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22. 06:54ㆍ타는 목마름으로/민생민주경남회의
김대중 전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이곳 마산의 시내중심가인 오동동 코아 옆에 국장 3일째 <시민분향소>가 차려졌다. 민생민주마산회의(경남대학교 동문공동체, 경남대학교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마산진보연합, 마산YMCA,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지역본부 마산시연락사무소, 민주노동당 마산시위원회, 민주당 마산을 지역위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남지부, 창신대학 교수협의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마산지부 등) 제 단체가 공동으로 분향소를 지키며 시민들을 맞이했다. 민주화와 통일에 큰 업적을 남긴 고 김대중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각계각층 남녀노소 시민들의 표정은 자못 경건하고 엄숙하였다.
6.15경남본부 김영만 상임대표,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 등이 절하고 있다
오후 3시경 시민분향소가 차려진 오동동 문화의 거리에는 부마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추모펼침막이 내걸렸고, 오가는 시민들이 하나둘씩 발걸음을 멈춰 분향하기 시작하였다. <방명록>에 쓰여진 "당신은 나의 첫 대통령입니다"란 글귀가 아프게 다가왔다. 나 자신도 절을 올리고 나서 눈물이 울컥하였다. 모진 고난의 세월을 이겨낸 인동초의 민주화투쟁 역정과 6.15 공동선언을 낳은 남북정상회담 통일 업적이 너무나 생생했기 때문이었다.
어린이들이 "절 한번 해도 돼요?" 라고 물으며 함께 대통령 할아버지께 절을 올리고 있다
폭염 경보 속에서도 시민들의 애도 발걸음은 계속 이어졌다. 방명록에 추모글도 빠지지 않고 남겼다. 한 시민이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란 글을 써 놓았다. 연신 땀이 흐르는 한낮의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대통령이 바로 김대중 전대통령이었던 것이다. <국장>은 9일장인데 왜 6일장인가고 묻는 시민들도 나왔고, MB정권의 반민주 반통일 정책을 비판하며 이번 국장도 통제하려 든다는 얘기도 들려주었다. 이렇듯 민심은 국장정국을 정확히 판단하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처음엔 보수단체 할아버지들인 줄 알았는데... 시민분향소에 간절히 절을 올리는 어르신들이었다
고생하신다며 음료수를 사 오는 할머니도 계셨고, 커피노점상을 하는 아주머니도 얼음물을 선뜻 내놓았다. 내일의 세대인 중고등학생들, 초등생들도 분향소를 많이 찾았다. 맞은 편 천막에서 <김대중 전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고인을 회상하였다. 한 수녀님이 김대통령의 가톨릭 세례명이 토마스 모어라고 들려줘 처음 알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 시민분향소의 분위기도 무르익어갔다.
부마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정성기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절하고 있다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님의 뜻과 업적은 영원할 것입니다" 라고 쓰여진 추모글이 있따라 올라와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적셨다. 불동거리 도로가에 민주노동당 마산시위원회의 추모펼침막 글귀도 눈길을 끌었다. "이 땅의 민주화와 통일의 길을 밝힌 김대중 전대통령의 서거를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합니다" 라고 쓰여져 있었다. 정말 그러했다. 그는 민주화와 통일의 길을 밝힌 선구자이자 지도자였던 것이다. 시민들의 헌화, 분향, 절올림은 국민의 대통령에 대한 진정한 애도의 마음이었다.
경남대 교수님과 그 일행들이 헌화하고 있다
시민분향소는 이날 밤늦게까지 애도의 발걸음이 계속되었다. 국장 기간까지 24시간내내 이곳을 지키며 시민들의 분향을 받을 예정이다. 민주성지 마산의 자긍심을 확인한 자리이기도 하였다. <민생민주마산회의>의 노고 덕분에 시내 중심가에서 이렇게 김대중 전대통령을 추모하게 돼 정말 다행이었다. 현재 마산시청에 분향소가 차려져 있긴 하지만 오동동 코아 옆은 접근성이 좋은 편이었다. 밤이 이윽해지자 막걸리를 받아오는 시민도 있어 얘기도 많이 나누었다. 오랫만에 얼굴 보는 지인들도 있어 반갑게 인사도 나누었다. "유훈을 받들겠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겠습니다" 라고 맘을 다지며, 절을 올린 수많은 시민들의 가슴 속에 맺힌 심정이란 김대중 전대통령의 민주화, 통일 업적을 되살려 사람사는 세상을 이룩하려는 열망에 다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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