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전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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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분단병의 희생양이었다
그들은 분단병의 희생양이었다 이 또한 억울한 죽음 아니랴 실미도 영화처럼 그들은 범죄자들이 아니었다 돈벌려고 입대했다 청와대로 행하던 71년 그해 자폭 이후 살아남은 4명 부대원 군의 월남전 파병 회유로 대법원 상고 포기 사형 판결로 집행된 지 51년 세월이 흘러 고 임성빈씨 여동생이 나서 대법원 상소권 회복 신청을 하였다는 소식에 오빠의 한이 풀어질까 그날 묻혔던 진실이 이제 만천하에 드러날까 그 재판을 주목한다 진실화해위가 찾지도 못한 아픈 흔적들 얼마나 많고 많은가 정전 70년 오늘까지도 우린 분단병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채 꽃피지 못한 젊은이들 실미도 북파부대원 영전에 꽃 한송이 바치노라
2023.09.09 -
한 고교생의 죽음 앞에서
한 고교생의 죽음 앞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먼저 간 친구들 끔찍한 악몽을 겪으며 이태원 참사 그날이 소스라치게 떠올라 몇 번이고 시달렸을 트라우마가 끝내 한 고교생을 죽음으로 내몰았구나 전쟁 후유증처럼 깊숙히 박힌 상처를 어찌 치유할까 사상자 303명 중 생존자들을 외면말라 더 늦기 전에 별이 된 자식이 보고파 피울음 흘리는 유족들도 살펴라 살아서 진실을 밝혀 다시 서야겠건만 유서조차 없이 이리 허망히 떠나다니 너의 영전에 국화꽃 한송이 놓는 내 마음에도 슬픈 거리에도 함박눈 내리는구나
2022.12.14 -
어느 하청노동자 죽음 앞에서
어느 하청노동자 죽음 앞에서 설 명절도 쉬지 못한 채 도금업체 폐수 찌꺼기 제거 작업하다 황화수소에 질식돼 40대 가장인 하청노동자가 숨졌다네 먹고 살려다 어이없이 죽어가는 사람들 어제 오늘 일이 아니건만 슬픈 노동의 대지에 궂긴 소식만 들려오는가 방독면은 썼을까 안전수칙은 지켜졌을까 재해사업장은 왜 이렇게 많단 말인가 연합뉴스 한 귀퉁이 기사를 접하니 내 가슴에 맺히더라 이름도 남김없이 우리 곁을 떠나가는 불안정노동자들 새하얀 국화꽃 한송이 눈물 한방울 그의 영전에 엎드려 끝없는 산업재해 내 탓이요 가슴치며 삼가 조의를 표하노라
2021.02.15 -
갑질사회 언제까지 두고 보랴
갑질사회 언제까지 두고 보랴 얼마나 더 갑질을 당해야 하나 약자에게 가혹한 사회 오늘도 아파트 경비원 최씨가 폭력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그만 극단선택을 했다니 이 원통한 한을 어이 풀까 심성이 고우셨다는 그가 일하던 경비실 앞에 추모의 촛불 켜지고 '부디 죄지은 사람 처벌받고..
2020.05.13 -
한 막내 시민군의 죽음 앞에서
한 막내 시민군의 죽음 앞에서 17살 시민군 부고를 접하고 그날의 빛고을 항쟁 거리에서 도청에서 산화한 꽃넋들이 되살아왔다 군용트럭에 실려 군용헬기에 실려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 전사들은 어디에 있을까 죽을 줄 알면서도 끝까지 도청사수에 나섰던 고등학교 1학년 박씨 근 40년 세..
2019.08.08 -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 새해 벽두에 우리가 갑오년 소망을 기원하며 해돋이를 할 때 슬픈 소식을 들었네 40세 한 시민의 비보 제 한몸을 불살라 그토록 절절히 갈망했던 염원이란 무엇이었나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 박근혜 퇴진 특검 실시 국민의 소리였네 ..
2014.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