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고양이 우는 밤

2010. 4. 1. 04:20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3부·눈물젖은 낙동강을 노래하며

 

 

 

애기고양이 우는 밤

 

 

봄비가 내리는 밤

영리한 검은 고양이가

어느 틈에

새끼를 낳았는가

 

나무처럼 사람과 함께

집 안팎에서

더불어 살았거니

내치지를 못했어라

 

낳자마자 하나는

나뭇잎으로 묻어주었고

또 하나는

어미 품에 안겼네

 

다 소중한 생명이거늘

고양이 우는 밤

바다 속으로 사라져 간

목숨들이 애달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