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같은(6)
-
저 풀꽃과 대화를 나누며
저 풀꽃과 대화를 나누며 저 갈라진 벽 틈사이에 뿌리내린 풀꽃 작디 작은 생명이여 히말라야 짐꾼 소년처럼 고공농성 노동자처럼 길거리 노점처럼 억척스런 삶이런가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한파 속에서 꽃피는 날을 기다려 끈질기게 피었나 어쩐지 내 마음같은 여린 풀꽃을 지나치지 ..
2019.01.26 -
내 마음같은 초승달에게
내 마음같은 초승달에게 오늘밤 초승달이 떴네 흐린 하늘 위에 저기 달무리 두르고 오동동 밤거리를 조각배처럼 두둥실 뜬 채 지나가는가 빗소리를 좋아하듯 한밤 초승달이 왠지 내 마음같아 언젠가부터 사랑했다 지난 총선 때는 비수같이 빛났고 저 초승달이 지기까지 가슴졸이며 바뀌..
2018.07.08 -
성모상에 저 꽃처럼 바치는 지향은
성모상에 저 꽃처럼 바치는 지향은 오늘은 그래도 비가 내렸네 밤엔 화요미사 마치고 성당 레지오 참석했다가 봉선화 주점에서 동동주 명태전으로 한잔 하였지 낮엔 오두막집 갔다가 시인의 집에 일보고 오동동에 잠시 들렀댔지 오랫만의 단비였지만 해갈은 아직도 모자란다네 성모상 ..
2017.06.21 -
세월 속에 피는 동백꽃 찍다
세월 속에 피는 동백꽃 찍다 반갑다 빗 속의 동백꽃 붉은 꽃잎 한둘이 졌어도 진달래보다 먼저 봄길에서 만났어라 마산 창동 족발골목 화분에 심어 놓은 남도의 꽃들 중 하나 아픈 날을 일깨워 주는 듯 되살아오는 세월 군홧발 어지러이 찍힌 핏빛 거리의 함성 왜 동백이 붉은가를 겪어 ..
2016.03.24 -
걸음을 멈춰 이름을 불러주는 꽃
걸음을 멈춰 이름을 불러주는 꽃 올해도 능소화는 피었구나 담장 높다랗게 서서 누군가를 기다린다더냐 무학산 산행갔다가 중리쪽에 하산해 임항선 철길따라 걸으며 만난 적 있는 분홍빛 꽃이여 올여름도 시인과 함께 긴 장마철을 나 보자 꽃말이 애달픈 사랑인가 사무친 그리움인가 가..
2015.06.27 -
어쩐지 내 마음같은 풍경
어쩐지 내 마음같은 풍경 길 위에서 마주치는 빈집 대추나무 겨울을 맞는구나 주인장은 간데 없는데 홀로 그 자리를 지켜선 모습이 아프게 와 닿아라 빚에 내몰려 팔려고 내놓았거나 재개발 보상을 기대했다 떠났거나 사연이 있겠거니 생각해 보며 왠지 씁쓸한 심정을 감출 수 없구나 언..
201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