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소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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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 하나에 눈길 머물고
까치집 하나에 눈길 머물고 겨울 서원곡 계곡 위에 아슬하게 놓인 까치집 하나 경이로워라 옥탑방보다 높이 나뭇가지 물어다 지은 자연 그대로의 거처 홈리스가 보기라도 한다면 어떤 심정이 들까 이런 데서 어찌 사냐고 무시하지 말아라 쓰레기시멘트 아파트보다 전세사기 빌라보다 한결 맘 편히 지내거든 눈비가 쏟아지고 칼바람 부는 날에도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는 어미까치의 모성애가 새삼 놀랍더라 아침이면 반가운 소식일랑 알리는 까치소리 남몰래 가슴을 설레었네 관해정 은행나무 지나 무학산 둘레길 들머리에서 마주친 까치집 하나 내 눈길 머문 풍경이어라
2023.11.21 -
가을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가을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 찬 기운을 몰고오는 가을비 이른 아침에 까치가 울고 행여 반가운 소식이 올려나 괜스레 기다려지는 마음 꿈 속에 엄마가 선물 두 개를 갖고 여기까지 찾아왔더라 지상낙원이 아니라면 사는 것이 전쟁같은 이 땅 슬픔은 강물처럼 흘러 눈물이 마를 새 없는 내 나라 이태원 참사 1주기에도 특별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제 잇속 차리기에 급급한 양당정치가 정권을 바꿈한들 어디 노동자 농민 빈민 민중의 삶이 나아지던가 일하는 사람들이 죽지 않을 안전한 일터는 멀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구나 농사지어 제값받는 농정이란 어느 세월에 이루어질까 도시의 그늘 소외된 이웃들 일가족 비극은 끝없어라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노점상 먹고 살기도 빠듯하여라 사노라면 좋..
2023.10.20 -
까치소리에 깃든 내 마음
까치소리에 깃든 내 마음 새벽녘 까치소리가 나를 깨우네 옛 마산형무소 자리 은행나무 위에 둥지를 튼 까치가 오늘은 웬 반가운 소식이라도 전하려 온 걸까 감옥에 갇혔을 때 아련한 기다림처럼 가슴설레게 하던 그 까치소리 오동서1길 시인의 집 거처에서 다시 듣는구나 세월은 멀리 왔어도 내 가슴에 타는 통일염원은 고난의 역사를 딛고 가로막힌 철망을 거둬 온겨레가 해방춤 덩실 출 그날은 꼭 오리라
2021.01.13 -
까치집도 시인의 이웃집이라
까치집도 시인의 이웃집이라 까치는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시인은 저 까치집 아래 오두막을 거처 삼고 올 겨울 추위를 피하련다 산중살이가 맞춤해 텃밭이랑 은행계곡이랑 둘러싼 대나무숲이랑 개구쟁이 길냥이들이랑 새들이랑 멧돼지랑 어우러져 더불어숲이 되었다 지상의 방 한칸 사..
2017.12.18 -
내 마음의 까치소리 들으며
내 마음의 까치소리 들으며 이른 아침 문 밖에서 까치가 울어예네 비는 종일 내릴 거라는데 반가운 소식이 내게 날아드려는가 언젠가 가슴 속에 사무치도록 들려왔던 저 까치소리 붉은 벽돌 담장 너머 자유의 몸짓처럼 간절하게 압제의 사슬을 끊고 싶었던 그날 시인은 하얀 방에 갇혀 ..
2012.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