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 속(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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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공작원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남파공작원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그녀에겐 녹슬은 해방구도 없었다 "저는 98살 남파공작원입니다" 1957년 남파 1958년 체포 불법구금 고문 사형 무기징역 전향 1979년 가석방 모진 세월이여 간첩죄도 간첩방조죄도 없었다 창살 속에 갇혀 지냈던 장기수 그 고통을 뉘라서 알랴 강산이 6번도 더 바뀐 지금 재심을 청구한 남파공작원 엄씨 분단시대의 상처꽃이어라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진영논리 대신 무죄 선고를 하라 이름없이 빛도 없이 조용히 봉사하며 삶을 마무리하려 했던 엄씨가 재심에 나선 이유란 “저와의 만남 때문에 고문을 받고 자백한 그분들의 명예는 지금이라도 회복돼야 합니다" 한 가지 책임감 때문이었다 무기징역형 확정 63년 만 가석방 44년 만 그녀의 재심 청구가 빛을 발하기를 간절히 두손모아 기도..
2023.12.07 -
이석기 국회의원 누님의 마음
이석기 국회의원 누님의 마음 새벽이면 멧새가 지저귀고 행여 까치라도 울면 반가운 소식이 올까 봐 가슴졸였을 이석기 국회의원 누님 이경진 여사 다까끼 마사오 독재자의 딸 박근혜 국정농단에 사상 유례없는 정당해산 내란음모 조작 희생양이 된 동생이 이제나 저제나 감옥문을 열고 돌아올까 기다린 지 8년째 꽃피고 녹음지고 단풍들고 눈내려도 청와대 앞 피켓시위를 한 지 1천일 만나달라던 대통령도 3.1절, 8.15 특사도 애타는 호소도 산산이 부서진 나날이었네 마음이야 타오르건만 이제 몸은 위태해졌어라 쾌유를 비는 저 꽃다발 신심을 잃지 않는 저 웃음 창살 속 보고픈 동생도 잠 못 이루며 누님 얼굴 그리고 있으리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이석기의원 석방 7.25 국민행동'을 잘 치러달라 힘주어 당부한 누님의 마음..
2020.07.23 -
그해 겨울 까치집이 생각나서
그해 겨울 까치집이 생각나서 무학산 숲속엔 뻐꾸기가 옛 중성동 골목길 작은 방 방충망 창 너머엔 이른 아침 텃새가 울어 젊은 날 붉은 담 위 창살 속 그리움인 양 우짖던 까치 소리가 생각나네 세월은 흘렀어도 통일을 노래한 양심수는 아직 갇혀 있는가 그해 긴급조치 9호 재심도 명예..
2018.06.22 -
저 달에 외치는 소원 한 가지
저 달에 외치는 소원 한 가지 휘영청 보름달이 뜨면 왠지 그리워진다 아늑한 고향에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대한문 앞에서 창살 속에서 추석을 보냈을 이들 함께 살자 외치며 정리해고 죽음에 맞선 쌍용차 노동자를 분단조국이 통일되는 그날을 위하여 헌신했던 분들을 우..
201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