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25)
-
죽음마저 외로운 사람들
죽음마저 외로운 사람들 손잡아 줄 이 없었을까 사각지대 복지도 가 닿지 못해서일까 60대 부모와 30대 자녀 일가족 왜 목숨을 끊었을까 억울한 죽음마저 무덤덤해지는 슬픈 나라 먹고 살기 힘들고 양극화 골은 깊어가는 사회 탓일까 기본소득제 하면 잇따른 비극 과연 막을 수 있을까 어제도 오늘도 자살률 1위 대한민국 바뀌지 않고서는 사람사는 세상 멀어라 외로이 떠나간 이웃들을 지켜주지 못한 우리 고단했던 삶 앞에 편히 쉬시라 절올리며 국화꽃 한송이 바쳐라
2021.03.19 -
사각지대 사람들과 함께 살자
사각지대 사람들과 함께 살자 길거리 장사하는 이들에게 진달래 피는 봄은 멀다 행여 코로나 확진자라도 다녀갈까 조바심하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점상 뛰는 재료값에 매출도 영 말이 아니라건만 결제땜에 쉴 수도 없는 고단한 노동 장삿일 뉘 있어 알아나 주리오 뒤늦게서야 4차 재난지원금 한시적생계 50만원 노점상 일용직에게도 정부가 지급 결정했다니 나로선 다행스러운 일 국가가 사각지대 사람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 돈보다 더 희망이 생겨라 어저께는 합포구청에서 웬 노점단속이 다 나오고 창원시의회 문순규 경제복지여성위원장이 현장을 방문해서 상생으로 상권활성화를 이루어 함께 살자고 페이스북 밴드에 창동 오동동 부림시장 전통상가 소감을 올렸더라 명자꽃 당신과 인증샷도 댓글 토론이 불붙은 뒤 생계형 노점 합법화 조례..
2021.02.28 -
광기가 춤추는 세상을 바꿔라
광기가 춤추는 세상을 바꿔라 노래방 사장이 목숨 끊었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며 아내가 슬퍼하네 오늘도 일가족이 뛰어내렸다는 비보가 쉴새없이 들려오는 이 땅 PC방 창업의 꿈마저 코로나에 무너지고 빚만 남아 회생 파산인가 명동 중심가 상가마저 텅 비어버린 자영업 현실 노동자는 구조조정 해고가 일상이 돼 버린 헬조선의 광기가 넘쳐나라 재료값도 못 건지는 사각지대 노점상 늘상 산재사고에 노출된 플랫폼 배달노동자 식량주권 지키는 농민들은 재난지원금도 없이 잔인한 봄을 맞는구나 생활물가는 널뛰듯 하고 영끌 빚투에 환장한 고장난 한국사회를 보라 야만의 약육강식 갈등 속에 가장 고통받는 이들이 누구인지 한번 돌아보라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코로나 탓일까 우리 탓일까 광기는 멈추어야 한다네
2021.02.25 -
초승달이 슬퍼 보이는 날
초승달이 슬퍼 보이는 날 밤 9시가 되면 텅 비는 오동동 술집거리 마법같은 거리두기 문화광장 위에 새벽 초승달이 유난스레 내 발걸음을 붙드네 저마다 최악의 겨울나기 언제쯤 끝날 것인가 가슴졸이는 사람들 방콕도 지쳐가고 650만 자영업자 시름은 깊어만 가는구나 한파 속 앙상한 가지로 버티는 저 겨울나무 이내 마음 같아라 3차 선별 재난지원금 임대료 세금 제하면 별 도움이 안된다는데 숱한 사각지대 이웃들은 어찌할 것인가 오늘 하루도 공치고 하릴없이 보내는 답답한 나날에 초승달이 슬퍼 보여라
2021.01.10 -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당신이 비껴간 그 자리 사각지대 엄마가 숨진 지 5개월이 지나서야 대한민국의 부촌 서초구 다세대주택 한켠에서 발견되었단 뉴스 발달장애 아들은 노숙자로 거리를 헤매다 가까스로 복지사에게 털어놓은 사연 서글프고 서글퍼라 "우리 엄마는 몸마비로 돌아가셨어요. 도와주세요." 라는 주검 옆 공책의 문구가 우리를 울리는구나 주거급여 기초수급자 모 장애등록 안된 아들 폰요금도 공과금도 밀렸던 서울살이 모자의 비극을 왜 알아채지 못했을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다면 뭔가 해줄 수 있었을텐데 복지사의 안타까운 탄식이 휑한 가슴을 치는구나
2020.12.15 -
겨울나무에게 부치는 내 마음
겨울나무에게 부치는 내 마음 다시 겨울나무로 서서 잎들은 다 떨궈도 뿌리는 깊이 내리고 까치집 하나 얹고 새봄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저 은행나무 가로수 길 위에서 사는 우리 처지랑 같아라 대설 눈발도 비껴가는 마산 불종거리 형무소 자리 아프구나 또 연장된 2단계 연말연시는 실종되고 자영업 한숨소리는 깊어만 가는데 올겨울 지나면 괜찮을까 사각지대 늪에 빠진 수많은 노동자 서민들 휑한 겨울나무처럼 왠지 낯익은 풍경 바라보는 내 마음도 동병상련이런가 간절히 기도올리고 싶은 코로나블루 밤이어라
2020.12.08 -
어시장길에 가을비는 내리는데
어시장길에 가을비는 내리는데 처서 지나고 마산어시장에 초가을 장맛비가 소리치며 쏟아지는데 축제 끝나자마자 어느새 올 추석이 가까웠는가 제수용품 생선을 파는 상인들도 바빠지고 주말이면 벌초행렬이어라 잘못된 농정 탓에 물가는 오르락내리락 생산비 걱정 떠날 날 없다지 좀..
2019.08.27 -
우리시대 레미제라블을 위하여
우리시대 레미제라블을 위하여 장애인의 날에 여전히 차별철폐 시위를 펼치는 슬픈 풍경 앞에서 등급제 폐지도 이동권 보장도 실현되지 않았구나 이주노동자 수만명인데 혐오집회가 웬말인가 먹고 살려고 길바닥 장사라도 차렸던 노점상이 목숨끊는 비정한 도시살이 나날 기초수급자 ..
2019.04.23 -
너와 내가 만나는 길 위에서
너와 내가 만나는 길 위에서 덥다 봄날이 끝나 간다 벌써 그늘을 찾다니 뛰어다녀도 모자랄 판인데 내 한몸 비빌 언덕조차 가파르건만 지리산 벽소령 능선 갈림길에 서서 길을 찾아 나섰던 것처럼 난 오늘도 거센 바람 부는 벼랑 끝에 서 있다 돌아보면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얼마나 많은..
2016.05.04 -
강아지풀에 말을 걸고 싶은
강아지풀에 말을 걸고 싶은 끈질기게도 피었어라 낡은 집 담벼락 시멘트 길바닥에서 그늘조차 없건만 강아지풀은 억척같이 뿌리내린 채 살고 있구나 왜 눈길이 갔을까 우리 어릴 적 메뚜기를 잡아 꿴 추억의 풀인 걸 달인 물은 눈 건강에도 해열에도 좋다지 내겐 어쩌면 사각지대에 버려..
201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