 한 병 디스..
2011.02.22 -
만날제 축제에 가거들랑
만날제 축제에 가거들랑 추억을 가진 자만이 올라오는 고갯길 마산에 만날고개 있지 추석 지나고 열리는 만날제에 가면 행여 반가운 이 만날까 눈길을 돌려 보라 항구도시 바다 위로 둥글게 뜬 보름달을 맞는 기쁨이여 까짓 통합 사기극이야 풍물장단으로 멀찍이 날려버리고 술 한잔 마시는 이날 예..
2010.09.25 -
야간산행길에 만난 반디여
야간산행길에 만난 반디여 아 반딧불 살아 있었구나 조심스레 한발 내딛은 천주산 야간산행 숲길에 헤드랜턴 켜고 산에 들며 행여 뭇 생명 깨울세라 소리조차 낮춰야 했거늘 소나무길 풀향기 짙은 산 풀벌레소리 정겨웠거니 천주암 스님도 반겨맞네 만남의 광장에 빛을 뿜는 추억 속의 반딧불이여 고..
2009.09.10 -
힘모아 뜻모아 함께 달린 그날은
힘모아 뜻모아 함께 달린 그날은 수출2공구 내 실내체육관에서 당원 가족체육대회 열린 날 모처럼 웃고 춤추며 뛰었구나 서로 얼굴도 익히고 인사하며 미래의 주역 아이들과 함께 기쁜 하루를 보낸 추억의 장 누가 뭐래도 당은 건강하였다 노동자 서민의 참된 벗으로 민주노동당은 쉼없이 일하네 우..
2008.11.03 -
모랫벌에 묻은 추억을 돌아보며
모랫벌에 묻은 추억을 돌아보며 한낮엔 매미소리 요란스럽고 밤엔 무논의 개구리 울던 황톳빛 섬마을은 잘 있는가 유배지였던 그곳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떠난 지 꽤 오래건만 눈에 선하여라 농구메고 소끌며 들일나가던 학부모 얼굴도 보고 싶고 웃고 떠들던 학생들 그립네 모랫벌에 밀려오..
2008.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