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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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공양 깊은 뜻을 묵상하며
소신공양 깊은 뜻을 묵상하며 광화문에서 한몸을 불살라박근혜 최순실 김기춘국정농단 헌정파괴에 항거한정원스님의 소신공양8주기 슬픈 밤이로구나 세월호 1000일을 앞두고목탁의 비애를활활 태워야 했는가온누리의 천만 촛불과 함께살아서 싸워야 할 것을 언제까지 꽃다운 생명들이거리에서 공장에서스러져야 한단 말인가범죄자 부역자는뻔뻔스럽게 날뛰건만 "나의 죽음이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민중의 승리가되어야 한다"는 유지가처절히 가슴을 치는가 저 4대강 반대 문수스님의뜻도 이루지 못한이 헬조선에서한점 불꽃이 타는구나등신불 앞에 합장하노라
2025.01.26 -
처서 지나면 추석도 금방이니
처서 지나면 추석도 금방이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바람이 분다는 처서 지나도폭염경보는 계속 울린다하늘빛이 물에 잠기던앵지밭골 작은 계곡그 도롱뇽 알은 무사할까 산 들 강 바다 사람도열사병에 위태로운 날기후위기가 닥쳤다핵 오염수 방류 1년이라니생명의 바다 삶터에빨간 불이 켜졌다코로나 재난까지 덮쳤다 농작물도 타들어간다가을이 오기 전에벼 이삭은 제대로 여물까모기 입이 삐뚤어지긴 커녕생활고에 잠 못 드는민초들 입만 돌아가겠다 살 길을 찾아 공장으로향했던 사람들은 안녕할까슬픈 소식만 들리고미쳐 돌아가는 헬조선처서 지나면 추석 대목인데희망은 정처없이오늘도 떠돌아 다닌다
2024.08.23 -
한 젊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한 젊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국경을 넘는다고 전쟁이던가우리의 일상도 전선이다착취에 길들여진 헬조선에한 생명이 열사병에 쓰러지고숨을 거두는 순간에도왜 땡볕에 방치하였는가왜 유족에게 데려가라 했는가 20대 에어컨 설치 노동자가증상 뒤 1시간 동안40도 고열에 시달리며촌각을 다투고 사경을 헤매어도응급조치도 119도 없이왜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했나일말의 사과도 없는 사측세상이 왜 이리 되었나 경쟁만 가르친 교육 탓이런가저 자본의 탐욕 아래얼마나 많은 노동착취가우리 사회를 병들게 했는가폭염 속 그늘 한 점 없는 풀밭에의식없이 방치된 아들을 보는어머니의 심정을 어쩔까외면하지 말아라 헛되이 말아라
2024.08.19 -
동자동 사랑방을 아시나요
동자동 사랑방을 아시나요 가장 낮은 곳으로길을 찾아가는 사람들노상 급식소이든쪽방촌이든사람이 하늘인 것처럼삶을 섬기는신부 목사 진보당그들이 있기에절망 속에 누워 지내는밑바닥 인생들에게동자동 사랑방에새싹이 움트듯공동체를 일구어 내고불평등을 넘어희망을 길어 올린다재난 고독사안타까운 죽음을얼마나 많이 보았던가가난한 이웃들이죽지 않고 살 권리를누려야 하거늘레미제라블은헬조선의 민낯 아니랴종교도 정치도가장 낮은 곳에서빛을 발하기를간절히 두손모은다
2024.07.20 -
택배기사 그녀는 왜 실종되었나
택배기사 그녀는 왜 실종되었나 속절없이 사람들이 죽어간다어제는 화재 오늘은 수해하우스도 논밭도 물에 잠겨 버린극한호우에 무너지는 삶들온나라가 아우성이어라 폭우 속에서 불어난 하천을건너야 했던 택배기사작업중지권도 없는 노동자그만 물살에 휩쓸렸는가그녀는 왜 택배배송을중단하지 못한 채 실종되었나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배송을 못할 것 같아.”동료에게 보낸 마지막 한마디가우리를 슬프게 하는구나특수고용노동자는 산안법도규정도 없는 신세였던가 그놈의 물류량이 줄지 않으면폭우 폭설 태풍이 올 때도로켓배송을 멈출 수 없다네폭우에 휩쓸려도 배송하라는악랄한 자본 잔인한 여름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소리쳐 봐도 응답없는헬조선의 노동일을 어찌하랴해마다 되풀이되는 재해여기저기 피해 소식이 아프다
2024.07.11 -
그때 그 시절 풍경이 아니다
그때 그 시절 풍경이 아니다 연일 폭염인데 저건 뭐지피난시절도 아니고길 위에서 동냥을 하질 않나지나치는 사람들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비정한 도시의 그늘 아닌가새벽 인력시장도일거리가 없어 되돌아오고생존을 위해 나앉은헬조선의 풍경이 아닌가 위기발굴 긴급복지도 비껴간한 사람이 위험하다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처절한 몸짓 앞에서사랑도 자비도 휑한 거리 메말라 버린 팍팍한 인정들각자도생의 삶이 부끄러워라어제도 오늘도 그 자리에누웠다 앉았다 하는 그희망이란 어디에 있는가
2024.06.17 -
세 모녀는 왜 세상을 뜨야 했을까
세 모녀는 왜 세상을 뜨야 했을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잊혀져 가는 야만의 시대 송파 세 모녀 10주기 엊그제도 30대 부모가 자녀들과 극단 선택을 했다는 슬픈 소식이 아프게 들려라 취약계층 1조원 예산조차도 쓰지 않은 윤석열 정부 복지란 생색내기였단 말인가 키우지 못할 헬조선이라면 "애라도 안낳아야 살 수 있다"는 말이 참담하구나 내 사는 동네 이웃조차 모르게 사각지대에 놓인 빈민들 절망의 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정치란 무엇이런가 더이상의 억울한 죽음들 비극은 멈추고 끝나야 하리라
2024.03.14 -
광기가 춤추는 세상을 바꿔라
광기가 춤추는 세상을 바꿔라 노래방 사장이 목숨 끊었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며 아내가 슬퍼하네 오늘도 일가족이 뛰어내렸다는 비보가 쉴새없이 들려오는 이 땅 PC방 창업의 꿈마저 코로나에 무너지고 빚만 남아 회생 파산인가 명동 중심가 상가마저 텅 비어버린 자영업 현실 노동자는 구조조정 해고가 일상이 돼 버린 헬조선의 광기가 넘쳐나라 재료값도 못 건지는 사각지대 노점상 늘상 산재사고에 노출된 플랫폼 배달노동자 식량주권 지키는 농민들은 재난지원금도 없이 잔인한 봄을 맞는구나 생활물가는 널뛰듯 하고 영끌 빚투에 환장한 고장난 한국사회를 보라 야만의 약육강식 갈등 속에 가장 고통받는 이들이 누구인지 한번 돌아보라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코로나 탓일까 우리 탓일까 광기는 멈추어야 한다네
2021.02.25 -
우리시대 슬픈 자화상을 보며
우리시대 슬픈 자화상을 보며 나는 왜 잊혀지지 않지 송홧가루 날리는 봄날에 울산대교 난간 위 모녀의 슬픈 풍경이 "사는 게 힘들다" 그 말만을 되풀이하며 뛰어내리려 하였던 우리시대의 자화상이 대못처럼 가슴에 박힌다 30대 10대 모녀에게 과연 그 누가 헬조선을 떠안겼나 가난을 빚..
2019.05.08 -
아리랑고개를 함께 넘자
아리랑고개를 함께 넘자 또 다시 한파 속에서 움츠러드는 몸과 마음이란 생활고 탓일 터이다 어느 나라에선 해마다 30만 농민들이 목숨을 끊고 톱가수가 빚을 대신 갚아준 일도 있다고 하더라 심각한 가계부채는 자영업도 벼랑으로 내몰려 회생마저 기약없는가 왜 헬조선인지 겪어본 이..
2018.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