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거리(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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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소박한 밥상 앞에서
둘이서 소박한 밥상 앞에서 입맛없을 때 쑥국 끓여서 초벌부추 겉절이에 정구지찌짐 쪽파무침 텃밭 상추쌈을 차려 놓고 봄향기를 맡으며 둘이서 먹는 늦은 아침 고단한 몸이 한결 가뿐해라 우리 이렇게 산다오 제철 남새가 보약이지요 국밥 한 그릇 할까 하다가도 주저하는 물가고 외식 한번 못해도 명자꽃이 합천 고향집에 갔다가 캐 온 봄나물 없는 살림에 찬거리삼으니 소소한 행복이구나 생명의 봄을 맛보는 밥상이 하루를 버티는 힘이어라
2024.03.18 -
상자텃밭 봄동에 비는 내리고
상자텃밭 봄동에 비는 내리고 입춘 앞두고 사람의 마을에 겨울비가 내리는 주말 상자텃밭의 봄동도 젖고 해당화 시인도 젖는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여야 정권교체처럼 반복한 봄동 채소 반찬삼아 된장에 찍어 먹으니 달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 상자텃밭에서 길러 먹으니 찬거리로 요긴하다 요즘 농촌은 인구절벽 탓에 생필품 상점도 드물다지 자급자족할 수밖에 도시농업 텃밭 하나 소중한 고물가 시대가 아닌가 산전수전 겪는 세상살이도 봄동처럼 단맛 났으면 내 마음도 한결 가벼우리 소소한 행복도 함께 누리리
2024.02.03 -
작은 텃밭에 가을비는 내리고
작은 텃밭에 가을비는 내리고 중성동 골목길 담벼락 아래 작은 텃밭 가을비 속에 상추 배추 치커리 쪽파가 몸을 적시며 쑥쑥 크는구나 오늘같이 비가 내리면 하룻일 공치는 사람들 어쩌지 핵 오염수 방류 소식에 수산물은 꺼림칙해 우리농산물 챙겨 먹어야지 기후위기 탓에 채소값도 올라 동네 공터라도 일궈서 찬거리를 장만하는 살림들 생활의 지혜 아니랴 사는 일이 답답해질 때 생명의 신비를 맛보는 텃밭 풍경 하나가 힐링이어라 자라줘서 고맙다 인사해야지
2023.09.15 -
상자텃밭 찬거리로 한끼 때우고
상자텃밭 찬거리로 한끼 때우고 명자꽃이 가꾼 상자텃밭에서 상추 깻잎 고추 가져다 아침 한끼 밥상을 차리고 폭염 속에 하루를 시작한다 간밤은 열대야 탓에 깻잎도 오그라들었더니 살아 있어 줘 고맙다 넉넉한 들엔 옥수수꽃이 피고 흘린 땀만큼 수확하며 땅과 말하는 농사형제들 살농의 긴 세월에 우리농산물 지켜내기도 식량자급률도 더 힘들어질 판이건만 방사능 오염수까지 저 난리니 생명의 신비가 깃든 농삿일 그 공을 뉘라서 알랴 도시의 빈 땅 놀리느니 공동체텃밭이라도 일궜으면 오죽 좋으련만 온통 투기판이 돼 버렸다 중성동 골목길 대문 담벼락에 놓여진 상자텃밭 여나믄 개 다행히 모두 살아 있다 유일한 낙이란 텃밭가꾸기에 깃들인 고향마을 향수 남새들마다 짙게 배였다 그래 끈질기게 한번 살아보자
2023.06.19 -
상자텃밭에도 봄비는 내리고
상자텃밭에도 봄비는 내리고 바닷가에 살면 고둥도 잡고 파래도 뜯어다 쓰련만 도시살이 흙 만지기가 어려워 담 아래 상자텃밭이라도 호미로 일구며 가꾸는 명자꽃 아낙 심사를 뉘 알랴 상추 머구 쪽파 고추 민들레 남새들 수확하니 찬거리가 쏠쏠하더라 곳곳에 빈집 빈땅이 보이건만 공동체텃밭은 귀하고 테두리만 쳐 놓았더구나 고물가에 장보기도 겁난다니 손수 길러서 먹겠다는 저 도시농업에 깃든 마음이 어디 찬거리뿐이랴 농사꾼의 딸 향수가 아니랴 더위를 식혀 주는 봄비 내리는 해당화 시인의 거처에 상자텃밭 남새들이 젖는다
2023.05.18 -
노란 배추꽃 핀 텃밭가에서
노란 배추꽃 핀 텃밭가에서 포클레인이 파 헤쳐논 공터 겨울에 뿌린 배추씨가 어엿이 꽃대가 올라왔구나 봄동 잎을 뜯어다 쌈 싸먹으니 찬거리로 요긴하더라 천둥번개 치고 비오는 일요일 마침 지리산 의신마을 대성리 산불도 잦아들었다지 꽃샘추위 강풍에 가슴졸였는데 다행이야 작은 풀꽃들 얼굴을 내민 철거된 집터 귀퉁이에 피어난 노란 배추꽃이 반가워라 동네 바깥 멀리 가지 못해도 흙길 흙손 보기가 귀한 도시살이에서 텃밭 하나가 소소한 행복을 주려니 상자텃밭이라도 가꿔야겠네 노동의 대지 산에 들에 싹 틔우는 봄을 어찌 막으랴
2023.03.12 -
텃밭에 핀 고구마꽃 한송이
텃밭에 핀 고구마꽃 한송이 언제 저기 싹이 돋았나 텃밭 구석에 핀 저 연보라빛 고구마꽃 생명의 신비이런가 아픈 마음을 치유해 줄 고운 꽃 한송이 화분에 옮겨 심으리 비워주어야 할 명자꽃 동네텃밭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찬거리도 되었던 위로의 작은 공간에 억세게도 살아 피었거니 왠지 길 위의 사람들 끈질긴 삶 같아 내 마음은 애잔하여라
2022.11.01 -
아침 밥상을 차리며 인증샷
아침 밥상을 차리며 인증샷 덕분에 아침밥을 챙겨 먹네 낮과 밤이 뒤바뀐 명자꽃 장삿일 거들다가 오후 늦게야 일어나던 고단한 몸이 한결 낫구나 쌀 한톨에 깃들인 땀방울 삶의 무게를 헤아리며 텃밭에서 장만한 찬거리들 겸상해서 한솥밥 드니 없는 살림에도 풍성하여라 호박잎 열무김치 깻잎김치 오이 고추 반찬 맛나고 기름진 음식 없어도 소박한 밥상을 마주할 때 우린 오붓한 가족이지 오늘은 콩나물국이 있으니 더 갖출 것도 없지 온갖 즉석식품에 길들여진 서양식 입맛을 돌아보는 드문 시간도 되었구나 나락으로 떨어지는 우리쌀 눈물도 함께 삼키며 하루의 노동을 위하여 우린 아침밥을 챙겨 먹었네 밥상공동체를 그리면서
2022.07.28 -
동네텃밭 일구는 풍경
동네텃밭 일구는 풍경 옛 중성동 골목길 빈집 옆 공터 동네텃밭 하나 일궈가는 저 손길이 영판 농사꾼이네 상추 열무 호박 치커리 고추 깻잎 쪽파 배추까지 찬거리가 푸짐하구나 석전 양덕 회원 몇 차례 이사다니며 작은 텃밭을 가꿔왔던 마음 도시농업이 예 있네 창동예술촌에도 생명의 텃밭 공동체를 만들면 찾는 시민들 얼굴이 활짝 피리니 명자꽃이 부럽네
2020.08.16 -
회산다리 철길시장 살아 있네
회산다리 철길시장 살아 있네 오랫만에 둘이 산에 갔다가 찬거리 사러 들렀던 회산다리 철길시장에서 동태 참게를 사고 설맞이 한과도 구했네 회원동 재개발 철거더미 볼썽사나워도 임항선 철길 연장 소식에 봄이면 이곳도 없어질까봐 조바심나도 하루라도 쉬면 밥굶기 십상인 노점상..
2020.01.17