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풀꽃과 대화를 나누며

2019. 1. 26. 21:0511부· 세월 속에 부는 바람소리




저 풀꽃과 대화를 나누며



저 갈라진 벽 틈사이에

뿌리내린 풀꽃

작디 작은 생명이여

히말라야 짐꾼 소년처럼

고공농성 노동자처럼

길거리 노점처럼

억척스런 삶이런가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한파 속에서

꽃피는 날을 기다려

끈질기게 피었나

어쩐지 내 마음같은

여린 풀꽃을

지나치지 못한 채

캐논 카메라에 담고

시 한 편으로

대화를 나누는구나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노래한

윤동주 시인 싯구가

새삼 떠오르는

저 생존의 길 앞에서

절로 숙연해져라

뭇 생명의 소중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