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29)
-
살면서 슬픔은 슬픔끼리 통한다
살면서 슬픔은 슬픔끼리 통한다 끈질기게 살아 피었구나텃밭 담장 위에노란 꽃을 피우고열매를 키워낸 풍경 하나억척스러운 삶이런가 생의 벼랑 끝에 선 자가가장 강하다는 말처럼왠지 또 고공으로 올라가는시대의 난쏘공같아내 가슴이 짠해지더라 볼품없다 해도 저마다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포기못할 목숨줄이런가하늘로 펼쳐진 호박꽃슬픔은 슬픔끼리 통한다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덩굴풀 남새 앞에서행복이란 어디에서 찾을까오늘의 한 걸음이한 방울 땀이 소중하여라
2024.10.05 -
꽃은 우리를 위해 핀다
꽃은 우리를 위해 핀다 텃밭가에 핀 노란 꽃폭염 속에서도용케 살아서 만나는구나평화가 깃들인 듯 오이꽃 하나 피었어라그냥 가만히보기만 해도 좋은여름꽃이 아름답다 덥고 힘든 이 불황기에사랑의 손길을내미는 풍경처럼든든한 우리 편이다
2024.06.14 -
텃밭에 물 주는 풍경을 보면서
텃밭에 물 주는 풍경을 보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텃밭에서물 주는 게 낙인 당신강물은 훌러야 하는 것처럼소중한 일이겠건만 요즘 산들강 바다 뭇 생명까지사라질지 모르는 기후위기가언뜻 생각켜 착잡하더라이러다 새백년이 오기 전에사막화가 가속화된다면 생태계도 삶도 위태롭거늘산들을 깎고 나무들을 베어농경지를 늘리고골프장 케이블카 만들고 나면마실 물조차 귀해지지 온난화 탓에 해안가 침식은계속되고 핵 오염수로생명의 바다도 신음하고 있지자칫 물의 전쟁이 터질라 여기 동네 공터 작은 텃밭에남새들 목마를까 봐물 주며 가꾸는 풍경 하나소소한 행복마저곁에서 사라지기 전에 2050년이면 땅이 푸석해지는지구 사막화 함께 풀자돌이킬 수 없는 그날땅을 치고 후회해도 늦으리
2024.06.02 -
도시농부는 상추를 길러 먹고
도시농부는 상추를 길러 먹고 상추쌈이 땡기는 날 있지씨앗 뿌려논 거는자라지를 않아 모종을 사다동네 텃밭에 심었지 농사일에 세월가는 줄 모르고딴 작물들을 챙기다 보면산천이 나물밭인데상추도 사다 먹어야 했다는어느 농민의 이야기 맞네 아침 저녁 밥상에 오르는상추가 귀한 줄 알아요즘 농촌살이도 텃세 땜시귀농인들이 힘들다는데갈등을 어떻게 풀려나 물가고에 애꿎은 농작물만타박하는 오늘의 농정FTA 수입개방 이후우리농업은 외면당했지 피자 한판을 시켜 먹어도밀가루부터 채소 고기토핑이 수입산 일색이건만막가는 개방농정에농촌살림은 어찌 꾸릴까 선거때 대파만 흔들어 대더니농민기본법은 기약없고3차대전 경제위기설에도식량안보는 간데없고도시농부는 상추를 길러 먹지
2024.04.27 -
작은 텃밭과 대화하는 명자꽃
작은 텃밭과 대화하는 명자꽃 국회의원 후보 평균 재산이 28억 9823만원이라니 담벼락 아래 공터에 뙈기텃밭 하나 일구는 마음을 지들이 어찌 알겠는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이해할 수도 없겠지 오락가락하는 기후 탓에 이래저래 장사 못하고 공치는 영세상인 노점상인들 쓰린 심정을 누가 헤아리랴 텃밭에서 호미질하며 답답한 가슴일랑 달래보려는 우리네 서민들에게 거대양당 독식을 넘어 노동의 땀방울이 아름답고 사회가 평등한 정치를 이루는 진보의 가치여 빛나라 열무를 심고 돌보는 저 작은 텃밭이 사랑이어라
2024.03.23 -
갓 올라온 부추가 봄이로구나
갓 올라온 부추가 봄이로구나 꽃샘추위에 장독 물이 얼었네 어느 농사꾼은 마늘이 반 이상 얼어죽었다는데 겨우내 언 땅을 뚫고 올라온 초벌부추 반가워라 허구헌 날 공천 파동 뉴스보다 노동의 땀 스민 대지에 새 작물이 움트고 자라나는 뭇 생명들이 경이로워라 부추씨앗을 받아두고 심었던 산중 오막살이 추억이 새삼 떠올라 웃음짓는구나 텃밭 하나 가꾸면서 호미 쥔 손이 소중하더라 남도의 들녘 바닷가 노지에서 겨울 추위를 이기고 솟은 딱 한번 베어 먹는다는 초벌부추에 봄소식이 들려라
2024.03.02 -
냉이쑥국에 깃든 봄 향기
냉이쑥국에 깃든 봄 향기 봄 식탁이 차려졌어라 고향집 밭에서 캔 냉이 쑥으로 국 끓이고 텃밭 봄동 겉절이에 명절 제사때 남은 고기 볶음 반찬 해서 둘이 한끼 밥 먹네 쇠귀 선생은 "봄은 들판의 이름없는 잡초에서 시작된다"고 서화에서 말하더니 민초의 생명력 놀라워라 봄 향기 안겨주는 냉이쑥국을 맛보느라니 내 몸도 봄이구나 바람부는 들판에서 온 봄 소식이 반가워라
2024.02.13 -
노란 배추꽃 핀 텃밭가에서
노란 배추꽃 핀 텃밭가에서 포클레인이 파 헤쳐논 공터 겨울에 뿌린 배추씨가 어엿이 꽃대가 올라왔구나 봄동 잎을 뜯어다 쌈 싸먹으니 찬거리로 요긴하더라 천둥번개 치고 비오는 일요일 마침 지리산 의신마을 대성리 산불도 잦아들었다지 꽃샘추위 강풍에 가슴졸였는데 다행이야 작은 풀꽃들 얼굴을 내민 철거된 집터 귀퉁이에 피어난 노란 배추꽃이 반가워라 동네 바깥 멀리 가지 못해도 흙길 흙손 보기가 귀한 도시살이에서 텃밭 하나가 소소한 행복을 주려니 상자텃밭이라도 가꿔야겠네 노동의 대지 산에 들에 싹 틔우는 봄을 어찌 막으랴
2023.03.12 -
텃밭 하나 있다면야
텃밭 하나 있다면야 겨울 끝자락에서 봄동을 만나다 찬이 없어도 된장에 찍어 먹으니 봄맛이구나 철거된 집 귀퉁이 혹독한 겨울 이겨내고 노동의 대지에 악착같이 자랐네 없는 살림에 밥상을 채워 주니 물가고도 한시름 더는 듯 빈 땅 텃밭 봄동이 소소한 행복을 맛보게 하는구나
2023.03.01 -
고춧대 뽑고 배추 심는 당신
고춧대 뽑고 배추 심는 당신 배추 한 포기에 1만9천원 채소값이 너무 올라 텃밭에 배추를 심는 명자꽃 올 추석 차례상 음식도 수입산이 60%라 하고 기후위기 농업홀대 현주소가 고물가뿐 아니라 제사도 사라지게 한다지 우리농업을 못 지키면 나중엔 고향을 잃어버리지 도시농업이라도 일궈야 내 밥상을 차릴까 추수기 쌀 격리는 않고 수입쌀 들여오고 머잖아 식량위기가 닥칠 게 뻔하건만 손놓고 있는 농민없는 농정을 어찌하랴 배추값은 시작일 뿐 이러다 김장마저 추억 속 풍경이 될까 봐 내 마음도 씁쓸해지더라
2022.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