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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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날 함께 맞는 비
봄비 내리는 날 함께 맞는 비 봄비가 이 산천을 적시는데 하늘과 땅과 바다는 왜 이리 슬픈 풍경들일까 만물을 깨우는 새벽 빗소리 기후위기에 전 세계가 총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한미전쟁연습이라니 일촉즉발 내 사랑 한반도에 오늘 내리는 빗줄기는 나를 울려주는 봄비인가 서해 연평도 백령도 섬에도 강원도 접경지역에도 빗방울은 함께 맞는 비처럼 꽃망울져 맺혀 있건만 불안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빗 속을 혼자 걸었네 봄비처럼 평화를 부르며
2024.03.05 -
봄동에 비내리는 일요일
봄동에 비내리는 일요일 오늘은 비가 내리고 텃밭 봄동도 봄비에 젖는구나 흙손을 묻히는 도시농부의 손길 속에 자라는 남새들 생명의 신비런가 사순절을 맞아 민중의 예수 저항을 묵상해 보며 시대를 뛰어넘어 인간해방 민족해방의 피어린 길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노라 고난의 시대 사제단의 시국미사가 한줄기 빛이어라 봄동에 깃든 끈질긴 생명력처럼 정의 평화 행동은 겨울을 이기고 항쟁의 봄을 부르는가 "교회 밖으로 나서라" 그 한마디가 비내리는 일요일 이 산천을 적시는가
2024.02.18 -
상자텃밭에도 봄비는 내리고
상자텃밭에도 봄비는 내리고 바닷가에 살면 고둥도 잡고 파래도 뜯어다 쓰련만 도시살이 흙 만지기가 어려워 담 아래 상자텃밭이라도 호미로 일구며 가꾸는 명자꽃 아낙 심사를 뉘 알랴 상추 머구 쪽파 고추 민들레 남새들 수확하니 찬거리가 쏠쏠하더라 곳곳에 빈집 빈땅이 보이건만 공동체텃밭은 귀하고 테두리만 쳐 놓았더구나 고물가에 장보기도 겁난다니 손수 길러서 먹겠다는 저 도시농업에 깃든 마음이 어디 찬거리뿐이랴 농사꾼의 딸 향수가 아니랴 더위를 식혀 주는 봄비 내리는 해당화 시인의 거처에 상자텃밭 남새들이 젖는다
2023.05.18 -
진달래 산천에 비는 내리고
진달래 산천에 비는 내리고 삶이야 팍팍해져 갈지라도 산에들에 봄비는 내려 고단한 심신을 적셔주는구나 진달래 어우러져 핀 저 숲길에서 쉬고 싶은 날 어지러운 세상사 잠시 떨치고 사람사는 세상을 못내 그리워하는가 먼저 떠나간 이들의 얼굴이 되살아오는 요즘 비내리는 봄길을 따라 길고 긴 분단의 세월 속에서 고난을 마다않았던 진달래마음을 새겨 보아라
2023.03.22 -
재난기본소득 왜 못할까
재난기본소득 왜 못할까 휑한 거리를 적시는 반갑잖은 봄비는 누구의 가슴에 내리나 오늘 하루 공치는 사람들 살 길이 막막해지는 코로나 정국에 경남도민일보 1면 톱기사인 재난기본소득 소식이 심봉사 눈도 번쩍 뜨게 하겠더라 지금 시국에 김경수 도지사 제안이 희망이더라 지역화폐..
2020.03.09 -
진달래 꽃눈에 이슬은 맺혀
진달래 꽃눈에 이슬은 맺혀 어젯밤부터 새벽까지 봄비가 내렸지 농사꾼에게 반가운 단비라지 도시에서 사노라고 잊고 지내는 흙살림 풍경들 내 언제고 돌아가고픈 그곳 농민회 회장도 거름 내랴 가족과 함께 땀흘리는 노동의 수고로움이 떠오르는 시간 후두둑 빗소리가 나를 깨우지 사..
2013.03.18 -
참된 봄을 부르는 빗 속에서
참된 봄을 부르는 빗 속에서 부슬부슬 봄비가 내린다 내 모자 위에도 무거운 배낭 위에도 빗방울이 맺힌다 우산을 꺼내지 않은 채 빗 속을 걸어가며 경칩날 봄을 맞는다 빈 손으로 홀가분하게 다시 시작해야겠지 길바닥에서부터 민중의 언어로 시를 쓰야 할까 부다 바람부는 거리에서 촛..
2012.03.06 -
방사능비 한국을 적시다
방사능비 한국을 적시다 한밤중에 내리는 봄비 응당 반가우련만 맞기가 꺼림찍하구나 모자를 쓰고 걸어가도 내 입술을 스쳐 흘러내리는 방사능비 황사비 산성비에 이어 일본에서 날라온 원전 유출 죽음의 비 채소밭에도 나무에도 몹쓸 비는 쏟아져 먼훗날 재앙 선하네
2011.04.07 -
애기고양이 우는 밤
애기고양이 우는 밤 봄비가 내리는 밤 영리한 검은 고양이가 어느 틈에 새끼를 낳았는가 나무처럼 사람과 함께 집 안팎에서 더불어 살았거니 내치지를 못했어라 낳자마자 하나는 나뭇잎으로 묻어주었고 또 하나는 어미 품에 안겼네 다 소중한 생명이거늘 고양이 우는 밤 바다 속으로 사라져 간 목숨..
2010.04.01 -
내 가슴에 봄비는 내리는가
내 가슴에 봄비는 내리는가 간밤에 어시장 횟집에서 술 한잔 마시고 새벽녘 눈을 떴다 골목길 자그만 작업실 문 빗장을 여니 빗방울 남새잎을 적시네 숨가뿐 나날도 잠시 접고 다시 심신을 추슬러 내 갈 길을 가늠하는가 돌아보면 벼랑끝의 삶들이 눈에 선하건만 단비같은 희망은 멀다 더불어 사는 세..
2008.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