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대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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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련만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련만 교도소는 넘쳐날 판인데 왜 범죄는 끝없을까 어제 오늘도 억울한 죽음들 눈인들 감을 수 있을까 세상살이가 팍팍해도 화를 억제 못해도 목숨만은 없애지 말아라 생활고에 또 일가족 생을 마감했다는 슬픈 소식이 더이상 없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길이 보이질 않아서일까 손잡아줄 이웃이 우리 곁에 사라져서일까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글귀가 내 가슴에 사무치는 노동의 대지 위에 잃어버린 공동체를 살릴 마음들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면 작은 힘이라도 보태리라
2021.06.29 -
어느 하청노동자 죽음 앞에서
어느 하청노동자 죽음 앞에서 설 명절도 쉬지 못한 채 도금업체 폐수 찌꺼기 제거 작업하다 황화수소에 질식돼 40대 가장인 하청노동자가 숨졌다네 먹고 살려다 어이없이 죽어가는 사람들 어제 오늘 일이 아니건만 슬픈 노동의 대지에 궂긴 소식만 들려오는가 방독면은 썼을까 안전수칙은 지켜졌을까 재해사업장은 왜 이렇게 많단 말인가 연합뉴스 한 귀퉁이 기사를 접하니 내 가슴에 맺히더라 이름도 남김없이 우리 곁을 떠나가는 불안정노동자들 새하얀 국화꽃 한송이 눈물 한방울 그의 영전에 엎드려 끝없는 산업재해 내 탓이요 가슴치며 삼가 조의를 표하노라
2021.02.15 -
장밋빛 신년사 거꾸로 읽기
장밋빛 신년사 거꾸로 읽기 오늘은 겨울비가 내리고 창동거리를 걷는 내 발걸음은 무거워라 끊이지 않는 해고 실업자는 넘쳐나는데 코로나 거리두기에 자영업자도 견디다 못해 일어서는 판 마음 심란한 날 훌쩍 무학산 학봉 산행길 떠나고 싶건만 동네 근처만 맴도네 장사도 쉬는 때가 부쩍 많아져 더 힘들고 설 명절 쇨 일이 너나없이 아득해져라 어제도 오늘도 누군가가 산재로 과로사로 우리 곁을 떠나가는 슬픈 노동의 대지에서 더이상 물러설 곳 없고 주식없고 부동산없는 사람들 그 얼마이랴 불평등의 골은 절망처럼 깊이 패였어라 코스피 3000에도 서민 살림은 냉골이어라 누가 장밋빛 전망을 사탕발림 한단 말인가 차라리 거꾸로 읽고 싶은 청와대의 신년사이어라
2021.01.21 -
그 길이 험난해도 함께 가자
그 길이 험난해도 함께 가자 열대야 때문만이 아니다 슬픈 노동의 대지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어지럽기만 한 소식들 앞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이어라 "먹고 살기 힘들어" "언제 짤릴지 불안해" 근심 걱정으로 애태우는 일하는 사람들 서민들 비정규직이 차별대우를 무급휴직이 가정파탄을 몰고온 통탄할 현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세상이란 이 땅에는 없거늘 정반대로 가고 있거늘 민주정부의 역설인가 아니면 배반의 역사인가 일터마저 빼앗겨 오늘도 처절히 단식농성으로 맞서는 우리 노동자들 지금 어떤 대우를 받는가 두 눈에 밟히니 어찌 맘 편히 잠을 이루랴
2020.07.21 -
저 풀꽃들에게 말을 걸다
저 풀꽃들에게 말을 걸다 회원골 산중 텃밭가 작은 풀꽃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암자 석불상보다 약수터 산신각보다 내 눈길을 끄는 지구별의 여린 생명들 새봄에 깨어났다 냉이 쑥 엉겅퀴 돌나물 민들레 질경이 노동의 대지 위에 기지개를 켰다 그 누가 돌보지 않아도 흙 속에서 ..
2019.03.05 -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빈민당도 떴다니 설레인다 노점상 영세상인들 어저께 집단입당 했다지 노동당 농민당 청년당 엄마당 빈민당 함께 모여 힘을 합친 민중당 창당 1주년인 오늘 당원 5만5천명 정당 후원금 1위 소중한 11인 기초의원 원내 국회의원 1석 한걸음씩 전진하는가 민중..
2018.10.17 -
봄비는 뉘 가슴에 내리는가
봄비는 뉘 가슴에 내리는가 북소리처럼 천둥은 울고 번개는 번쩍거리며 가문 산천에 내리는 비 도롱뇽 알을 낳고 묵은 텃밭을 깨우는 새봄의 전령사가 봄비 아니랴 허한 가슴도 채우고 평화의 소녀상도 적시며 겨우내 한파에 움츠렸던 산들강이 어우러져 춤추는구나 국정농단에 갇혔던 ..
2018.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