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을 멈춰 이름을 불러주는 꽃

2015. 6. 27. 15:26제3부· 조금만 더

 

 

 

 

 


 

 

걸음을 멈춰 이름을 불러주는 꽃

 

 

올해도 능소화는 피었구나

담장 높다랗게 서서

누군가를 기다린다더냐

무학산 산행갔다가

중리쪽에 하산해

임항선 철길따라 걸으며

만난 적 있는 분홍빛 꽃이여

올여름도 시인과 함께

긴 장마철을 나 보자

꽃말이 애달픈 사랑인가

사무친 그리움인가

가로막힌 철조망에도

세든 집 담벼락에도

커다란 잎들 곧추 세워서

끈질기게 찾고 있느냐

행여나 올까

가슴졸인 긴긴 밤을

뉘라서 알까마는

왠지 내 마음같은 꽃이여

사랑도 투쟁도

아직 끝나지 않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