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정말 많이 춥네요>(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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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도 비껴간 숨은 그림찾기
붓도 비껴간 숨은 그림찾기 고 현재호 화백이 사랑한 어시장 여인들 항구도시 마산의 풍경 아련한 추억이런가 한잔 술에 취해 흥얼거리던 옛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건만 붓도 비껴간 이들을 어쩌랴 다이소 갔다가 마주친 어둔 길 위에서 팔지 못한 생선 네 마리 올려 놓고 잠든 어느 할머니의 모습이 영 잊히질 않아라 악착같이도 낭만적이지도 못한 길바닥 노점상 생존마저 위태로운 삶을 화가는 공감했을까 오동동 소리길 벽화야 아름답게 와 닿아도 폭망경제 가난한 사람들 마지막 노점을 편 우리시대의 레미제라블을 외면하지 않았는가 난 화가가 그리지 못한 숨은 그림을 찾고 싶어라
2024.03.29 -
겨울초 노란 꽃 피는 날
겨울초 노란 꽃 피는 날 가을에 뿌린 씨가 봄이 되어서 노란 꽃을 피운 겨울초 오랜 기다림 끝에 꽃은 피는가 노동의 대지에 뿌리내려 안간힘으로 살아 땅을 뚫고 솟아 오른 유채 하나 봄 소식을 전하네 작은 텃밭에 어우러져 자란 겨울초 꽃말이 명랑인 저 노란 꽃에 깃들인 생명의 신비여 두손모아 인사하네
2024.03.27 -
장애인연대는 왜 행진하는가
장애인연대는 왜 행진하는가 장애인도 동등한 시민이다 외치는 목소리를 들으라 이동권 노동권 탈시설 차별철폐 몸벽보를 한 채 전동휠체어를 타고 정우상가에서 도의회까지 행진하는 경남장애인연대의 한맺힌 요구를 들으라 4월 총선을 앞두고 40개 단체가 힘을 합친 경남총선연대가 닻을 올렸다 인권 증진 정책 실현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는 우리의 이웃 장애인들 평생 장애를 안고 산다는 것 얼마나 힘든 삶이었으랴 이동 주거 일자리 권리마저 차별은 바뀌지 않았다 부모들 마음은 오죽하였으랴 장애인 지원을 강화하라 풀어야 할 우리시대 과제를 누가 외면한단 말인가 장애인종합회관도 시급하다 건강권 등 오랜 세월 사무쳤던 14개 공약을 수용하라 함께 살자 그들도 시민이다
2024.03.26 -
작은 텃밭과 대화하는 명자꽃
작은 텃밭과 대화하는 명자꽃 국회의원 후보 평균 재산이 28억 9823만원이라니 담벼락 아래 공터에 뙈기텃밭 하나 일구는 마음을 지들이 어찌 알겠는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이해할 수도 없겠지 오락가락하는 기후 탓에 이래저래 장사 못하고 공치는 영세상인 노점상인들 쓰린 심정을 누가 헤아리랴 텃밭에서 호미질하며 답답한 가슴일랑 달래보려는 우리네 서민들에게 거대양당 독식을 넘어 노동의 땀방울이 아름답고 사회가 평등한 정치를 이루는 진보의 가치여 빛나라 열무를 심고 돌보는 저 작은 텃밭이 사랑이어라
2024.03.23 -
윤석열표 의료개혁 헛발질인가
윤석열표 의료개혁 헛발질인가 의사파업 판이 잘못 돌아간다 의사 밥그릇 몸값유지 병원직원들 무급휴가 강요인가 양심적 보건의료인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발언이 터져 나오던 대학로 윤석열표 의료개혁도 환자볼모 의사파업도 공공의료 공공의사 확충 취약지역 해결을 외면한다면 헛발질 가짜라는 얘기다 고령화 시대 사각지대 중증환자를 치료할 동네병원을 찾기 쉬운가 고관절을 다쳐도 합천 면지역까지 119는 없고 사설구급차를 불러서 창원에서 입원 치료했다는 한 노인네 가족의 사연이 어찌 남의 일일까 의대증원도 물론 필요하다 진짜 대안은 과연 무엇이런가 대화는 끊기고 정권퇴진 운동을 일갈하는 의협 뉴스가 핫이슈로 뜨는 파업사태 전공의 의료공백은 커져간다 선거용 카드에 이래저래 응급실 뺑뺑이 도는 위급환자들 애타는 심정이란 달랠 ..
2024.03.21 -
근로정신대 고 주금용 할머니 영전에
근로정신대 고 주금용 할머니 영전에 붉은 피울음 쏟으며 봉숭아 한 송이 근로정신대 주금용 할머니가 사과꽃 하얗게 피는 봄날에 일제의 사과도 배상도 못 받은 채 원통하게 눈을 감았어라 16살때 군수회사에 끌려갔던 조선인 소녀들의 통한의 세월이여 "후지코시 좋다고 누가 말했나 사쿠라 나무 그늘 아래서 인사과 기무라가 말한 듯하다 나는 깜쪽같이 속았다" 또래들과 신세를 한탄하며 불렀던 노래가 우리를 울리는구나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았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할머니 “주할머니는 임금 한푼 받지 못한 채 강제노동에 투입됐고 광복이 한참 지나고서야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 생존자는 2명뿐이건만 기시다 정부 비협조로 손배소 재판조차 열리질 않는다 구술집 책 한권 남기고 4남 2녀를 둔 나주 고향마을로 나..
2024.03.19 -
둘이서 소박한 밥상 앞에서
둘이서 소박한 밥상 앞에서 입맛없을 때 쑥국 끓여서 초벌부추 겉절이에 정구지찌짐 쪽파무침 텃밭 상추쌈을 차려 놓고 봄향기를 맡으며 둘이서 먹는 늦은 아침 고단한 몸이 한결 가뿐해라 우리 이렇게 산다오 제철 남새가 보약이지요 국밥 한 그릇 할까 하다가도 주저하는 물가고 외식 한번 못해도 명자꽃이 합천 고향집에 갔다가 캐 온 봄나물 없는 살림에 찬거리삼으니 소소한 행복이구나 생명의 봄을 맛보는 밥상이 하루를 버티는 힘이어라
2024.03.18 -
진달래산천 4월은 갈아엎는 달
진달래산천 4월은 갈아엎는 달 이 강산에 진달래는 피었는데 오늘도 폭격 연습이구나 한반도의 운명 앞에서 자유로울 자 아무도 없거늘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 너무나 귀한 이 땅 분단은 일시적일 뿐 정권도 이념도 강대국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민족은 영원하다는 역사의 흐름을 그 누가 막으랴 미 패권도 저무는 시대 중국 북한 러시아 이란까지 맞붙을 4개의 전쟁을 과연 치를 수 있을 것인가 사드 가고 평화 오라 한미군사훈련 중단하라는 외침을 4월 총선에서 색깔론 타령하는 저들 성난 민심을 거스를 수 없지 남북산야에 고루 핀 진달래는 촛불처럼 타올라 가장 현명한 정치인은 민중이다는 경구를 내 가슴에 새기는 봄이어라
2024.03.15 -
세 모녀는 왜 세상을 뜨야 했을까
세 모녀는 왜 세상을 뜨야 했을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잊혀져 가는 야만의 시대 송파 세 모녀 10주기 엊그제도 30대 부모가 자녀들과 극단 선택을 했다는 슬픈 소식이 아프게 들려라 취약계층 1조원 예산조차도 쓰지 않은 윤석열 정부 복지란 생색내기였단 말인가 키우지 못할 헬조선이라면 "애라도 안낳아야 살 수 있다"는 말이 참담하구나 내 사는 동네 이웃조차 모르게 사각지대에 놓인 빈민들 절망의 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정치란 무엇이런가 더이상의 억울한 죽음들 비극은 멈추고 끝나야 하리라
2024.03.14 -
태양은 다시 떠오를 것이다
태양은 다시 떠오를 것이다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사이 장엄한 일출을 보라 일하는 사람들을 비추는 태양이 떠오른다 억세게 살아온 조선소 노동자들이 쇳밥 먹으며 땀흘려 일궈 온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오션 산재사고가 잇따르더니만 이제 고소남발 무차별로 탄압해 대는가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그 외침이 아직도 쟁쟁한데 하청노동자들을 옥죄는 자본의 횡포 앞에 규탄의 목소리들 높아라 손배소 철회 노조법 2,3조 개정을 내걸고 살기 위하여 처절히 싸운 51일간의 파업! 하청노동자의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노동자 자본가 사이에 결코 평화란 없다" 노랫말이 생각나는 날 위기에 몰렸던 거제조선소 고통분담 세월도 노사합의도 아랑곳않는 한화오션 사측 과연 이래도 된단 말인가 파업투쟁을 왜 불법으로 몰아부치..
2024.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