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텃밭에도 꽃은 피고

2016. 4. 29. 18:07제5부· 내 마음의 봄날까지




버려진 텃밭에도 꽃은 피고



빈집 텃밭에 피어난

취나물꽃이 곱다

재개발로 밀려난 주민들

버려진 터에

봄 남새 풀꽃들은

끈질기게 솟아

아무도 돌보지 않는

길냥이들처럼

바라보는 나의 눈길이

애잔해지는구나

명자꽃이 씨앗을 뿌려서

일구던 자투리땅

아침나절에

인증샷도 찍어 올렸고

시인의 거처였던

이곳은 이제

호미질할 이도 없네

햇빛 쨍쨍한 오후

잠시 들렀다가

쓸쓸한 발걸음을 돌리며

못내 아쉬운 마음에

풍경 한컷 남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