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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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
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 저 살사리꽃 하나에 눈맞출감각이 무뎌져 간다우리는 어디에 갇혀 지내는가가끔 하늘을 올려다 볼그 마음마저 각박해졌는가 하늘이 빛깔을 잃고 있고산들강이 빛깔을 잃고 있고오랜 삶의 터전 바다가제 빛깔을 잃고 있다나무가 처참히 고사해 간다 개발에 환장한 기후악당들거짓과 폭력에 맞서서 진실을목이 터져라 외치며저항하는 눈빛들이 있어그나마 세상은 버틴다 노동의 대지를 할퀴고 지나간폭염 폭우를 이기고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저리도 맑고 곱게 핀살사리꽃이 신비로워라 이제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괴물인간의 작품들대자연의 역습 앞에서아픔을 보듬는 생명평화결사나는 그들의 편에 서겠다
2024.10.01 -
또 그렇게 시작하는 텃밭농사
또 그렇게 시작하는 텃밭농사 너무 무더워서 녹아 버리고벌레가 갉아먹질 않나극한폭우에 상추 모종이초토화되어 버리고텃밭 농사가 잘 안됩니다날씨가 걱정이라더니 또 배추 상추 모종을 사서작은 텃밭에 심는구나들녘은 벼멸구에 강한 비에찢기고 할퀴어졌다는데애타는 농심을 어쩔까 곡식이 익어가는 이 수확기가을바람은 솔솔 불어오건만코스모스도 쓰러지고김장배추도 나드러졌다지흙탕물을 뒤집어쓰고몸을 말리고 있을 작물들 무심한 가을 하늘만 아무것도모르는 척 홀로 높고 푸르러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바람잘 날 없다지만우째요 조금만 더 힘을 내자
2024.09.24 -
처서 지나면 추석도 금방이니
처서 지나면 추석도 금방이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바람이 분다는 처서 지나도폭염경보는 계속 울린다하늘빛이 물에 잠기던앵지밭골 작은 계곡그 도롱뇽 알은 무사할까 산 들 강 바다 사람도열사병에 위태로운 날기후위기가 닥쳤다핵 오염수 방류 1년이라니생명의 바다 삶터에빨간 불이 켜졌다코로나 재난까지 덮쳤다 농작물도 타들어간다가을이 오기 전에벼 이삭은 제대로 여물까모기 입이 삐뚤어지긴 커녕생활고에 잠 못 드는민초들 입만 돌아가겠다 살 길을 찾아 공장으로향했던 사람들은 안녕할까슬픈 소식만 들리고미쳐 돌아가는 헬조선처서 지나면 추석 대목인데희망은 정처없이오늘도 떠돌아 다닌다
2024.08.23 -
우린 물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우린 물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왜 이리 조용할까 다들후쿠시마 핵 오염수7차 방류 뉴스도 묻히는가해양투기 범죄 일본은삼중수소 기준치 밑돌았다고지 땅에 묻기는 커녕그린에너지인 양안전하다고 우기는저 도쿄전력 기시다 정부플랑크톤에서 어류로흡수되는 농축 방사성 물질오염된 바다는오랜 삶의 터전을 위협하거늘수산물도 가공식품도이리 무뎌졌는가지구온난화 여파로해안 침식 섬나라 침몰이란재앙은 닥쳐왔는데기후위기에다방사능 핵 오염수까지 덮친생명의 바다를어찌 살린단 말인가일본을 보이콧해도 뭣할 판에지구촌이 왜 이리잠잠할까 열받는구나
2024.07.01 -
텃밭에 물 주는 풍경을 보면서
텃밭에 물 주는 풍경을 보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텃밭에서물 주는 게 낙인 당신강물은 훌러야 하는 것처럼소중한 일이겠건만 요즘 산들강 바다 뭇 생명까지사라질지 모르는 기후위기가언뜻 생각켜 착잡하더라이러다 새백년이 오기 전에사막화가 가속화된다면 생태계도 삶도 위태롭거늘산들을 깎고 나무들을 베어농경지를 늘리고골프장 케이블카 만들고 나면마실 물조차 귀해지지 온난화 탓에 해안가 침식은계속되고 핵 오염수로생명의 바다도 신음하고 있지자칫 물의 전쟁이 터질라 여기 동네 공터 작은 텃밭에남새들 목마를까 봐물 주며 가꾸는 풍경 하나소소한 행복마저곁에서 사라지기 전에 2050년이면 땅이 푸석해지는지구 사막화 함께 풀자돌이킬 수 없는 그날땅을 치고 후회해도 늦으리
2024.06.02 -
그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그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그는 왜 노역장으로 가야 했을까신음하는 지구 기후위기 시대박종권 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터널 입구에 쓴 "기후위기"네 글자가 왜 범죄인가 얼마나 절박한 외침이었으면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 길에서그는 타는 목마름으로만방에 알리고 싶었을 터이다 말로만 요란한 속빈 기후대책탈원전 탈석탄은 거꾸로 돌건만전혀 도움도 주지 않고막아달라는 목소리도 외면하는정부는 대체 무어란 말인가 2년 동안 경찰 검찰 판사 검사에게기후위기 실상을 알렸지만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그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유죄 선고 벌금 10만원 판결에그는 기쁜 마음으로불복종 저항을 선언하며이틀간 노역장 유치를 선택했다 우리시대의 기후환경운동가박종권 대표는 항의의 뜻으로"기후외침은 무죄"손팻말을 들고 검찰청 앞에..
2024.05.30 -
슬픔이 다시 슬픔에게
슬픔이 다시 슬픔에게 한끼 밥상이 위태롭다농사짓는 이도사 먹는 이도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월급빼고 다 오른3고 4고 시대고통은 옥죄어 온다 우리 가는 길 험난해도웃으며 가자고차마 말 못할 판이다불평등한 세상불평등한 밥상소주 김밥 커피 빵안오른 게 없다 이상기후에 전쟁까지겹쳤으니 어쩔까오죽했으면2천원으로 한끼 때우는거지밥상 단어가생겨났다지미래조차 불확실하다 하나 둘 붕괴되는 것이어디 상권뿐이랴없는 살림에생계를 이어가는 이들희망이 무너진다IMF때보다 심하다는한끼 밥상이 서글프다
2024.05.07 -
봄비 내리는 날 함께 맞는 비
봄비 내리는 날 함께 맞는 비 봄비가 이 산천을 적시는데 하늘과 땅과 바다는 왜 이리 슬픈 풍경들일까 만물을 깨우는 새벽 빗소리 기후위기에 전 세계가 총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한미전쟁연습이라니 일촉즉발 내 사랑 한반도에 오늘 내리는 빗줄기는 나를 울려주는 봄비인가 서해 연평도 백령도 섬에도 강원도 접경지역에도 빗방울은 함께 맞는 비처럼 꽃망울져 맺혀 있건만 불안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빗 속을 혼자 걸었네 봄비처럼 평화를 부르며
2024.03.05 -
나는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
나는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 간절한 소망을 바랐던 새해에 무슨 소식이 이리도 암담하게 들려오는가요 나의 기도는 우리의 기도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기후위기 검찰독재 핵 오염수 슬픔의 무게가 짓눌러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이상한 시대를 살지 않나요 갈라진 이 산천에 포성소리 그치질 않건만 누가 한반도 전쟁을 막을까요 야당 대표 테러가 일어나도 지켜보기만 할까요 배고픈 사람들 억울한 죽음들 고르지 못한 세상입니다 언제 변화가 있을까요 날도 춥고 마음도 춥습니다 고단한 노동의 대지에서 노동자 서민들 가슴에 추울수록 타오르는 희망이란 함께 손잡는 사랑이지요 지금 여기 척박한 삶을 후대들에게 물려줄 수 없기에 오늘도 여전히 꿈을 꿉니다
2024.01.04 -
사라지는 것은 오징어만이 아니다
사라지는 것은 오징어만이 아니다 동해안 오징어는 어디로 갔을까 어민들 상인들이 울상이다 부랴부랴 정부는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한다 제주 앞바다에선 자연산 미역이 돔이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인간과 자본의 탐욕이 저지른 인과응보가 아니던가 바다의 비극은 일회성이 아니다 나가도 오징어 못 잡는 어선들 조업을 할수록 적자라니 어디 오징어잡이만 그럴까 무서운 기후위기 재앙 앞에서 산들강뿐 아니라 바다까지 생계의 터전이 사라지는 오늘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30년 동안 이어진다면 수산물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강릉 주문진항 어시장이 서해안산 아르헨산 오징어를 쓴다 해도 이 재난을 피해갈 수 있을까 바다의 신음소리 어민의 탄식이 뉴스를 타고 우리 가슴에 파도가 치듯 아프게 밀려온다
2023.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