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아니야! 마산시민 문화제를 취재하며^^

2009. 11. 16. 04:48타는 목마름으로/민생민주경남회의

영하의 추위가 닥쳐온 11월 14일 토요일 오후 3시~ 5시, 마산 오동동 문화의 거리에서는 <MB는 아니야! 마산시민 문화제>가 민생민주마산회의 주최로 150여 노동자 상인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초겨울 날씨탓인지 거리의 인파는 한산했지만, 이날 행사는 4대강 사업, 언론악법 날치기를 규탄하는 문화제로 치뤄져 열기는 뜨거웠다. 풍물패 공연, 퍼포먼스, 규탄연설, 4대강 퀴즈, 노래공연, 소망풍선 날리기 등 프로그램은 흥미있고 의미심장하였다.

 

 

 

 

 

블로그 포스팅 하느라 좀 늦게 참석케 되었는데, 언론노조에서 언론악법 날치기 통과를 규탄하며 <국회재논의>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었다. 디카로 사진을 찍으며 취재를 하고 있자니,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특히  SSM 대형마트와 맞서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는 마창유통협 석전탑마트저지 대책위원장 등 상인들이 다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요 얼마전 전국에서 모인 상인들이 국회 앞에서 SSM 등록제를 허가제로 개정해 실질적인 규제책을 마련하라고 대규모 집회를 연 기억이 생생했다.

 

 

 

 

 

 

한켠에서 유자차, 오뎅으로 추위를 달래라고 기금마련차 판매대가 놓여 인상깊었다. 그리고 각종 <피켓의 문구>가 시선집중을 받았는데, 4대강 언론악법, 대형마트 저지 등이었다. 오늘 집회의 성격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외침이 아닐 수 없었다. 22조 2천억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4대강 사업은 대운하 건설의 전초전으로, 건설재벌을 배불리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쓰잘데없는 공사라는 게 판명되었건만 MB의 삽질은 무시한 채 밀어부치있다. 또 언론악법 통과는 헌정사상 사사오입 개헌에 맞먹는 불법 날치기 처리라는 게 만천하에 밝혀졌는데도, 국회 재논의와 대리투표 등 위법자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 이래저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겨울공화국의 횡포를 묵과할 수 없기에 뜻있는 시민들이 모여 집회를 갖는 것이었다.

 

 

 

 

 

 

마산시민 문화제의 하이라이트는 <4대강 반대 퍼포먼스>였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이부옥 장애인위원장의 노래에 맞춰 시민들이 카드섹션을 전개하며 "MB OUT!"을 외치는 진풍경을 연출한 것이다. 비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이 기발하고 재미있어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열 뒷편을 보니 웬 정보과 형사들이 그리도 많이 나왔는지 민망할 지경이었다. 그 옆을 보니 한 아줌마가 날치기 언론악법을 조목조목 꾸짖는 대자보를 들고 서 있어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렇게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대통령은 "당선은 됐지만 대통령이 아니다" 라고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었다.

 

 

 

상인 대표 한 분이 나와 가뜩이나 불황기에 마산경제가 어려운 판에 대형마트, SSM의 지역상권 침탈로 인해 중소영세상인들과 골목상권이 붕괴돼 가고 있는 기막힌 처지를 토로하자 참석자 모두 공감을 표하며 힘찬 박수로 응원했다. 그는 현행 대형마트 규제법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유통산업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써 일시정지 권고를 받아놓고도 기습개장을 하는 대형마트의 횡포에 속수무책인 현실을 개탄하면서 상인들의 생존권과 지역상권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상인들이 집회에 대거 참여하는 일은 이제 일상다반사가 되었다. 그만큼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져 가고 있고, 정부는 부자를 위한 정책만 펴고 있다는 사실이다. 

 

 

 

 

 

흥미있는 순서가 등장했는데 그것은 <4대강 퀴즈>였다. 4대강 예산, 낙동강 예산이 얼마인가를 알아맞추면 선글라스를 증정하는 이벤트로 꽤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여성가수 한 분이 나와 멋들어지게 노래를 불러제끼자 대번에 흥겨운 흐름이 형성되었다. 박수를 치며 호응도 하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를 땐 함께 따라 부르며 집회 분위기가 한층 달아올랐다. 이날 날씨는 차가웠지만 문화제의 열기는 후끈했다. 소망을 적은 풍선을 손에손에 들고 노래를 부르며 "MB는 아니야!"외치고 있었다.

 

 

 

 

끝으로 4대강 저지, 언론악법 규탄의 소망을 실은 풍선을 마산 시가지 하늘로 날려보내는 <상징의식>이 거행되었다. 함성을 지르며 풍선을 날리는 참석자들의 얼굴은 자신감으로 빛났다.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 없습니다!" 라는 말이 언뜻 떠올랐다. 이 시각 부산역 광장에서도 4대강 저지 시민문화제가 개최되고 있을 터였다. 주말 행사가 분산 개최돼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모였다지만, 노동자 상인 시민 등이 힘을 합쳐 치뤄낸 "MB는 아니야! 마산시민 문화제"는 겨울이 와도 민생민주의 회복을 향한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뜻깊은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