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신년사 거꾸로 읽기

2021. 1. 21. 21:11제5부·여럿이 함께

 

 

장밋빛 신년사 거꾸로 읽기

 

 

오늘은 겨울비가 내리고

창동거리를 걷는

내 발걸음은 무거워라

끊이지 않는 해고

실업자는 넘쳐나는데

코로나 거리두기에

자영업자도

견디다 못해 일어서는 판

마음 심란한 날

훌쩍 무학산 학봉

산행길 떠나고 싶건만

동네 근처만 맴도네

장사도 쉬는 때가

부쩍 많아져 더 힘들고

설 명절 쇨 일이

너나없이 아득해져라

어제도 오늘도 누군가가

산재로 과로사로

우리 곁을 떠나가는

슬픈 노동의 대지에서

더이상 물러설 곳 없고

주식없고 부동산없는

사람들 그 얼마이랴

불평등의 골은

절망처럼 깊이 패였어라

코스피 3000에도

서민 살림은 냉골이어라

누가 장밋빛 전망을

사탕발림 한단 말인가

차라리 거꾸로 읽고 싶은

청와대의 신년사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