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만나는 길 위에서

2016. 5. 4. 18:04제5부· 내 마음의 봄날까지




너와 내가 만나는 길 위에서



덥다 봄날이 끝나 간다

벌써 그늘을 찾다니

뛰어다녀도

모자랄 판인데

내 한몸 비빌 언덕조차

가파르건만

지리산 벽소령 능선

갈림길에 서서

길을 찾아 나섰던 것처럼

난 오늘도

거센 바람 부는

벼랑 끝에 서 있다

돌아보면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얼마나 많은가

시집 한권을 펴내고

올 가을까지

버틸 수 있을라나

척박한 땅에서

내가 가야 할 길이라면

망설일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